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병과 마음의 병
어느 마을에 한 젊은이가 눈병이 생겼다. 눈이 빨갛게 충혈 되고 눈곱이 심하게 끼어 결국 동네 의원을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여러 날 동안 동네 의원에게 치료받아 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왜 이렇게 눈병이 안나지?” 하며 이번에는 다른 여러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였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아프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니 짜증은 점점 심해졌다.
‘아니 의원이라는 사람들이 그깟 눈병조차 제대로 못고치면서 어떻게 다른 병을 고친다고 하는지,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의원이 되었는지 모르겠구먼!’ 하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대고 동네 의원들을 욕하였다.
짜증을 내고 화를 낼 수록 눈은 더욱 충혈되었고 통증은 더 심해졌다. 이 젊은이는 평소에도 화를 잘 내고 성격이 급해서 주변사람들로부터 성질 좀 바꾸라고 누차 이야기를 듣고 살았었다.
하루는 친한 친구가 찾아와 아직도 눈병이 낫지 않은 것을 보고는 저 남쪽 지역에 용한 의사가 있다고 하니 가서 한 번 만나 보라고 일러주었다. 젊은이는 다 똑같지 뭐 다르겠냐고 투덜거리기만 했는데 그의 친구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꼭 가보라고 타이른다.
젊은이는 어차피 여기서 못 고치는 거 가서 보기라도 한다는 심정으로 길을 떠나 용한 의사를 찾아간다. 그 용하다는 의사는 이 젊은이의 눈을 보고서는 걱정 어린 표정으로 “아니 왜 이제야 여기에 왔는가!”하며 안타깝게 말을 하였다. 어안이 벙벙한 젊은이를 향해 “자네 눈이 지금 아주 심각한 수준이네, 그냥 나두면 눈도 멀게 되고 심하면 목숨도 위태로워 지지. 하지만 아직 희망이 있으니 내 말만 잘 들으면 눈 병을 나을 수 있는 길이 있다네”
덜컥 겁이난 젊은이는 병만 고쳐준다면 어떤 것이든 하겠다고 다짐하고 살려달라고 애원하였다. “내 말대로만 하면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 꼭 따라야 하네. 자네 눈 속의 화기가 얼마 있어 자네의 엉덩이로 내려와 큰 종기가 생길 걸세. 그 때 치료가 늦으면 큰 고생을 하고 병이 깊어지니 이 약을 먹으면서 엉덩이에 종기가 생기나 안 생기나 항상 신경쓰고 있게나” 하고 신신 당부하였다.
집에 돌아온 젊은이는 그 의원의 말대로 약을 먹으면서 자나 깨나 엉덩이를 만지고 살피며 혹시 종기가 생겨나지 않았는지 온통 그것에만 신경을 썼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만져 보고 또 만져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의원이 지어준 약을 먹다보니 눈병이 자신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상하기도 하고 확신이 안서 다시 다른 의원에게 가서 진찰을 받아보니 다 나았다고 한다. 그 환자를 치료했던 여러 다른 의원들도 너무 궁금해서 용한 의원이 지어주었다는 약을 한 번 살펴보았다.
보니 자기들이 처방한 약과 별 차이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가 없어서 그 의원들 중의 한 명이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가 물어보았다. 용한 의원이 말하기를 “성격이 급하고 다열질인 환자는 통증을 쉽게 견디지 못하고 빨리 낫기를 원해 안달을 하지요. 그 결과 화(火)가 눈을 계속 공격하게 되고, 그러면 눈은 더 충혈되고 눈병이 쉽게 안 납니다. 그래서 그의 주의력을 안전한 다른 곳으로 유도했을 뿐입니다.”
대개가 눈병이 나면 손으로 눈을 자주 만져 병이 더 심해진다. 그 의원은 환자의 주의를 아무런 병도 없는 멀쩡한 엉덩이로 유도하여 눈에 대한 신경을 엉덩이로 쏟게 하고 그와 병행하여 약을 복용시켰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전설적인 명의 이첨에 관련해 전해 내려오는 일화 중에 하나다.
우리는 살면서 어떤 물질적 대상이나 정신적 대상, 또는 과거와 미래의 어떤 사건에 대하여 과도하게 집착하여 병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게 쉽게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고 계속 생각이 따라 다니며 우리의 마음 공간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점점 머리는 무겁고 열이 나게 되고 혈압이 올라가며 그것이 오래 지속되면 정신적 신체적 병이 생긴다. 마치 눈병에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과 같다.
명상 방법 중에 관법수행이 있는데, 대상에 집중해도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 신체 부위나 어떤 편안한 이미지에 집중하게 해서 집착과 착각으로 비롯된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지치고 굳어진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방법이다.
보통 항상 우리가 하고 있는 호흡이나 배꼽 밑 단전, 또는 하체에 신경을 집중하여 열기가 아래 부분으로 모이게 해 몸의 조화를 만들어 정신과 육체의 편안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쉽게 되지 않는다면 따뜻한 물이나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그 느낌에 집중하게 되면 아주 도움이 많이 된다.
편안히 산책하며 발바닥에서 전해오는 느낌에만 집중하여도 되며 차 한잔을 하며 편안한 음악을 듣는 것도 훌륭한 방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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