關東紀行二百韻 關東錄
어우집 후집 제1권 / 시(詩)○관동록(關東錄)
관동기행 2백 운 〈관동록〉○경인년(1590, 선조23)
임진년(1592) 난리에 원고를 잃어버렸는데, 을사년(1605) 7월, 강릉(江陵)의 진사 최삼(崔參)이 보내 주었다. 또 시를 주었는데, “옛적 오랑캐 상인은 어리석게 제 몸을 갈랐는데, 한 치 구슬 응당 귀신처럼 지켜야 하네. 부럽구나 인상여는 온전한 구슬 가지고 조나라로 돌아왔으니, 끝내 열 개의 성에 맞먹는 물건을 헛되이 버렸네.” 하였다.
연호는 만력 기원 / 萬曆紀元號
때는 열 여덟 번째 해 / 時維十八霜
세월 흘러 경인년 되었는데 / 流年丁白虎
좋은 계절 때마침 봄이라네 / 佳節屬靑陽
강원 감영의 보좌관 자리가 비어 / 佐缺關東幕
이조가 형조 낭관에서 옮겨주었네 / 銓移刑部郞
윤음 받들어 대궐을 하직하고 / 承綸辭鳳闕
눈물 머금고 모친께 인사했네 / 含淚拜萱堂
해 저물어 역마를 재촉하고 / 西日催郵傳
동쪽 교외에서 전별연 벌였네 / 東郊設供張
평구역 객사에서 처음 자고 / 平邱新旅枕
수종사 옛 선방에 묵었네 / 水寺舊禪房
나각소리 번갈아 맑게 울리고 / 螺角交淸響
솔과 덩굴도 성은을 입었네 / 松羅識寵光
용진에서 큰 배 타고 / 龍津流桂楫
갈농 갈산(葛山)이다. 외조의 묘소가 있다. 에서 좋은 술 올렸네 / 葛壠奠椒漿
친척들이 다투어 기쁘게 맞이하고 / 骨肉爭欣迓
음식으로 멀리까지 전송했네 / 壺餐爲遠將
경기의 지평을 지나 / 砥平經甸域
강원 경계의 송현에 당도했네 / 松峴踐原疆
나는 도사에 걸맞지 않으나 / 亞使人非稱
관찰사의 예우는 성대하였네 / 邦君禮甚莊
순후한 풍속은 메마른 그루터기도 소생시키고 / 淳風蘇槁枿
아름다운 정사는 감당나무까지 두루 미쳤네 / 嘉政浹甘棠
지위는 입 다문 최승에 가깝고 / 位逼崔丞噤
벼슬살이는 오만한 맹위처럼 깨끗하네 / 官淸孟尉狂
맨 머리로 있을지언정 어찌 두건을 쓰랴 / 科頭寧着幘
배를 드러낸 채 옷을 여미지 않네 / 坦腹不披裳
서기의 직무 내가 어찌 관여하랴 / 書記吾何與
계획 세우기도 내가 감당할 수 없네 / 籌謀我莫當
형틀 씌우고 매질하기를 멈추니 / 楊桁休楚扑
기러기처럼 줄 서는 사람 없네 / 鴈鶩絶趨蹌
술동이에 좋은 술 맑고 / 桂酒澄樽裏
미인은 옆에서 아양 떠네 / 蛾眉媚坐傍
빙허 누각 이름이다. 의 높은 난간 멀고 / 憑虗危檻逈
정우 못 이름이다. 의 굽은 못 향기롭네 / 凈友曲池香
경치 좋은 관어대 대 이름이다. 를 구경하고 / 臺賞觀魚勝
시원한 수석정 정자 이름이다. 에 임하였네 / 亭臨漱石凉
긴 숲은 푸른 언덕을 두르고 / 長林環岸翠
가파른 절벽이 푸른 냇물 감쌌네 / 峭壁繞流蒼
