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남자행(男子行) / 신흠(申)欽

淸潭 2025. 1. 25. 16:40

남자행(男子行) / 신흠()

상촌선생집 제7 / ()○칠언고시(七言古詩) 44

 

귀히 되어도 하나의 남자이고 / 貴亦一男子

천하여도 하나의 남자이나니 / 賤亦一男子

다만 지절을 잘 간직해야지 / 但能存志節

귀천은 부질없는 것일 뿐이라네 / 貴賤徒爾耳

생각건대 그 옛날 오창의 옛 술집에서 / 憶向吳閶舊酒壚

웃으며 반화포 벗어주고 한 번 취했고 / 笑脫蟠花沽一醉

돌아와선 대장군에게 읍만 하였는데 / 歸來長揖大將軍

갑 속의 부용검은 빛이 땅에 비추었네 / 匣裏芙蓉光照地

오후의 집엔 사람이 구름처럼 몰렸건만 / 五侯庭館如雲

팔 내저어라 명함 한번 내민 적 있었나 / 掉臂那曾投漫刺

양주로 가서 질지를 베 죽이고자 하여 / 欲去涼州斬郅支

허리에 붉은 활 메고 백마를 탔도다 / 腰下彤弓跨白騎

인간 세상의 길이 어려움을 누가 알랴 / 誰知人世行路難

염예퇴와 구당협에도 평탄한 길 생긴다오 / 灔澦瞿塘生坦道

청문의 어느 곳에 오이를 심을 만했던고 / 靑門何處可種瓜

땅에 그득한 낙엽을 쓸지도 않았었네 / 滿地落葉秋未掃

아 뜻은 크나 쓰임을 받지 못하나니 / 嗟哉志大不見售

만사가 아득해라 끝내 무엇이 있을꼬 / 萬事悠悠竟何有

끌채 밑의 말처럼 얽매임을 어떻게 견디랴 / 安堪局束轅下羈

천지가 나를 낸 게 뜻이 있는지 없는지 / 天地生吾有意否

남아가 세상에 헛되이 늙지 않는 법이라 / 男兒於世不虛老

쇠뿔 두드리며 노래하다 끝내 때를 만났네 / 叩角狂歌終遇際

 

[-D001] 오창(吳閶) :

() 나라의 창문(門閶) 거리를 말함.

[-D002] 반화포(蟠花袍) :

무인(武人)이 입는 것으로, 겹겹의 꽃모양을 넣어서 만든 겉옷을 말함.

[-D003] 대장군에게 …… 하였는데 :

한 무제(漢武帝) 때 대장군 위청(衛靑)이 위세가 대단하였으나, 급암(汲黯)은 그를 볼 적에 읍()만 하고 절을 하지 않았던 고사에서 온 말로, 여기서는 즉 남자의 기개(氣槪)를 비유한 말이다.

[-D004] 질지(郅支) :

흉노 선우(匈奴單于)의 명호인데, 그는 한 원제(漢元帝) 때 한 나라 사신(使臣)을 죽이고 반항하다가 장탕(張湯) 등에 의해 참살(斬殺)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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