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기, 황교수 지시로 시료조작"
황우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팀장인 권대기(27) 연구원이 황 교수 지시로 시료를 조작했다고 시인한 사실이 확인됐다.
황 교수가 사진조작 지시뿐 아니라 DNA검사 의뢰용 시료를 조작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는 진술이 최측근으로부터 나온데다 테이프 등 관련 자료까지 검찰에 전달됨으로써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31일 서울대 조사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 연구원은 환자 맞춤형 핵치환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의 존재를 보고한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작성 과정에서 황 교수의 지시로 핵치환 줄기세포(NT) 4번부터 11번에 해당하는 시료를 조작했다고 시인했다.
권 연구원은 NT-4∼8과 NT-10∼11에 해당하는 환자 체세포를 각각 둘로 나눠 세포침전물 상태의 시료를 만든 뒤 마치 이 중 하나는 체세포 시료이고 나머지 하나는 실제 만들어진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인 것처럼 꾸몄다고 조사위 관계자는 밝혔다.
NT-9와 NT-12는 조사 결과 줄기세포는 커녕 콜로니(세포덩어리)가 형성됐다는근거자료조차 없는 '날조'로 드러난 바 있다.
권 연구원은 조작된 시료를 당시 미즈메디병원 소속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달했으며 김 연구원은 해당 시료의 분석을 다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전남 장성소재)에 의뢰했다.
조작된 시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당시 세포주 DNA 지문분석은 명목상 줄기세포시료와 체세포 시료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수립됐다는 허위 내용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자료로 제시됐다고 조사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조사 당시 권 연구원은 조사위원들의 추궁을 받고 자신이 조작을 실행했다는 사실을 구체적 조작 방식과 함께 털어놓았다.
권 연구원은 "누구 지시로 조작을 실행했느냐. 강성근 (서울대 수의대) 교수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오"라고 대답했으나 "그렇다면 황우석 교수냐"는 질문을 다시받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그마한 소리로 "네"라고 시인했다고 조사위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대 조사위는 이달 10일 최종발표와 함께 낸 보고서를 통해 권 연구원이 시료 조작을 실행했다는 사실은 밝혔으나 누구의 지시에 의해 조작이 실행된 것인지는 보고서에 명시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사위원은 "원래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때는 이런 진술이 나왔다는 부분도 포함돼 있었으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은 아예 넣지 말자'는 의견이 우세해 막판에 한장(章)을 통째로 빼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대는 지난 10일 최종조사결과 발표 직후 이런 내용을 담은 녹음테이프 등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긴 상태여서 향후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
황 교수의 '심복'으로 알려진 권 연구원은 30일에 이어 31일에도 이번 사건을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같은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권 연구원을 상대로 황 교수로부터 실제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 등을 캐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권대기 '黃 조작지시' 시인 의미
서울대 수의대 인간줄기세포팀장 권대기(27) 연구원이 황우석 교수의 지시로 DNA 검사용 시료를 조작했다는 진술이 확인됨에 따라 황 교수가 '논문 날조'를 총괄 지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황 교수가 미즈메디병원 소속 김선종 연구원에게 '사진 조작'을 지시한 사실이드러난 데 이어 자신의 '심복'인 권 연구원마저 황 교수로부터 '시료 조작' 지시를받았다고 진술함으로써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 진술이 사실일 경우 황 교수가 "논문에 확립된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계획적으로 조작과 날조를 지시했다는 얘기가 된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는 애초부터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사기극'이었고 황교수가 전체 지휘를 맡았다는 의혹이 매우 짙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5년 논문의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됐다"는 황 교수의 주장은 더욱신빙성을 잃게 됐다.
검찰 수사에 앞서 이번 사건을 조사했던 서울대 조사위는 10일 발간된 보고서에서 권 연구원의 시료 조작 사실은 밝혔으나 누구의 지시를 받고 조작했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조사위 관계자는 "당시 권 연구원은 이같이 시인했으나 황 교수가 워낙 완강히부인하는 등 진술이 엇갈려 보고서 내용에는 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보고서는 권 연구원이 환자 체세포를 각각 둘로 나눠 세포침전물 상태의시료를 만든 뒤 마치 이 중 하나는 체세포 시료이고 나머지 하나는 실제 만들어진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인 것처럼 꾸몄다고만 밝혔다.
권 연구원은 조작된 시료를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달했으며 김 연구원은 해당 시료를 전남 장성 소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로 넘겨 분석을 의뢰했다는 것이다.
권 연구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당시 세포주 DNA 지문분석은 명목상 '줄기세포시료'와 '체세포 시료'가 동일한 것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즉, 검사하는 외부 기관이 "DNA 검사 결과 두 시료가 일치한다"는 결론을 낼 수밖에 없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황 교수가 강성근 교수와 권대기 팀장이 이끄는 '서울대 수의대팀'과 윤현수 교수, 박종혁ㆍ김선종 연구원 등이 참여한 '미즈메디팀'을 따로따로 조작에 동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의대팀은 '시료 조작'을, 미즈메디팀은 '사진 조작'을 실행토록 지시하거나속이되 서로의 움직임을 모르도록 해 총체적 조작 전모는 드러나지 않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30일에 이어 31일에도 권 연구원을 소환, 황 교수의 지시 여부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연구원의 진술이 확인됨에 따라 황 교수의 검찰 소환 일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황 교수는 그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됐다"는 기존주장을 되풀이하며 "어떻게 된 일인지 몰랐다. 나는 속았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향후 검찰 수사의 향배가 주목된다.
황 교수는 그 동안 '인위적 실수' 등 모호한 표현으로 조작지시 부분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회피해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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