상원사 치악산에 있다. 는 이름난 사찰이라 하는데 / 上院稱名刹
가파른 언덕에 높이 터를 잡았네 / 喬基占峻崗
목련은 외딴 시내에 그늘지고 / 木蓮陰絶磵
바위 길은 대숲에서 나왔네 / 巖逕出脩篁
만 리 경치가 두 눈에 들어오고 / 萬里來雙瞙
천 개의 산이 평상으로 모이네 / 千山湊一床
하나하나 방문하자니 바쁠 테고 / 歷詢當汲汲
말 달리며 보자니 성대하다네 / 馳驟載彭彭
주천석이라는 이름만 남아 있고 주천현의 주천석이다. / 酒石名空在
냇가 누각은 본 적이 없네 청허루이다. / 溪樓見未甞
산 앞이라 주렴에 이슬 방울지고 / 山當簾滴滴
물결이 둘러싸 베갯머리에 울리네 / 波匝枕鏘鏘
바람 맞으며 철적을 불고 / 鐵笛臨風弄
달 뜨기를 기다려 고깃배 띄우네 / 漁舟待月航
평창은 큰 산에 둘러싸였고 / 平昌圍巘嶽
화역 대화역이다. 동굴이 있다. 에는 마을이 드무네 / 和驛少村庄
종유석에서 기름진 액이 흐르고 / 鍾乳流膏液
공수반과 공수가 깎아 만든 듯하네 / 般倕逞斧斨
머리와 눈이 있는 사람을 보는 듯하고 / 看人頭目在
도랑은 있으되 곡식은 없는 듯하네 / 有洫稻粱亡
횃불을 비춰보니 샘은 끝이 없고 / 束火泉無極
줄을 매었으니 길을 잃지 않네 / 縻繩路不茫
청심 누각 이름이다. 은 좋은 경치 제공하고 / 淸心供勝賞
나그네는 봄놀이 즐기네 / 征客辦春望
말머리가 대산 가는 길을 향하니 오대산이다. / 馬首臺山路
종소리가 월사의 행랑에서 들려오네 월정사이다. / 鐘聲月寺廊
파란 봉우리 다섯 개가 아름답고 / 翠岑猗五角
푸른 전나무 천 그루가 늙었네 / 蒼檜老千章
한강이 끝내 바다로 흘러가니 / 漢水終朝海
우통수 물 이름이다. 는 이곳에서 발원하네 / 牛筒此濫觴
금강연 못 이름이다. 은 천 아름이나 되는데 / 金剛千抱合
기름진 물이 백 길 넘게 모였네 / 膏滀百尋强
뛰어오르는 물고기가 이마를 부딪치고 / 點額魚超級
도화꽃은 이리저리 흘러가네 / 桃花浪沸湯
횡계 역 이름이다. 에서 아침에 말을 먹이고 / 橫溪朝秣馬
관령 대관령이다. 에서 저녁에 짐을 꾸렸네 / 關嶺晩治裝
쌓인 눈은 항상 싸늘하고 / 積雪長凄凜
빽빽한 숲은 반나마 쓰러졌네 / 森林半死僵
날이 개어 구름과 안개 걷히니 / 雲煙晴不礙
하늘과 얼음이 섞여 구분할 수 없네 / 天氷混難詳
촉도처럼 천혜의 험지 웅장하고 / 蜀道雄天險
진나라 효산처럼 높이 가로막았네 / 秦崤捋巨防
명주 강릉이다. 는 창고로 일컬어지니 / 溟洲稱府庫
바닷가 고을에 어진 이 많네 / 海國富賢良
백성 풍속 주나라 때처럼 돈독하니 / 民俗敦周禮
인재는 학교에 모여 있네 / 人才萃夏庠
정려문 없는 집이 없으니 / 無閭貞不表
