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서예실

구생법(九生法)

淸潭 2007. 12. 27. 22:20
 

구생법(九生法)

 

1. 생필(生筆) - 붓 모가 항상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어야 한다.(羊毛가 좋음)

2. 생지(生紙) - 신선하게 잘 보관된 종이(습기조심)

3. 생연(生硯) - 먼지나 때가 묻지 않은 신선한 벼루(당귀연)

4. 생수(生水) _ 항상 신선한 물을 사용하여야 한다.(깨끗한 물)

5. 생묵(生墨) - 먹을 간 직 후에는 먹물이 (-)전하를 띠므로 30분 ~ 1시간 경과 후의 먹물이 좋다.

6. 생수(生手) - 손을 깨끗이 하고 손이 피곤 할 때는 붓을 잡지 않는다.

7. 생신(生神) _ 마음을 가라 앉히고 정신을 집중한다.

8. 생안(生眼) - 눈이 피로하면 붓을 잡지 않는다.

9. 생경(生京) - 글을 쓸때는 주위 환경을 깨끗히 한다.

 

 


 
 

 

 

 

 

 

 

평보 서희환의 구생(九生)


 

글씨는 자신의 정신상태, 몸 상태, 그리고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그리하여 옛 선인들은 되도록이면

여러가지의 조건들을 최대한 최상의 상태로 만들고  유지하여

단 한번으로 명품을 만들어 냈다.

그 유명한 "왕희지"의 <난정서>도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왕희지 자신이 후에 수 백번 써 봤으나

처음의 초고 작품을 능가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양빙" "하소기" "오창석"같은 명필들은 무척이나 주위의 환경에

많은 신경을 썼으며, 스스로 감흥을 북돋은 다음

붓을 들었다는 유명한 얘기가 있다.

 

구생법(九生法)이란?

먼저 生이란 무엇인지 알아야 된다.

생은 "새롭다. 혹은 새로운 것"을 말하는 것으로

곧"오래되어 묵은 것이나 상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구생법중에는 3가지로 나눠서 설명을 해야만 한다.

 

첫번째는 도구나 재료에 관한 것이고,

둘째는 나의 몸 상태에 관한 것이고

셋째는 주위의 환경 상태에 관한 것이다.

 

구생법 중에 도구나 재료에 관한 것에 해당되는 것으로

 

1. 생필(生筆)이다

   붓은 사용하고 난 다음에 항상 깨끗이 빨아서 모필이

   가지런하게 정돈된 상태를 말한다.

   보관할 때는 반드시 모필의 끝이 수직으로 밑을 향하여

   매달아 두어야 하는데, 이것을 반대로 보관할 경우에는

   수분이 붓을 맨 부분으로(아교처리) 들어가게 되어

   빨리 썩게 되어 붓을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2. 생지(生紙)이다.

   화선지를 바람 부는 곳에 방치해 두거나, 직접 햇빛을 받으면

   먹발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번짐에도 문제가 생겨

   서예용으로는 쓸모가 없어진다.

   화선지는 햇볕이나 열기를 직접 받지 않는 신선한 곳에

   보관을 해야 하는데, 장기간 보관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비닐속에 넣어 보관을 하면 좋다.

 

3. 생연(生硯)이다.

   먼지나 때가 묻지 않은 벼루를 가리킨다.

   벼루는 먹을 사용하여 먹물을 갈아 만든 다음에는 반드시

   깨끗이 물에 세척을 하고, 필요하면 봉망을 사포나 숫돌로

   갈아 세운 다음, 말려 두어야 한다.

   벼루의 면(봉망)을 현미경으로 확대하여 보면 좋은 벼루에는 

   톱날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봉망이 서 있다. 그런데,

   먹물을 갈고 그냥 말렸을 경우에는 그 면에 먹물이 끼어 있다가

   말라 버리게 되는데, 이런 상태에서 물을 부어 먹을 갈아도

   벼루 면에 한 겹의 먹물이 아교성분 때문에 코팅이 되어 있는

   상태가 되어 있어서 잘 갈리지 않을 뿐더러 많은 시간과

   먹만 더 소모하게 된다.

   ( 먹은 검댕(그을음)+아교+향료로 만듬 )

 

4. 생수(生水)이다.

   먹을 갈 물은 새로 떠온 물이라야 한다는 뜻에서 생수라 한다.

   떠 놓은 지 오래된 물은 먹을 갈아도 먹색에 윤택이 나지 않는다.

   끓인 물은 사용을 금하며,  수돗물보다는 자연 생수가 제일임은

   말 할 나위 없다.

 

5. 생묵(生墨)이다.

   먹물은 필요한 만큼만 갈아서 써야만 좋다.

   오래 된 먹물을 사용하면 광택이 없어지고 번짐이 좋지 않다.

   몇 일 보관하여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잘 흔들어서

   가라 앉은 성분과 물이 혼합되도록 사용해야만 된다.

   냉장고에 넣었다 꺼내어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것은

   좋은 작품이 나올 리가 없다.

   신선한 먹물로 갈았다고 해서 바로 사용하는 것 보다는

   먹과 물이 충분히 용해되는 시간이 경과한 뒤에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대략 30분에서 1시간 내외가 적당하다.

 

   다음은 몸의 상태에 따른 것으로

 

6. 생수(生手)이다.

   글씨는 손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손의 상태가 좋아야만 된다.

   힘든 일을 했다거나, 격렬한 운동(골프, 테니스등..)을 하고 난

   뒤에는 손이 경직되어 제대로 글씨를 쓸 수가 없다.

 

7. 생신(生神)이다.

   神이란 정신(精神)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글씨를 쓸 때는 자기의 정신을 한 곳에 모아 그야말로

   정신통일을 시켜 잡념이 없는 맑은 기분으로 써야만 된다.

   그런데, 여러가지 일들이 머릿속에 가득한 상태에서

   글씨를 쓰게 되면 정신 집중이 되지않아 좋은 작품이

   나올 리 없다.

 

8.생안(生眼)이다.

   눈의 상태가 좋아야만 된다는 말이다.

   눈이 피로하거나, 상태가 나쁘게 되면 정신이 집중될 수

   없을 뿐더러 정확한 위치에 점,획을 놓지 못하기 때문에 

   눈이 피로하지 않고 맑아야 한다.

 

  다음은 주위 환경에 관한 것으로

 

9. 생경(生景)이다.

   적당한 기온에 풍광이 좋은 곳에서 마음이 쾌적한 상태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난정서가 태어난 화창한 봄날이 여기에 해당된다.

   날씨가 어지럽고 (눈,비) 음울한 환경이라면 기분상태도 그렇고,

   몸 상태까지 영향을 받게 되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상과 같이 구생법을 거론 하였으나, 실제적으로 가장 좋은 것은

   "문득 쓰고 싶은 생각이 용솟음칠 때" 가 최고라 한다.

 

    그리고, 글씨를 쓰다가 잠시 다른 일을 해야 할 경우에는

   일일이 붓을 다 빨지 말고 붓을 살짝 물에 적셨다가 붓 끝의

   물기를 뺀 다음, 그 상태대로 놔 두어도 한 나절 정도는 

   사용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끝으로 벼루는 먹을 가는 도구일 뿐으로, 갈린 먹물은 즉시

  사기그릇과 같은 온도의 영향을 덜 받는 용기에 담아서

  사용하고  사용치 않을 경우에는 뚜껑을 덮음으로써

  증발을 막고,온도의 변화가 적기 때문에 이런 상태로

  보관을 하게 되면 몇 일을 두고 써도 처음처럼 신선도를 

  유지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