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의 손길은 우리의 5분거리에 있습니다.-
오늘 "경찰관의 안일한 대처" 란 뉴스가 올라왔다.
옆집에서 스토커에 의한 폭행사건이 벌어 지고 있으니
가보라는 신고를 받고 경찰관이 출동 했으나 잠겨 있는문 때문에
들어 가질 못하고 밖에서 1시간을 서성 거렸는데.
그 1시간 사이에 여자가 스토커에게 9차례나 칼에 찔려 죽은 사건...
흠... 오늘 새벽 나도 비슷한일이 있었다.
나에겐 형이 하나 있다.
나는 부모님과 함께 서울에 살고 있고
형은 직장 때문에 안산에서 혼자 살고 있다.
오늘 새벽 1시쯤 형이 여자친구에게 버림 받았다는 이유로
펑펑 울어 대면서 자살을 하겠다는 전화가 어머니에게 걸려 왔다.
그러곤 숨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전화가 끊긴 이후로
전혀 연락이 안됐다.
새벽1시의 다급한 상황.
어머니와 함께 안산으로 가보기로 했다.
서울은평구에서 내차로 출발 하자 마자부터 119에 전화를 했다.
정말 다급한 상황이라서 119가 먼저 도착해서 형의 안부를 알려 줬음 싶었다.
주소를 잘 몰라서 안산 무슨동 무슨 초등학교에서 그 뒷편에 있는 집 지리 설명을 다 마쳤다. (사실 바라는건 그 동네 응급차가 바로 출발해서 그 국민학교 서부터 전화 통화로 지리 설명을 하려고 했다.)
10분간 전화 통화가 끝난뒤...
119에서 하는 말.
"그러면 지금 031-119로 전화 해보시겠습니까?"
어처구니 없지만..
다시 031-119로 전화를 했다.
또 다시 반복되는 상황 설명과 지리설명...
10분간 전화 통화가 끝난뒤...
119에서 하는말.
"지금 전화 번호 적을수 있겠습니까?
그 근처 OO소방서로 직접 전화를 하시는게 빠를듯 싶어서요.."
황당하기도 하고 어처구니도 없고...
내가 또 다시 적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고 있으니
차 뒷자리에서 어머니가 고래 고래 소리지르면서 하시는 말씀..
"뭐하는거야!! 또 전화를 해야돼????!!!!!!!!!!!! 이리내!!"(전화를 뺏으면서)
OO소방서 연결 되자마자부터
고래 고래 소리 지르시면서..
"얘가 죽는다고 도와 달라고해서 119에 전화를 걸었는데
20분이 다 되가도록 출발 조차 하지도 않고 또 설명을 해야 하고
또 설명을 해야 하고 설명 다 끝나면 다른데로 전화 하라고 하고..
대한민국 경찰,소방관님들은 새벽에 그렇게 심심하신답니까??????!!!!!!!!!"
"상황설명 재미있게 들었다면 뭔가 대처를 해줘야지 왜 또 다른 사람에게 똑같은 말을 또 하라고 합니까?!!!!!!!!!!!!!!!!"
다시 내가 전화를 뺏어서 상황설명과 지리 설명을 마쳤다.
황당하고, 어이없고, X같은 119의 답변.
"저희는 그렇게는 집을 못찾아 가구요.. 먼저 112로 신고 하시면
경찰관이 집을 확인후에 위급한 상황이면 저희에게 지원 요청을 하게 될겁니다.
먼저 112로 신고하셔서 경찰관에게 도움을 받아 보세요."
난 너무 너무 어이 없어서 갑자기 나도 모르게 썅소리를 헤댔다.
"이런.. X발X끼들.. 지금 나하고 장난 하자는거야??????????????!!"
"사람이 죽어 간다고 전화가 와서 서울에서부터 안산 까지 오는 30분 동안
내가 어떤 X끼한테 설명을 했는지는 몰라도 3번 4번이나 설명을 했는데.
아무도 가보질 않았다는거야???!! 그러고도 다른데 요청을 해보라고??"
X발X끼들아 뭐?
도움의 손길이 5분이내에 있다고?
X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서울 은평구에서 여기 안산까지 벌써 다 왔어 X발 X끼야.
사람이 죽어도 벌써 5번은 죽었을거야.