마을마다 모두 효도로 표창받았네 / 有里孝皆彰
경포는 평소 실컷 들었는데 / 鏡浦聞常飽
놀잇배 타는 소원 비로소 이루었네 / 蘭舟願始償
깊어도 어깨와 등이 잠기지 않고 / 深無沒肩背
얕아도 큰 배를 띄울 만하네 / 淺可泛艅艎
먼 물가에 푸른 솔 둘러싸고 / 遠渚蒼松匝
긴 백사장에 흰새가 나네 / 長沙白鳥翔
화려한 정자에서 비단 휘장 걷으니 / 華亭褰錦帳
안개와 물결이 돛을 움직이네 / 煙浪駕風檣
하지장의 감호는 새로운 감호로 옮겨오고 / 賀鑑移新鑑
홍장은 옛 화장 바꾸었네 후홍장은 기녀 이름이다. / 紅粧換舊粧
한송 정자 이름이다. 에 신선 자취 오래되었고 / 寒松仙跡古
비단 같은 구름은 들판을 불태우는 듯 / 雲錦野燒煬
허리 대 이름이다. 는 어느 때 모였던가 / 許李何時會
풍류를 잊을 수 없네 / 風流不可忘
숲의 나무는 기억하는 듯하고 / 樹林如有識
암석은 온통 아름다운 명성 전하네 / 巖石摠流芳
율항은 하늘까지 솟았고 / 栗項揷霄漢
화봉 율항과 화봉은 모두 고개이다. 에 푸른 나무 무성하네 / 火峰攢豫樟
험한 길은 효자를 시름겹게 하고 / 畏途愁孝子
위태로운 비탈은 구불구불 창자를 닮았네 / 危磴學回膓
삼척은 아름답다고 전하는데 / 佳麗傳三陟
풍요로워 모든 창고 가득하네 / 豐饒溢萬倉
그 전답은 상상이니 / 厥田惟上上
벼가 많아 참으로 풍년일세 / 多稌儘穰穰
북야 들판 이름이다. 는 솔에 덮여 길이 희미하고 / 北野松迷路
서루 죽서루이다. 는 대나무가 담장을 둘러쌌네 / 西樓竹繞墻
흰 산에는 푸른 빛 엉기고 태백산이다. / 白山凝翠黛
붉은 절벽은 푸른 물결에 잠겼네 적벽이다. / 丹壁蘸滄浪
대 위에 호롱불 빛나고 / 臺上篝燈熀
물결 가운데 성곽 불빛 반짝이네 / 波心城火煌
강을 가로지르는 박판 소리 시끄럽고 / 橫流閙歌板
난간에 임하여 송어와 방어를 낚네 / 臨檻釣鱒魴
바위는 변하는 모습 무궁하고 / 石幻無窮態
대는 헤아릴 수 없는 바다를 밟네 능파대이다. / 臺凌不測洋
가파른 바위는 창칼과 같고 / 巉巖如釰戟
걸터앉은 모습은 범과 이리 비슷하네 / 蹲踞似虎狼
장현은 도령과 이어졌고 모두 고개 이름이다. / 長峴連刀嶺
수대 원수대 는 맹방 지명이다. 과 이웃하였네 / 帥臺隣孟坊
지명은 군석 소공이요 소공대이다. / 地名君奭召
백성은 황 익성을 떠올리네 황희이다. / 民想翊成黃
짧은 비석에 이끼 무늬 얼룩지니 / 短碣苔紋蝕
천추에 큰 공렬 드날리네 / 千秋茂烈揚
울릉 섬 이름이다. 은 바다에 떠 있는데 / 蔚陵浮海浪
푸른 봉우리가 하늘에 드러났네 / 蒼巘露天潢
큰 배도 죽순이 떠 가는 것 같고 / 如艦漂篁笋
넘실대는 파도는 사슴과 노루가 뛰는 듯하네 / 隨波渡鹿麞
