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스님들 소식

혜암스님 2

淸潭 2006. 12. 11. 10:03
 

▲ 혜암현문(慧庵玄門) 스님(1884~1985)



황해도 백천에서 강릉최씨 집안의 독자로 태어난 스님은 11세때

부친상을 당한 후 출가하게 된다. 양주 수락산 흥국사로 출가해

16세에 사미계를, 27세에 구족계를 받은 뒤 이후

만공 혜월 용성 스님을 비롯한 전국의 이름있는 고승들을 찾아다니며 용맹정진했다.

이렇게 운수행각을 벌인 지 6년째 되던 해 스님은 깨달음의 경지에 올랐다.

 

`어묵동정 한마디 글귀를/

누가 감히 손댈 것인가/

나에게 묻는다면 침묵도, 움직임도, 움직이지 않음도 여의고/

한마디 이르라면 곧 깨진 그릇은 저절로 맞추지 못하리라 하리라`



제자들의 깨달음을 인가하는 데 있어서 무척이나 엄격했던

만공스님은 1929년 전법게를 내린다.

 

`구름과 산은 같고 다름도 없고/

대가의 가풍도 또한 없어라/

이와 같은 글자의 인을/

혜암, 너에게 주노라`



1943 년 만공스님과 혜암스님이 지금은 육지가 된

서산 간월도로 가는 배위에서 나눈 법담은 유명하다.

만공스님이 혜암스님에게 "저 산이 가는가, 이 배가 가는 것인가?" 묻자

혜암스님은 "산이 가는 것도 아니고 배가 가는 것도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만공스님은 "그러면 무엇이 가는가?"라고 재차 물음을 던지자

혜암스님은 아무 말 없이 손수건을 들어 보였다.

그러자 만공스님은 "자네 살림살이가 언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라며

혜암스님의 경지를 크게 칭찬했다고 한다.

 

혜암스님은 1956년 수덕사 조실로 추대되었고 30여년간 제자들을 길러냈다.

1984년 100세의 나이로 미국 서부 능인선원 봉불식에 참석하며

해외포교에도 힘을 쏟던 스님은 덕숭총림 초대방장으로 추대됐다.

그 몇달 후 수덕사 방장실로 사용되는 염화실에서 101세로 열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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