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11 군불총창립3주년기념법회)
法 語
따사로운 햇살이 세상만물을 감싸 안는 평화로운 봄날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한 달 남짓 앞둔 오늘,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는 국군불자 여러분들께서 잠시나마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해 창립 3주년 기념 법회를 갖게 됨을 진심으로 치하하는 바입니다.
국군불자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익히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한국불교는 한국불교만의 독특한 전통이라 할 수 있는 구국구난의 호국불교 전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삼국통일시대에는 원광 스님이나 자장, 원효 등 당대 고승의 가르침에서, 고려 때에는 팔만대장경을 판각하여 거란과 몽고의 침략을 불력(佛力)으로 구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의승군이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되어 어지러운 나라를 구하였습니다. 이 때 서산대사는 선조에게
“국내에 있는 치도(緇徒:승려)로서 늙고 병들어 싸움에 나가지 못할 승려는 신(臣)이 절을 지키게 하면서 나라를 구할 수 있도록 부처에게 기도하도록 하고, 그 나머지는 신(臣)이 모두 통솔하여 싸움터에 나아가 나라를 구하겠습니다” 라고 답하여 전국의 스님들이 외세를 몰아내는데 앞장서도록 독려하여 이 땅의 자주독립을 지켜내기도 했습니다.
일제시대에도 만해, 용성 스님을 비롯한 수많은 선지식들이 직․간접적인 독립운동으로 민족 해방에 이바지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한국불교만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오늘 이 자리까지 이어져 장성불자를 비롯한 수많은 국군불자들의 가슴에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자로서의 군인은 이러한 오랜 역사 속에서 배어나온 민족적 자부심을 가슴에 담고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군불자 여러분!
하지만 한편 또 생각해보면 불자로서의 군인은 근본적으로 일반 장․사병과 달라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평생을 원만구족한 지혜의 증득과 대자 대비한 자비의 실천을 강조하셨습니다. 세상이 나와 남의 구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요, 나와 남과 그 모두를 둘러싼 자연환경까지도 하나의 연기로 이어진 인드라망임을 깨달아 갈파하셨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역대 조사와 선지식들께서도 상의 상관하고 상생하는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관음보살의 대자 대비한 원력과 보현보살의 실천궁행을 따르기를 가르쳐 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불행하게도 오랜 역사를 통해 부처님과 선지식의 가르침에 반하는 욕심과 어리석음이 지속되었습니다.
지금도 지구 반대편에는 21세기 첫 번째 전쟁으로 기록될 또 하나의 전쟁이 벌어져 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전쟁을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특히 남북이 갈라져 언제든 전쟁에 대한 위기를 안고 사는 우리 민족에게 전쟁은 더 한층 깊은 우려를 갖게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인류사 전체를 전쟁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류는 갈등의 역사 반목의 업을 지어온 것입니다.
이렇게 오랜 갈등과 반목의 역사 속에서 불자들은, 또한 특히 이 자리에 모인 장성불자와 각 계급에 따른 국군불자들은 무엇이 궁극적인 안심입명의 길인지 깊이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군불자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이웃의 침략으로부터 내 국토와 국민을 지키려 항상 일촉즉발의 준비태세를 갖춘다고 해서 그것이 안심입명이라 할 수 없습니다.
나 스스로 어리석고 욕심내고, 쉽게 분노하는 중생심을 다스려 누를 수 있을 때 남의 그것도 사라집니다. 일촉즉발의 전쟁을 물리력으로 억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아 실천하고 홍포하는 삶이 우리 국군불자들의 또 다른 사명인 것입니다.
지혜의 증장과 대자비심의 발로로 끊임없이 제기되는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과 분노를 근본에서부터 제거하는 일이야말로 국군불자들 앞에 놓여 있는 부처님의 고구 정녕한 부촉입니다.
많은 소중한 인연이 모여 국군불교총신회가 결성되고 오늘 이 자리까지 이르게 됐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국군불교총신도회 임원 진 이하 그 동안의 노고를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 뵙고 그 원력과 헌신을 치하해야 마땅한데 오늘 이렇게 다 같이 모인 자리를 빌 어 비로소 인사를 드리게 됨에 양해를 구합니다.
끝으로 종단에서는 오늘 이 자리에서 보여준 여러 국군불자들의 원력과 애 종심에 상응하여 군 포교 발전을 위해 종단에서 물심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국군불교총신도회 모든 장사병 불자의 무운장구를 빌며, 더불어 가족 여러분께도 불보살님의 가피가 항상 드리우길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47(2003)년 4월 1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 장 합장
法 語
따사로운 햇살이 세상만물을 감싸 안는 평화로운 봄날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한 달 남짓 앞둔 오늘,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는 국군불자 여러분들께서 잠시나마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해 창립 3주년 기념 법회를 갖게 됨을 진심으로 치하하는 바입니다.
