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공복시 혈당치가 110 mg/dl을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해야 한다는 새로운 진단기준이 제시됐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준용된 당뇨병 진단기준 공복혈당은 지난 97년 미국 당뇨병학회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26 mg/dl 이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단소위원회(위원장 박경수 서울대의대 교수)는 미국 당뇨병학회에서 제시한 당뇨병 진단기준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국내에 맞는 당뇨병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90년 이후 학술적으로 검증된 당뇨병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위원회는 이번 진단기준 설정을 위해 서울 목동, 경기 연천ㆍ안산, 전북 정읍 등 그동안 전국 4개 지역에서 대규모로 실시됐던 당뇨병 연구결과를 종합 분석했다.
전체 분석 대상자는 6천234명으로 이들의 평균연령은 51.9세(18~99세), 평균체중은 60.3 kg, 평균 공복혈당은 96 mg/dl, 식후 2시간 혈당 평균치는 122.6 mg/dl 이었다.
전체 연구대상자들의 당뇨병 유병률(기준치 126 적용)은 10.2%로 나타났는데 이 외에도 전체의 7%는 공복 혈당장애(공복혈당 110~125mg/dl)가 있었으며 13.5%는 내당능 장애(식후 2시간 혈당이 140~199mg/dl)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복 혈당 장애와 내당능 장애는 향후 당뇨병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당뇨 전단계라고 할 수 있다.
위원회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당뇨병 진단을 위한 공복 혈당 기준치를 새롭게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최적 공복 혈당 값은 110 mg/dl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전임의는 "그동안의 당뇨병 진단기준은 당뇨병 유병률이 높은 피마 인디언이나 미국 조사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한국인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기 때문에 공복혈당이 높지 않으면서도 당뇨병 유병률은 높아지는 등의 인종별 차이를 고려해 진단기준을 새롭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본인의 공복 혈당이 126 이하더라도 한국인은 110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공복 혈당을 110 이하로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일본도 현재 자체적인 당뇨병 진단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