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의 진실/줄기세포

황우석 “연구재개 위해 도와달라”

淸潭 2008. 7. 26. 17:31
황우석 “연구재개 위해 도와달라”
24일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에 협조 요청
본사 주지 지지결의에 “성급하다” 지적도
기사등록일 [2008년 07월 25일 금요일]
 

7월 24일 한국불교 역사문화기념관 4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회의에는 예정에도 없던 황우석 박사(전 서울대 교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6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배아줄기세포’ 파문 이후 이렇다 할 공식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극히 자제해 왔던 황우석 박사가 교구본사주지회의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따라서 벌써부터 교계에서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황우석 재기논란’이 방송된 이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를 다시 승인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급등하고 있어 황 박사가 불교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연구재개를 선언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5년 ‘배아줄기세포 복제 성공’ 이후 기독교계가 나서 생명복제에 대한 도덕적 문제를 제기할 당시에도 불교계는 황 박사에 대해 애정 어린 지지 입장을 보여줬다. 특히 비록 생명 복제라는 도덕적 시비가 있더라도 연구의 목적이 많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면 곧 보살행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황 박사를 두둔한 바 있다. 때문에 황 박사에게 불교계는 더 할 수 없는 우군임에 틀림없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황 박사가 최근 정부에 제출한 ‘체세포복제배아 연구계획’에 대한 승인 보류시한을 앞두고 불교계가 나서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날 교구본사 주지회의에서 황 박사는 30여분 가까이 그 동안의 연구 성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 박사는 자신의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맞춤형 줄기세포’ 등에 대한 기술은 우리의 것이기 때문에 향후 국가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것임에도 정부에서 이에 대한 연구 허가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며 불교계가 나서 도와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은 황우석 박사팀의 연구를 부당한 이유로 억제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더 큰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정부가 줄기세포 연구를 승인해 줄 것과 특허청이 황우석 박사가 제출한 줄기세포 특허 신청을 조속히 심사할 것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즉석에서 채택 발표하면서 황 박사의 요청에 화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교구본사주지회의의 결의에 대해 ‘충분히 살핀 이후에 판단해도 될 일을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조계종 한 중진 스님은 “황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그 동안 사회적으로 수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인 만큼 충분히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959호 [2008-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