국군불자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익히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한국불교는 한국불교만의 독특한 전통이라 할 수 있는 구국구난의 호국불교 전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삼국통일시대에는 원광 스님이나 자장, 원효 등 당대 고승의 가르침에서, 고려 때에는 팔만대장경을 판각하여 거란과 몽고의 침략을 불력(佛力)으로 구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의승군이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되어 어지러운 나라를 구하였습니다. 이 때 서산대사는 선조에게
“국내에 있는 치도(緇徒:승려)로서 늙고 병들어 싸움에 나가지 못할 승려는 신(臣)이 절을 지키게 하면서 나라를 구할 수 있도록 부처에게 기도하도록 하고, 그 나머지는 신(臣)이 모두 통솔하여 싸움터에 나아가 나라를 구하겠습니다” 라고 답하여 전국의 스님들이 외세를 몰아내는데 앞장서도록 독려하여 이 땅의 자주독립을 지켜내기도 했습니다.
일제시대에도 만해, 용성 스님을 비롯한 수많은 선지식들이 직․간접적인 독립운동으로 민족 해방에 이바지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한국불교만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오늘 이 자리까지 이어져 장성불자를 비롯한 수많은 국군불자들의 가슴에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자로서의 군인은 이러한 오랜 역사 속에서 배어나온 민족적 자부심을 가슴에 담고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군불자 여러분!
하지만 한편 또 생각해보면 불자로서의 군인은 근본적으로 일반 장․사병과 달라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평생을 원만구족한 지혜의 증득과 대자 대비한 자비의 실천을 강조하셨습니다. 세상이 나와 남의 구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요, 나와 남과 그 모두를 둘러싼 자연환경까지도 하나의 연기로 이어진 인드라망임을 깨달아 갈파하셨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역대 조사와 선지식들께서도 상의 상관하고 상생하는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관음보살의 대자 대비한 원력과 보현보살의 실천궁행을 따르기를 가르쳐 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불행하게도 오랜 역사를 통해 부처님과 선지식의 가르침에 반하는 욕심과 어리석음이 지속되었습니다.
지금도 지구 반대편에는 21세기 첫 번째 전쟁으로 기록될 또 하나의 전쟁이 벌어져 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전쟁을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특히 남북이 갈라져 언제든 전쟁에 대한 위기를 안고 사는 우리 민족에게 전쟁은 더 한층 깊은 우려를 갖게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인류사 전체를 전쟁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류는 갈등의 역사 반목의 업을 지어온 것입니다.
이렇게 오랜 갈등과 반목의 역사 속에서 불자들은, 또한 특히 이 자리에 모인 장성불자와 각 계급에 따른 국군불자들은 무엇이 궁극적인 안심입명의 길인지 깊이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군불자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이웃의 침략으로부터 내 국토와 국민을 지키려 항상 일촉즉발의 준비태세를 갖춘다고 해서 그것이 안심입명이라 할 수 없습니다.
나 스스로 어리석고 욕심내고, 쉽게 분노하는 중생심을 다스려 누를 수 있을 때 남의 그것도 사라집니다. 일촉즉발의 전쟁을 물리력으로 억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아 실천하고 홍포하는 삶이 우리 국군불자들의 또 다른 사명인 것입니다.
지혜의 증장과 대자비심의 발로로 끊임없이 제기되는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과 분노를 근본에서부터 제거하는 일이야말로 국군불자들 앞에 놓여 있는 부처님의 고구 정녕한 부촉입니다.
많은 소중한 인연이 모여 국군불교총신회가 결성되고 오늘 이 자리까지 이르게 됐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국군불교총신도회 임원 진 이하 그 동안의 노고를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 뵙고 그 원력과 헌신을 치하해야 마땅한데 오늘 이렇게 다 같이 모인 자리를 빌 어 비로소 인사를 드리게 됨에 양해를 구합니다.
끝으로 종단에서는 오늘 이 자리에서 보여준 여러 국군불자들의 원력과 애 종심에 상응하여 군 포교 발전을 위해 종단에서 물심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국군불교총신도회 모든 장사병 불자의 무운장구를 빌며, 더불어 가족 여러분께도 불보살님의 가피가 항상 드리우길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47(2003)년 4월 1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 장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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