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인텔리 신도’ 거느린 능인선원의 비밀 |
눈높이 설법, 유리알 회계로 강남 도심 ‘태풍 포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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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식 설법’의 효과 그렇다면 신도들이 말하는 지광스님의 ‘원력과 말씀’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 답은 스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터. 그래서 스님에게 지난 9월 초부터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았다. “언론에 나가기 싫습니다.” 두 달 동안 거절로 일관하던 스님을 막무가내로 설득해 어렵사리 자리를 함께할 수 있었다. ▼ 기자 출신이면서 왜 그렇게 언론을 기피합니까. “스님은 자신이 깨달은 바를 대중에게 이야기하면 그로 족합니다. 그런데 언론에 이야기하면 제 뜻이 왜곡될 수 있고, 종교의 본령이나 본질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이름을 얻을수록 시기의 대상이 됩니다. 알려지는 것 자체가 두려운 게 아니라 시기하는 사람들의 적개심이 문제입니다.” ▼ 그런 적개심이 행동으로 표출된 적이 있습니까. “능인선원이 처음 문을 열 무렵 ‘왜 중이 산에 있지 않고 도시로 내려오느냐’며 몰려와 시위를 했습니다. 문에다 십자가를 그려놓는가 하면 유리창도 많이 깨졌지요.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어요. 최근에는 방화까지 해서 경찰이 조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극소수의 사람이 그런 일을 저지르지만 극렬합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경쟁의 본질은 남과 싸우고 깔아뭉개는 게 아니라 내가 한 차원 높아지고 스스로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인데….” ▼ 불교에서 말하는 원력이란 어떤 의미입니까. “미래의 비전을 성취하기 위한 강한 추진력과 의지를 가리킵니다.” 능인선원 신도들은 스님의 원력이 “좀더 많은 대중에게 제대로 된 불교와 부처님의 말씀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늘 이웃과 함께하는 불교, 대중과 함께하는 불교, 배우는 불교를 강조해왔다. 특히 지광스님의 설법은 쉬우면서도 현실 속의 비유로 가득 차 누구나 불교 경전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면 이렇다. “부처님 말씀에 ‘위법망구(爲法忘軀)’란 게 있는데 진리를 위해서 몸을 던진다는 뜻이지요. 우리는 모두 고통의 바다를 건너가는 수행자로서 강한 원력과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사회가 격심한 변동으로 흔들리는 요즘이야말로 남다른 용기가 필요합니다. 달마대사의 제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팔을 자른 혜가와 진리를 얻기 위해 구도여행을 마다 않은 선재동자의 용기를 본받아야 합니다. 용기를 가지려면 모든 욕망을 넘어서야 합니다. 나 자신을 극복해야 합니다. 기중기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지만 전기가 꺼지면 깃털 하나도 들지 못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전기의 구실을 하는 것이 원력과 용기입니다.” 불교대학에 20년째 기수마다 3000명씩 몰리는 것도 그의 쉬우면서도 적확한 비유가 가미된 설법 방식 때문이다. 스님은 자신의 설법을 책으로 묶어 출간해왔는데, 벌써 10권이 넘었다.
‘대학원 모범생’ 그래서 불교 개혁 진영 일각에서는 지광스님을 독일의 종교 개혁가인 마르틴 루터에 비견하기도 한다. 루터는 가톨릭 사제들의 전유물이던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해 성서의 해석 권한을 모든 크리스천이 공유하게 한 인물이다. ▼ ‘기복(祈福)신앙 차원의 불교를 고등 종교로 승격시켰다’는 평을 듣는데요. “과분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서 있는 현실이 곧 삶인데 삶의 현장을 버리고 천당, 지옥 이야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부처님, 예수님 같은 위대한 인물들을 보십시오. 말할 때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통찰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바로 알아내고 거기에 맞는 비유를 동원해 적절한 해답을 줍니다. 청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로 일방적으로 얘기하면 그것은 나의 주장일 뿐, 그 사람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든 종교가 마찬가지지만 현재의 불교도 사회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종교가 자기 이야기만 하면 뜬구름 잡는 말만 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것은 물론, 그 종교는 특정 종교인의 전유물이 됩니다. 20세기 이후 종교가 종교 직업인의 전유물이 되다시피하면서 세속의 일반인과 괴리가 생긴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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