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13일 (금) 15:37 연합뉴스
<자녀들 `노모 안모시겠다' 미루다 밤새 방치>
`버려진' 노모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아들ㆍ딸 잘못 없어요"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83세 노모를 서로 모시지 않겠다고 다투며 길에 방치한 `비정한' 아들ㆍ딸ㆍ며느리ㆍ사위가 모두 경찰에 입건됐다.
13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30분께 중구 방산시장 경비원이 "할머니가 혼자 버려져 있다"고 신고해 H(83.여)씨를 경찰서로 데려왔는데 H씨는 "내가 길을 못 찾아서 그렇다. 버려진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H씨의 아들 A(53)씨와 딸 B(50)씨의 휴대전화가 꺼져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고 행려병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H씨를 지구대 숙직실에서 하룻밤 묵게 했다.
그러나 다음날 경찰이 조사에 나선 결과 H씨는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버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2남2녀를 둔 H씨는 20년 전 장남이 숨진 뒤 아들ㆍ딸 집을 몇 년씩 전전하면서 살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방산시장에서 원단장사를 하는 딸 B씨와 함께 생활했다.
B씨 부부는 12일 오후 3시50분께 어머니를 자신의 가게에서 50m 떨어진 오빠 A씨의 가게 앞에 데려다 놓았으나 A씨 부부가 어머니를 다시 데려오자 "왜 오빠가 모시지 않느냐"며 다시 오빠의 가게로 어머니를 데려가 부양 문제로 크게 다퉜다.
1시간 넘게 아들과 딸의 가게 앞을 `끌려다닌' H씨는 자녀들이 다투는 과정에서 인근 경비실 앞에 앉아 있었고 오후 6시가 되자 A씨와 B씨 부부는 각자 가게 문을 닫고 퇴근해버려 결국 경찰서까지 오게 된 것이다.
A씨와 B씨는 경찰과 연락이 닿은 뒤에도 서로 "얼굴을 보기 싫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찾아왔고 어머니를 걱정하기는 커녕 "오빠가 모셔야지 왜 나만 모시냐", "동생이 모시는 줄 알았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H씨는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잘못이다. 애들은 아무 잘못 없으니 제발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경찰에 호소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경찰은 이날 존속유기 혐의로 A씨와 B씨, 며느리(47), 사위(49)를 모두 불구속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noanoa@yna.co.kr
(끝)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83세 노모를 서로 모시지 않겠다고 다투며 길에 방치한 `비정한' 아들ㆍ딸ㆍ며느리ㆍ사위가 모두 경찰에 입건됐다.
13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30분께 중구 방산시장 경비원이 "할머니가 혼자 버려져 있다"고 신고해 H(83.여)씨를 경찰서로 데려왔는데 H씨는 "내가 길을 못 찾아서 그렇다. 버려진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H씨의 아들 A(53)씨와 딸 B(50)씨의 휴대전화가 꺼져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고 행려병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H씨를 지구대 숙직실에서 하룻밤 묵게 했다.
그러나 다음날 경찰이 조사에 나선 결과 H씨는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버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2남2녀를 둔 H씨는 20년 전 장남이 숨진 뒤 아들ㆍ딸 집을 몇 년씩 전전하면서 살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방산시장에서 원단장사를 하는 딸 B씨와 함께 생활했다.
B씨 부부는 12일 오후 3시50분께 어머니를 자신의 가게에서 50m 떨어진 오빠 A씨의 가게 앞에 데려다 놓았으나 A씨 부부가 어머니를 다시 데려오자 "왜 오빠가 모시지 않느냐"며 다시 오빠의 가게로 어머니를 데려가 부양 문제로 크게 다퉜다.
1시간 넘게 아들과 딸의 가게 앞을 `끌려다닌' H씨는 자녀들이 다투는 과정에서 인근 경비실 앞에 앉아 있었고 오후 6시가 되자 A씨와 B씨 부부는 각자 가게 문을 닫고 퇴근해버려 결국 경찰서까지 오게 된 것이다.
A씨와 B씨는 경찰과 연락이 닿은 뒤에도 서로 "얼굴을 보기 싫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찾아왔고 어머니를 걱정하기는 커녕 "오빠가 모셔야지 왜 나만 모시냐", "동생이 모시는 줄 알았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H씨는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잘못이다. 애들은 아무 잘못 없으니 제발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경찰에 호소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경찰은 이날 존속유기 혐의로 A씨와 B씨, 며느리(47), 사위(49)를 모두 불구속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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