울주 울진 의 관청은 드높은데 / 蔚州巍官閣
산가에 왕대가 자라네 / 山家長篔簹
끊어진 벼랑 끝없이 높은데 / 厓斷高何極
큰 동굴 깊이를 헤아릴 수 있으랴 성류굴이다. / 竅呀深可量
작은 문은 밤새도록 열려 있고 / 小門通永夜
가로지른 잔도는 음지로 들어가네 / 橫棧入無暘
날아다니는 박쥐 이루 세기 어렵고 / 蝙蝠飛難數
교룡은 보기가 두렵구나 / 龍蛟見可惶
종유석은 거꾸로 심은 연꽃 같고 / 倒栽敷菡萏
석순은 낭간을 부은 듯 서 있네 / 垂植注玕琅
층층 탑은 은빛 옥빛 짙고 / 層塔濃銀玉
샘은 물소리 내며 쏟아지네 / 飛泉碎水瑲
바람 없어도 싸늘하고 / 無風寒冽冽
물은 검게 넘실거리네 / 有水黑汪汪
나와 보니 하늘은 어찌 그리 넓은가 / 旣出天何曠
뒤미처 생각하니 꿈에서도 무섭네 / 追思夢尙恇
바위 문이 사이에 통해 있는데 / 石門通間介
모래섬 정자는 노닐기 좋네 / 洲榭合相徉
망양 정자 이름이다. 의 실상을 잃지 않아 / 不失望洋實
멀리 시야를 가리는 것 없네 / 曾無遠目障
은빛 산이 번갈아 출몰하니 / 銀山相出沒
쟁소리 북소리 얼마나 시끄럽나 / 金鼓幾鏗鏜
교인은 다투어 조개를 나르고 / 鮫子爭輸蚌
어부는 너도나도 뱃전을 치네 / 漁人競擊桹
월송 정자 이름이다. 에서 긴 꿈을 꾸고 / 越松長夢想
달빛 아래 비로소 배회하네 / 乘月始彷徨
푸른 소나무는 은하수에 둘러싸이고 / 蒼鬣籠天漢
차가운 모래는 눈앞에 빛나네 / 寒沙耀眼眶
까마귀와 솔개가 내려온 적 없으니 / 烏鳶曾不下
어찌 황폐한 가시덤불 되리오 / 草棘詎能荒
분칠한 과녁은 높은 나무에 걸쳤고 / 粉革披高樹
화려한 누각은 험한 해자를 짓누르네 / 華樓壓峻隍
남쪽 지방은 이미 두루 다녔고 / 南關蹤已遍
북쪽 지방으로 말 타고 가네 / 北路馬交驤
연곡 역 이름이다. 에서 세 사발 차를 마시고 / 連谷茶三碗
동산 역 이름이다. 에서 한바탕 꿈을 꾸었네 / 洞山夢一塲
모랫소리 우석 우암이다. 에서 메아리치니 / 沙從牛石響
바람은 현산 양양이다. 에 이르러 일어나네 / 風到峴山颺
사람은 가고 동굴만 남았는데 / 人去遺窠穴
움푹한 바위는 솥과 닮았네 / 巖窪類鼎鐺
땅은 남았으나 신선은 숨었고 / 地存仙子秘
정자는 오래되고 바닷구름 상서롭네 / 亭古海雲祥
조자의 재주는 보배와 같고 / 趙子才圭璧
하공의 그릇은 동량과 같네 하조대이다. / 河公器棟樑
높은 공로 역사에 빛나고 / 高功光簡策
남은 자취 범상치 않네 / 遺跡異尋常
물결 고요하니 흰 비단 다린 듯하고 / 波靜氷紈熨
안개 가라앉으니 소나무에 이슬 맺혔네 / 煙沈松露瀼
세 마리 고래가 나란히 뛰니 / 三鯨齊躍躍
드넓은 만경창파도 좁아 보이네 / 千頃縮滄滄
