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鄭사장 경영실패… 갈등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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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정연주 사장 |
다음 달 30일 임기가 끝나는 정연주(사진) KBS 사장에 대해 노동조합의 연임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또 외부 전문가들이 주도해 최근 발간한 ‘2005년 경영평가 보고서’에서도 정 사장의 경영 실책이 다수 지적됐다.
KBS 노조는 30일 청와대 앞에서 정 사장 연임 반대를 주장하며 이틀째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또 노조는 이날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방송 독립을 위한 KBS 사장 선임 방식,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KBS 노조가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 4050(전체 직원 5760명) 가운데 82.4%인 3337명이 정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영방송 철학 부재가 연임반대 이유=KBS 노조는 29일자 노보에 게재한 11쪽 분량의 정 사장 평가 특집을 통해 공영방송 철학 부재, 팀제 도입으로 인한 조직 갈등, 게이트키핑 기능 실종, 경영능력 부재, 수신료 정책 실패 등을 정 사장의 연임 반대 이유로 밝혔다.
노조는 공영방송 철학 부재 사례로 △역사와 대하드라마, 민속씨름 중계 중단 △문화전문채널 ‘KBS KOREA’ 폐지 △중간 및 간접광고 도입 주장 △상업적 프로그램 제작 장려 등을 꼽았다.
또 노조는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로 품위 상실을 들었다. 노보에 기고한 박상필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는 “KBS1 TV만 보더라도 드라마에 스포츠 중계는 말할 것도 없고 연예인들이 떼거리로 몰려나와 수다를 떤다. 공익광고 대신 다음 주에 새로 시작할 드라마를 소개하고 축구 사랑을 강요하며 채널 선택권을 박탈한다”고 혹평했다.
이 같은 상업주의 전략과 함께 정 사장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수신료 인상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수신료 인상은 국민 전체의 공감대가 선행돼야 함에도 정 사장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다수당이 되면 수신료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에서 “이번 선거를 잘 치르고 수신료 인상 목표를 달성하자”고 말해 정치적 편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것.
▽2005년 경영평가 실적=강남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강상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최영태 공인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6명이 참여한 경영평가에서도 팀제와 관련해 “사실에 근거한 신속하고 객관적인 보도가 생명인 뉴스에서 체계적 게이트키핑이 느슨해져 오보 가능성이나 보도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사회 일각에서 공영방송, 특히 KBS의 공정성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의 공정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경영 부문에 대한 평가에서는 상반기에 긴축 운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가 하반기에 법인세 환급을 제외하고도 387억 원의 흑자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경영의 필요성이 아쉬운 한 해였다”고 진단했다.
또 KBS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4억 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재원구조 안정화에는 기여하겠지만 정치권의 간섭에 KBS가 노출될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장 추천위 제도화 요구=노보를 통해 노조는 KBS 사장의 4대 조건으로 공공성 독립성 전문성 통합성을 제시했다. 특히 정치적 독립성과 관련해 “제작진이 옳다고 믿는 바를 방송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폭넓게 소개하고 논의하는 장으로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장 선임 방식과 관련해 30일 열린 토론회에서 노조는 “역대 대통령은 KBS 사장 자리에 자기 사람을 심어 왔으며 지금처럼 투명하지 못한 (사장 선임) 절차로는 정권의 밀실 인사를 배제할 방법이 없다”며 이사회와 사원 대표,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사장추천위를 제도화할 것을 주장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KBS 사장은 방송위원들이 선임한 KBS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동아일보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2005년 KBS 경영평가보고서 주요 내용 | |
평가부문 |
지적 내용 |
방송 |
―주말 주시청시간대 오락 프로그램 편중―사회 일각에서 KBS의 공정성에 대해 심각한 문제 제기―PD저널리즘은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음―게이트키핑이 느슨해져 오보 가능성이나 보도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 커짐―일부 오락 프로그램의 자사 프로그램 홍보, 가학성, 선정성 |
경영 |
―과학적 체계적 경영이 이뤄지지 않음―협찬수입 증가는 방송의 공정성에 영향 줄 수 있음―팀제 도입으로 내부관리 시스템 취약, 예산 통제 약화로 예산초과 집행―제작비 상승에도 제작 원가 비중이 하락, 연구개발 지출이 너무 적음―감사 결과에 대한 조치가 너무 너그러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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