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인곡당(법장스님)

(20030408 수덕사 법정 주지스님 진산식)

淸潭 2008. 3. 2. 17:32
(20030408 수덕사 법정 주지스님 진산식)


致  辭

  춘래초자청(春來草自靑 : 봄이 오니 풀이 절로 푸르다)이요,
화개만산(花開滿山)인 화춘지절(花春之節)에, 덕숭총림 수덕사 제19대 법정(法定)스님의 진산일(晉山日)을 맞이하여, 이를 증명하시는 덕숭총림 방장 원담(圓潭) 큰스님예하 그리고 뜻 깊은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서 수행정진 중에도 참석하여 주신 제방(諸方)의 원로 대덕스님,
공사다망하심에도 원로(遠路)를 무릅쓰고 동참하신 심대평 충남 도지사님, 오장섭 국회의원님 그리고 박종순 예산군수님을 비롯한 사부대중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진산일에 즈음하여 덕숭산의 잿빛바위와 같이 변함없는 뜻과 푸른 솔의 멋을 지니고 늘 넉넉한 모습으로 대중을 보살펴 오신 법정 주지스님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는 바입니다.
  수덕사는 비록 곳간의 살림이 넉넉하지 않아도 근역불교 (槿域佛敎)의 정맥을 이어가는 14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통적인 대가람으로 오늘날에는 그 면모를 쇄신하였으며, 의식(衣食)은 넉넉하지 못하여도 도(道 )는 넉넉한 산중으로 누더기 속에도 풍요로운 도를 감추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하게 살아오신 스승들의 선맥(禪脈)을 계승하고자 수행정진에 전력(全力)을 다하는 도량입니다.

  제불조사(諸佛祖師)의 혜맥(慧脈)이 면면이 이어져온 덕숭산 수덕사를 새로 가꾸어 가실 법정 스님은 덕숭총림 임회에서 방장예하의 뜻을 받들어 대중이 만장일치로 추대한 분이십니다. 오늘은 법정 스님의 진산식을 봉행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법정 스님은 13세 나이로 방장예하를 모시고 수덕사에서 동진 출가하신 이래 범어사와 동화사 강원에서 수학하시고 불국사, 송광사, 용화선원 등 제방선원에서 십수 년 동안 정진을 거듭해 오신 선승이시며, 영봉암 주지를 역임하시며 삼보(三寶)를 호지하여 왔습니다.
  그간 스님의 행은 자비하신 성품으로 대중과의 친화력이 두터우며, 명철한 판단력으로 주위를 살피셨으며, 더욱이 어려운 사람을 보면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니 현신 보살이라고 하여도 지나친 찬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비(慈悲)와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보살행을 갖추셨기에 대중들의 한결같은 지지를 받아 선풍(禪風)이 살아 숨쉬고 있는 수덕사의 주지로 취임하시게 되었습니다. 이는 수덕사를 비롯한 말사(末寺)와 지역사회는 물론 한국 불교계에도 대단히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말씀드리자면, 부디 수덕사 사부대중께서는 새로이 큰 소임을 맡게 되신 법정 주지스님을 중심으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사찰운영과 선지종찰다운 수행풍토를 더욱 여법(如法)하게 계승해 가시길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오늘 진산식을 맞이하신 법정 주지스님께 모든 불자들과 더불어 부처님의 가피가 항상 함께 하시길 기원드리며 축하의 말씀에 가름합니다.

불기 2547년 4월 8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