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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의 해학(諧謔) / 파자(破字) 김병연 선생 . . .

淸潭 2007. 3. 25. 16:26


 
 

 

김삿갓의 해학(諧謔) / 파자(破字)

김삿갓이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자, 어떤 집에 찿아가 지나가던 나그네 인데 이집에서 하룻밤 묶고가게 해달라 청하니 주인은 허락했다. 다음날 아침, 이미 해가 중천에 솟았는데도 아침 밥상이 들어올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문 밖을 보니 주인 내외가 있었는데... 안주인이 “인량차팔(人良且八)하릿가?" 라고 물으니, 남편이 대답하길 "월월산산(月月山山)이어든!" 이라고 대답을 한다. 그게 무슨 뜻일까...? 아침 밥상이 들어오기만 기다리고 있던 김삿갓은 잠시 후 담뱃대를 재떨이에다 두서너 차례 힘차게 두드리고 난 후, “견자화중(犬者禾重)아, 정구죽요(丁口竹夭)로다!” 라고 한마디 하면서, 그 집을 나와 다시 길을 떠나는 것이었다. 세 사람 사이의 대화가 심상치 않다. ‘인량(人良)’을 세로 놓으니 밥 식(食)이 되고, ‘차팔(且八)’을 위아래로 붙이면 갖출 구(具)자라... 안주인은 “식사를 준비할까요?” 하고 물었던 것이다. 이에 대한 남편의 대답은 이러했다. ‘월월(月月)’ 달 월(月)이 겹치니 곧 친구 붕(朋)자에, ‘산산(山山)’ 뫼 산(山)을 포개 놓으면 나갈 출(出)자가 된다. 요컨대 답은...? “이 친구가 떠나거든!” 밥을 먹자고 대답한 것이었다. 지독한 구두쇠 부부의 교활한 암호였지만.... 그러나 김삿갓 은 대뜸 그들의 암호를 해독하여 '犬+者'= 猪(돼지 저), '禾+重'= 種(종자 종) '丁+口'= 可(옳을 가), '竹+夭'= 笑(웃음 소) 즉 해석하면 "이돼지 종자들아! 가소(可笑)롭구나!” 이다. 그리 말하며 김삿갓은 미련없이 그 집을 나와 또다시 방랑의 길을 떠나게 되었다. 이렇듯 김삿갓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해학을 아는 破字法 대가일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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