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먹고 비만도 아닌데 '지방간이면 당뇨 조심' |
신촌세브란스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팀 연구결과 복부 비만 정도·콜레스테롤양 과체중 사람과 비슷 [조선일보 이지혜 기자] 정상체중이더라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세가 있으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과 마찬가지로 당뇨 등 생활습관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촌세브란스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팀은 2001년 4∼6월 30세 이상 성인 76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이 같은 결과를 국제 내과학 학술지(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차 교수에 따르면, 일주일에 알코올 140g 미만을 섭취하면서도 지방간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전체 조사대상자의 23.4%였다(정상체중 460명 중 16.1%, 과체중 308명 중 34.4%). 이 중 정상체중이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세를 가진 사람들은 과체중이나 비만이면서 지방간 증세가 없는 사람과 대사 기능 면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즉 정상체중이라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사람들은 복부 비만 정도, 공복 혈당치, 총 콜레스테롤양, 중성지방량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들과 비슷했다. 차 교수는 “정상체중이면 생활습관병과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방간 증세가 있는 사람은 비만한 사람만큼 대사 능력에 문제가 있다”며 “비만 등의 위험에 비해 지방간의 위험이 과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데도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비록 체중은 아무 문제가 없더라도 인슐린 저항성은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이므로 당뇨병 같은 생활습관병에 걸릴 위험이 그만큼 더 높다.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더라도 인슐린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져 지방의 분해나 저장이 잘 조절되지 않는 상태가 되면 주로 복부에 지방이 저장되는 복부비만이 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다는 것은 이미 복부비만이 시작됐다는 증거이므로 체중과는 무관하게 당뇨병 같은 생활습관병에 걸릴 위험도 이미 높아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양인들에 비해 지방 섭취가 적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인 기준으로 과체중이 아니라고 해서 그냥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차 교수의 지적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세는 단순히 ‘간’에 이상이 있다기 보다는 인슐린 저항성 등 대사에 이상이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며 “특히 정상체중이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세가 나타나면 식습관, 활동량 등 생활습관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차 교수는 재차 강조했다. 한편 강북삼성병원 종합건강진단센터가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지방간 판정률은 지난 1993년 12.2%에서 2003년 25.4%로 10년새 2배 이상 증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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