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에 고추장을 왜 넣어 비벼 먹는지?-
"한 시민입니다.
보리밥에 고추장을 왜 넣어 비벼 먹는지? 제 친구의 질문을 받고,
해결할 길 없어
떠돌아다니는 님에게 해답을 구하오니
저의 절실한 소망을 꼭 이루어 주십시오." 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간단히 해결 될 것을
어찌하야
항상 떠돌아 다니는 방랑삿갓 사주 이 사람에게 질의를 해 오는지" 라고
혼잣말 중얼거리면서 그냥 웃어넘겼지요.
그러나
사전을 아무리 뒤적거려봐도 그 해답이 보이지 않더라.
아예
'보리밥과 고추'를 연결시키는 문구는 서울로 갔는지
아니면 평양으로 도망을 갔는지 꼭꼭 숨어버려
그 해답을 얻기가 정말 난감했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온 동네방네 휘젓고 돌아다니면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그걸 물어봤지만
그것도 허사.
이 문제를 해결 해 보려고 무던히 애썼지만
헛된 세월만 자꾸 흘러 갔지요.
그래서
그걸 물었던 질의자에게 "아이구 골머리야, 그 해답을 모르겠습니다" 라고
그 해답에 대한 항복문서를 E-mail에 작성하던 차에
머리 아프게 노력 해보지도 않고 그렇게 빨리 항복문서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 작은 성의라도 꼭 보여줘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단계별 연구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기로 마음 먹었다.
헌데
'보리밥' 과 '고추장'을 각각 분리해서 해답을 쓰던 중
'이것이로구나!'라는 함성과 함께 작은 미소를 지었다.
단계별 연구 과정
1단계: 보리밥과 고추장을 분리해서 연구하기로 작정.
(1)보리밥 -
한 때는 보리밥을 경시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보리밥이 각기병, 변비, 소화를 순조롭게 해주고,
그리고 성인병에 좋다고 하여 보리밥을 먹는 가정이 늘어나고
일부러
그 보리밥을 먹으러 보리밥 전용식당을 찾아가거나
등산한답시고 보리밥을 먹으로 간다.
보리밥은
열무김치나 고추장에 비벼 먹거나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함께 먹으면 별미이다.
1.보리밥에 고추장을 넣어 먹는 이유
(1차 해답) 별미가 있으니까! -그러나 해답은 신통치 않았음.
2.고추장 -
1)우리나라에서는 붉은색이 태양이나 불을 상징하며 잡귀를 쫓는 색깔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고추는 잡귀를 막으려는 의미로 쓰였다.
즉 민간에서 장을 담근 뒤에 새끼에 빨간 고추와 숯을 꿰어서 독에 둘러 놓거나,
고추를 독 속에 집어넣는 것은 장맛을 나쁘게 만드는 잡귀를 막으려는 것이다.
또한 고추는
그 생김새가 남아의 생식기가 고추와 비슷하기 때문에
태몽으로 고추를 보면 아들을 본다는 속신이 있다.
민간의 습속에
아들을 낳으면 왼새끼 인줄에 고추와 숯을 꿰어 대문 위에다 걸어 놓는데,
이것은
남아의 생식기가 고추와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고추의 빨간색이
가진 벽사의 기능 때문에 잡귀나 잡인의 출입을 막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2)고추는
그 특유의 맛 매운맛 때문에 시집살이 노래의 좋은 제재가 되기도 하였다.
경상북도 경산지방의 민요 가운데에 나오는
"시집살이 개집살이/ 앞밭에는 당추심고
/ 뒷밭에는 고추심어/ 고추당추 맵다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라는 구절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 민간 요법으로는
감기에 걸렸을 때 고추감주라고 하여 감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기도 하며,
더러는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기도 하였다.
(해답: 매운맛으로-----그러나 신통한 답이 아니라고 생각)
2단계: 보리밥과 고추장을 연결해서 생각하기
일제 강점기에 경작한 쌀은 농사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거의 팔아야 했고
강제 공출을 하여야 하였으므로,
봄철인 3,4월에 이르면 양식이 떨어져 보리의 수확을 애타게 기다려야 하였다.
이 시기를 보릿고개라 하며
보리가 익을 때까지 산과 들을 헤매며 나무껍질이나 나물을 캐어다 연명을 하였다.
이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맵고 매운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해답)
그 어려웠던 보릿고개를 잊지 않기 위해 보리밥에 톡 쏘는 고추장을 넣어 먹는다.
(그러나 그것도 신통치 않는 해답이라고 생각)
3단계: 민속, 해학, 노래 등등에서 찾아보기
보리밥에 얽힌 것만을 생각하면서
(노래):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가만히 노래를 불러보고 있노라니
시골 보리밭 속을 거닐던 생각이 떠오르며
어느 만담가가
재미있게 말하던 해학의 한 토막이 나의 머릿속을 스친다.
#한 홀아비 농부가 고추밭을 쳐다보고
"우리 밭 고추는 잘 안 되는데 옆집의 과부네 고추는 저렇게 탐스러울까?"라고 한숨을 짓다가
"그렇지, 과부의 고추농사 짓는 법을 보고 배워야지"라고 작정하고
아침부터 과부의 일거일동을 주시하였다.
밝은 대낮에 하는 일은 별로 볼 것이 없고
어느 저녁 밭으로 나가는 과부를 따라 나섰다.
과부는 고추밭에 도착마자
입고 있는 옷을 실오라기 하나 없이 발가 벗더라.
그리고 고추밭 한 귀퉁이에서 부터 달리기를 한다.
그러하니
탐스럽게 열린 고추는 과부의 알몸을 사정없이 두드렸다.
밝은 달밤에 고추밭을 달리고있는 과부의 알몸은
바로 천상의 항아님 이드라.
"아아.... 알았다 알았어. 비법은 저 것이다.
자연의 모든 원리는 음양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
어찌 과부네집 고추가 탐스럽지 않으리요. 라고 크게 감탄을 하였다." 라는
그 해학이 머리를 스치면서
살찐 보리쌀은
잘 퍼진 비너스의 아름다운 엉덩이을 닮은 보리.
자연의 모든 만물은 음양에서 생겨나듯이
먹는 음식도
음양의 조화로운 식품일 때만이 가장 적합한 음식이 될거다.
보리밥은 음이요,
고추장은 양의 재료로 만들어진 고추이기에.
풍성한 자식의 생산을 위해
"보리밥에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는 것만이..."라는 결론에 도달.
해답을 얻고 나서
밝은 달밤에 빛나는 살결로 고추밭을 달리는 멋진 과부를 생각해 본다.
거기다가
보리밥에 고추장을 비벼 먹으면 매운맛으로 식사때 땀까지 흘리니
금상첨화가 아닌가,로 결론을 내리고
그 질의자에게 숙제의 해답을 작성하였다.
어느 시민의 과제를 받아들고 고뇌하던 떠돌이 이놈
방랑삿갓 사주는
문제를 풀어가던 과정을 단계별로 엮어보았습니다.
- 방랑삿갓 사주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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