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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한국인 `석방교섭' 급물살.."협상은 지속될 것"

淸潭 2007. 7. 25. 07:52
 

외신 '8명 석방 준비'..정부 `신중입장' 견지

"한국 대표단, 부족원로 통해
탈레반 접촉"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조준형 이정진 기자 =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발생 엿새째인 24일 전방위 석방 교섭이 진행되면서 `8명의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 맞교환 준비'에 들어갔다거나 빠르면 25일중 한국인들이 석방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무장단체가 석방조건을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어떤 결과 나올 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당국자들은 시시각각으로 들어오는 현지 소식이 탈레반 측의 고도의 언론플레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냉정한 협상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아프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한 외신들은 이날 탈레반 측이 한국 정부와의 직접대화를 요구하며 제시한 4차 협상시한(한국시각 24일 오후 11시30분)을 앞두고 아프간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간 다각적인 협상에 촛점을 맞췄다.

현지 뉴스통신사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 따르면 아프간 정부 대표단은 이날 탈레반과 전화접촉을 통해 탈레반 죄수 석방 등 그들의 요구조건을 놓고 협의를 벌였다.

한국 정부 대표단도 현지 부족 원로들을 통해 탈레반과의 직접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레반 사령관을 자처하는 압둘라는 AFP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무장세력 포로 8명을 풀어줄 경우 그 대신 한국인 8명을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그는 "우리는 아프간 정부에 석방을 요구하는 탈레반 포로 8명의 명단을 전달했다"면서 "일단 그들이 석방되면 다른 탈레반의 명단을 보낼 것이며 같은 수의 인질들을 풀어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낙관적인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교도통신과 전화통화에서 탈레반과 한국 정부 협상대표단이 현지 부족원로를 통해 접촉하고 있다면서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만약 타결되지 않을 경우 시간을 더 주겠다고 말했다.

또 교도통신은 "이날중 피랍자 석방에 합의한다고 해도 실제 석방은 25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잇따른 낙관적 전망 속에서도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각종 외신보도들)를 뒷받침할만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탈레반측이 피랍 한국인의 가족들을 동요시키고 협상국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다양한 언론플레이를 펼치는 것같다"면서 "일부 사실일 가능성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9시 청와대에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급박하게 전개되는 석방교섭 대책을 집중 숙의했고 정부 당국자는 이후 비공식 브리핑에서 "무장단체 측에서 아직 구체적인 석방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했다.

이 당국자는 "`요구'라고 할 때는 일정한 확인절차가 필요하다. 누군가가 방송국에 얼마를 원한다고 얘기한다고 해서 그것을 요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이 같이 말해 석방 조건과 관련한 여러 정보 중에서 납치단체 측의 구체적 의중을 파악하는 작업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신중하게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고 상황을 분석하며 조속히 해결하고자 한다"며 "무장단체 측과 지속적으로 접촉을 유지하며 필요한 방법과 효과적 수단을 해왔으며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납치단체와 직접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 당국자가 아프간 지방 정부를 포함한 관계부서와 함께 대응하고 있는 상황을 일부에서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우리 한국인 피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프간 당국과 무장단체간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협상시한인)오후 11시 반 이후에도 접촉을 유지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측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밤 AFP와와 전화통화를 갖고 인질 석방협상 시한을 넘기면서 협상이 "매우 민감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협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협상이 시한을 넘겼다는 질의에는 "지나간 시한 보다는 (협상) 결과에 대해 추후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