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절을찾아

수종사&양수리

淸潭 2007. 2. 23. 22:20

수종사&양수리

 

강마을이 그리울 때 찾아가는 동방 제일의 전망

수종사&양수리

 

두물머리가 시원스럽게 보이는 곳이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610m) 중턱의 수종사이다. 팔당호, 양수대교, 양수교, 북한강철교 등의 다리와 북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특급 전망 장소다.

 

    • 양수리의 물은 고요하게 흐른다. 버섯 신은 여인처럼 조신하게 흐른다. 마음이 허해 강마을이 그리운 이들, 들뜬 열정을 가라앉히려는 이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다.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환상적인 새벽 쉼터다. 팔당호로 접어드는 남한강 줄기에 생선살처럼 하얀 안개가 두껍게 낄 때 느티나무는 크게 기지개를 켠다. 아침의 팔당호는 시닝의 마음이다. 물가에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이며 물품에서 꿈쩍 않는 빈 배며 모두 사색의 덩어리이다. 아침에는 느티나무 주위를 빙빙 도는 강마을 사람들만 바지런을 떤다.

      금강산에서 발원해 화천,추천,청평을 거쳐 온 북한강이 태백의 검룡소에서 솟구쳐 정선 조양강, 영월 동강, 제천 충주호 등을 통과해 온 남한강과 만나는 곳이 두물머리, 즉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곳이다. 한자로 양수리이며 의미상으로 아우라지와 상통한다.

    • 두물머리가 시원스럽게 보이는 곳이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601m) 중턱의 수종사이다. 팔당호, 양수대교, 양수교, 북한강철교 등의 다리와 북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장소다. 북한강 건너편의 청계산 중미산 일대 봉우리들도 파도치듯 꿈틀대면 다가오는 곳이 수종사 마당이다. 이런 풍경에 반한 조선 전기의 학자서거정은 수종사를 동방에서 전망이 제일 좋은 사찰이라고 격찬했다.

      운길산은 구름이 머무는 곳이다. 해발 고도는 그리 높지 않으나 강을 끼고 있는 까닭에 산세가 수려하다. 절 마당에서 보면, 강변으로 길게 뻗은 산의 위세가 실감난다. 신론 뿐 아니라 설경도 멋지다.

      특히 비가 온 뒤 파란 하늘과 강마을이 어울리는 광경은 한 폭의 수채화이다. 이런 풍광은 뜨끈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즐겨야 제격이다.

    • 수종사의 삼정헌은 창가에 양반자세로 앉아 녹음과 양수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찻집이다. 아름아운 그대와 조용히 밀어를 속삭여도 좋고, 흉금을 털어놓을 친구와 세상 이야기를 나눠도 좋다. 삼정헌은 찻잔을 두고 도타운 인연을 맺었던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등 세 사람의 우정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건물이다. 찻값은 마신 사람 맘대로 낸다.

      질 좋은 차를 음미하며 밖을 내다보면 웰빙 참선을 하는 기분이 든다. 1200여 년 전 당나라의 승려 조주종심은 참선하러온 승려들에게 '끽다거'(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라는 말로 참선의 길을 열어 주었다. 백 마디 말보다 차나 마시며 스스로 정신을 맑게 하며 정진하라는 듯 같은데, 촌각을 다투는 시대의 중생이 어찌 그 깊은 뜻을 헤아릴꼬.

    • 수종사는 '물 수' '쇠북 종'자를 쓴다. 이 절은 창건연대가 불확실하며 조선 초기 세조에 의해 크게 중창되었다. 세조는 덕이 많은 세종대왕의 자손이지만 형의 아들인 어린 단종에게 사약을 내려 왕좌를 빼앗고,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등 평범하지 않은 생을 살다 갔다. 세조가 양수리를 지나다 은은히 울리는 종소리에 반해 산으로 올라가 보니 바위굴에 물방울이 떨어지며 맑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곳이 바로 수종사다. 굴에 16나한이 있었다는 전설도 있으나 굴의 흔적은 없다.

      이 절에서 눈여겨볼 것은 높이 3.3m의 수종사다보탑(팔각오층석탑)과 수백 년 묵은 은행나무다. 은행나무는 오백 살이 넘었지만 두껍고 장대해서 긴 세월이 절로 느껴진다. 해우소(화장실)뒤에 있다는 것이 흠이다.

      화단의 옥잠화는 늦여름에 진한 향기를 발산한다. '묵언'이라 쓰인 팻말이 눈길을 끈다. 향기는 말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라는 애기인가. 옥잠화 향기에 취하고 고개를 돌리면 바로 한강 줄기가 펼쳐지는 그곳, 계절마다 가 봤지만 그때마다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 부근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그것도 차로 절까지 올라갈 수 있으니.

    • ■ 교통 : 자가용 - 서울 강남에서 미사리를 지나 팔당대교를 건넌다. 6번 국도를 따라 양평 방면으로 직진하다 팔당댐 삼거리에서 청평 쪽으로 간다. 도중에 굴다리와 '정다산 유적지' 초입이 나온다. 조안교차로에서 대성 청평 방면(45번국도)으로 좌회전한다. 양수대교 입구인 진중삼거리에서 왼쪽 청평 방면으로 1.8km 가면 조안보건지소 옆에 수종사 이정표가 있다. 보건지소에서 수종사까지 약 2km. 산길이 좁고 가파르며 굴곡이 심해 초보자는 차를 마을에 놓고 40분정도 걸어 올라가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 - 매우 불편. 서울 청량리에서 양수리행 버스 1시간 간격. 양수리에서 택시 이용.

      ■ 음식&숙박 : 음식 - '국수마을(031-576-1576)',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576-4020)'. 다산 유적지 건너편에 있는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에 붕어찜과 수제비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30여 집 몰려 있다. '저녁바람이 부드럽게(031-576-0815)' 유기농산물 한식과 만두등. 다산유적지 인근에 있는 음식점 겸 카페. 숙박 - 양수리에 여관이 다수 있고, 강변을 따라 모텔도 띄엄띄엄 있다. 양수리 연꽃밭 옆에 사철 싱싱한 과일을 싸게 파는 노점이 있다.

      ■ 여행정보 : 주변명소 - 다산유적지(031-576-4102). 서울종합촬영소(031-579-0605, www.kofic.or.kr) 연꽃군락지는 진중삼거리에서 양수대교를 건넌 다음, 번잡한 도로에서 왼쪽으로 363번 도로를 따라 철길을 건너면 나온다. 몽골문화촌(031-592-0088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

      수종사 (031)576-8411, 남양주시청 (031)590-2470,2474 www.nyj.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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