나 오늘 있었던일 무조건 소방방재청 들고가서 따져 볼꺼야.
분명히 녹음 되어 있을거야? 내가했던말들 그지?"
하곤 그냥 전화를 끊어 버렸다.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어머니는 뒤에서 펑펑 울고 계시고...
약 10여분뒤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구급차에서 소방관이 건 전화...
"지금 여기 그 국민학교 앞에 와 있는데 지리 설명좀 부탁 할께요."
다시 지리설명을 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도움을 요청 했는데
내가 안산 톨게이트에 도착하자마자 그제서야 도움의 요청이 이뤄지다니..
차라리 전화 통화를 안하면서 운전을 했더라면 내가 더 빠를수도 있었는데.
안산시내를 지나고 있는데
또 전화가 왔다.
"집에 문이 잠겨 있어서 들어 가질 못하고 있어요."
X팔.. 보통 집문 잠그고 살지 않나??
그리고, 죽겠다는 놈이 문 다 열어 놓고 나 죽는다고 광고 하고 죽겠어?
"그냥 창문 뜯어 버려요!!"
창문 뜯으면 안된단다...
뜯으려면 집주인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고...
"내가 책임 질테니까! 문 부셔버려 쌔끼야!"
그러곤 또 전화를 끊어 버렸다.
내가 막 도착하니 그제서야 주섬 주섬 창문을 뜯고 있는상황...
어이가 없고 기가 차고..
창문을 뜯고 들어 가보니 아무도 없었다.
형차도 안보이고...
("X팔X끼.. 뒤질라면 집에서 뒤질것이지 왜 여러사람 미치게 숨어서 뒤지는거야! 그럴라면 차라리 광고나 하지 말던가..X팔 X끼..")
이어서 소방관 아저씨가
"119에 전화 하셔서 위치추적 신청을 하세요."
나는 바로 119에 전화를 걸어 위치 추적 신청을 했다.
정말정말 사람 미치고 환장하게 하는 119의 답변.
"만일 허위 신고이거나 장난 일 경우엔 1천만원의 벌금과ㆍㆍㆍㆍㆍㆍ"
약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리니까 조금만 기다리고 계세요..."
이제는 주소를 알고 있으니까 무슨일 있으면 다시 도움 요청을 할테니
돌아 가시라고 하고 119 소방관아저씨들을 보냈다.
어머니와 함께 직접 안산시내를 뒤져보기로 했다.
안산시내를 한참이나 돌아 다니면서 드디어 찾은 형의차....
형차로 가보니 그 안에서 누워 있더라...
시팔쌔끼..뒤졌는지 살았는지 꿈쩍도 안하고..
평소에 키를 차안에 두고 내려서 옷걸이로 내 차를 몇번 따본적이 있는지라
옷걸이로 형차 문을 따고 열어보니...
술에 취해 흐느껴 울고 있는 우리형...
평소에 동생 앞이라고 한번도 눈물을 보인적이 없는데.
나도 이런일이 있어 본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날 따라 왜 그렇게 측은하게 보이고 불쌍해 보이던지..
나도 그냥 형을 안고 펑펑 울어 버렸다.
그때 울리는 전화.
"119인데요 위치추적 결과가 나왔는데 그 위치는 직접 알려 드릴수는 없구요
소방관과 함께 ..."
그냥 전화를 끊어 버렸다.
병X같은 놈 하나 때문에 일어난 헤프닝이었지만..
나와 어머니는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은 헤프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치해 보일런지 몰라도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
내 앞에서 처음 눈물을 보인 형과...
남자의 체면인지 자존심인지
평소엔 너무 어색한.. 한번도 해보지도 않았던 형의손 잡아주기..
내가 울면서 어머니에게 직장이고 뭐고 일단 형을 서울로 데려 가자고 했더니
어머니도 펑펑 울고 계시면서 하는 말씀
"이래서 가족이 좋은거다...그래 그렇게 하자. 이제부터 우리랑 살자."
오늘 새벽 119에게 너무너무 실망 했습니다.
항상 무슨 사고가 나면 119 라는 상식을 깨버리는...
-도움의 손길은 여러분의 5분 거리에 있습니다.-
든든했던 말이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가족이 제일 든든하다는걸 오늘에서야 느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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