불교이야기/빈 바랑

인연이야기

淸潭 2008. 10. 15. 13:52

룽세의 인연이야기

 

 

 

<네 명의 아내를 둔 남자 >

네 명의 아내를 둔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첫째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나깨나
늘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둘째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입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쟁취한 아내이니 만큼
사랑 또한 극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는 든든하기 그지없는 성과도 같습니다.

셋째와 그는 특히 마음이 잘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넷째에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그의 뜻에 순종하기만 합니다.

어느 때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

첫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합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둘째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합니다.
첫째도 안 따라가는데 자기가 왜 가느냐는 것입니다.

그는 셋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셋째는 말합니다.
"성문 밖까지 배웅해 줄 수는 있지만 같이 갈 수 없습니다." 라고

그는 넷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넷째는 말합니다.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넷째 부인만을 데리고

머나먼 나라로 떠나갑니다.

-雜阿含經-

 


잡아함경에 나오는 이 이야기의 '머나먼 나라'는 저승길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내'들은 살면서 아내처럼 버릴 수 없는 네 가지를 비유하는 것으로
첫째 아내는 육체를
둘째 아내는 재물을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친구들을
넷째 아내는 바로 마음을 의미합니다.

 

다들 위의 비유가 뜻하는 의미는 다들 아시리라 싶습니다. 성문을 떠난다는 것은 죽음을 뜻하고

죽기전 성문안에서 잠시 사는 동안 많은 아내들과 살지만 막상 떠날때는 넷째 아내만이 같이 한다는 것인데

성안에서 넷째 아내를 너무 혹사시키고 나쁜 일만 시켰다면 성문밖을 벗어나는 순간 참으로 암담하고 두렵겠죠.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쉽게 잊어버리고 아직은 멀었다고 스스로 위안하기도 합니다.

성밖으로 여행가는 것은 정해진 순서가 없으니 그게 좀 난감한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사는 동안 무엇을 하는가 반추해 보기 좋은 날입니다.

왜냐면 오늘은 저의 부모님께서 저를 세상에 내어 놓으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또한 조부모님께서 운명하시어 영정을 지키다 선산에 묻어 드리고 온 날이기도 합니다.

天壽를 다하시고 노환에 好喪이라고는 하나 어찌 죽음이 좋다고만 하겠습니까.

 

사진처럼 천년을 이웃해 서있는 나무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데

우리는 너무 착각하며 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네명의 아내가 성밖으로 같이 여행갈것으로 말이죠..

나의 공간을 두고 네번째 부인을 다독여 보시기 바랍니다.

저 작은 소나무가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작은 공간속에 세월을 버텨왔듯이 말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불교이야기 > 빈 바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0) 2009.05.15
인연이야기   (0) 2009.05.13
自利利他의 시작은 기부입니다”   (0) 2008.10.03
버리면 가벼워 지는것을  (0) 2008.08.02
어떻게 살 것인가  (0) 2008.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