수염 떨치며 우레 같은 소리 내고 / 奮鬣雷霆閧
물결 날리며 안개와 비를 퍼붓네 / 飛澇霧雨霶
역참은 푸른 계수에 둘러싸였고 / 驛亭圍翠桂
큰길에 수양버들 그늘졌네 / 官道蔭垂楊
장인이 수고하여 새 집을 지으니 / 新屋勞王繭
화려한 현판은 옥으로 꾸몄네 / 華題餙玉瑭
낙산 절 이름이다. 에서 술 취해 잠드니 / 洛山欹醉枕
시인은 시 주머니 넉넉해지네 / 騷客富詩囊
숲속의 새 우는데 봄은 저물고 / 林鳥靑春暮
배꽃은 흰 눈처럼 날리네 / 梨花白雪䨦
금계가 새벽잠을 깨우니 / 金鷄驚曉枕
햇무리가 부상에서 뻗어오네 / 烘暈射扶桑
괴이한 기운 어지러이 얽히고 / 恠氣紛相糾
맑은 바람 옆에서 부네 / 淸風來自旁
노을이 피어오르니 하늘은 타는 듯하고 / 霞蒸天似燬
붉게 물든 바다는 핏빛이네 / 猩染海爲衁
큰 파도가 삼켰다 도로 뱉고 / 巨浸呑還吐
태양은 떴다가 다시 내려앉네 / 暘烏頡復頏
순식간에 해가 떠오르니 / 斯須浮火轂
환하여 터럭까지 구별하겠네 / 昭晣辨毫芒
신선 고을에 당석 식당암이다. 있다는 말을 듣고 / 仙府聞堂石
하늘에서 드리운 띠로 토왕을 알아보네 토왕굴에 긴 폭포가 있다. / 天紳認土王
가마 타고서 설악 산 이름이다. 을 찾고 / 藍輿尋雪嶽
바위 동굴에서 금강 동굴 이름이다. 을 바라보네 / 巖窟望金剛
천후산에 와서 지팡이를 울려 보고 / 天吼來鳴杖
바위 동굴에 소리가 나면 바람이 분다. 그러므로 천후산이라 하였다.
기이한 봉우리가 여기저기 창을 묶은 듯하네 / 峰奇亂束槍
바위는 평평하여 온통 탑상 같은데 / 石平渾類榻
벼랑에 교묘하게 절을 지었네 천후산 굴 속에 절이 있다. / 崖广巧爲廂
만 그루 나무가 잠시 흔들리니 / 萬木俄披拂
천 명의 군사가 창을 휘두르는 듯하네 / 千軍似掠槍
진인이 수읍(䢘邑)에서 노니니 / 眞人遊䢘邑
호수 영랑호이다. 의 승경은 항주보다 낫네 / 湖水勝餘杭
비단 자리를 높은 언덕에 펴고 / 綺席臨危岸
배 한 척을 굽은 못에 대었네 / 孤舟艤曲塘
둘레는 악묘를 둘러쌀 정도인데 / 幅貟環嶽廟
깊은 곳도 얕은 곳도 물풀로 덮였네 / 深淺羃菰蔣
바다 저편 물가에 해당화 무성하고 / 隔海棠迷渚
고기가 많아 음식으로 상어를 올리네 / 多魚食薦
긴 백사장에서 해오라기 잠자고 / 沙長眠鵠鷺
넓은 물결에서 원앙이 목욕하네 / 波闊浴䲶鴦
청간 정자 이름이다. 은 날개를 펼친 듯하고 / 淸磵如舒翼
장송은 생황을 연주하는 듯하네 / 長松怳奏簧
달 비치는 창가에서 계수나무 그림자 맞이하고 / 月窓迎桂影
풍랑이 넘실거리는 모습을 보네 / 風浪看陵襄
소리 높여 노래하니 교룡과 악어도 놀라고 / 高唱驚鮫鰐
맑은 퉁소 불어 봉황을 부르네 / 淸簫引鳳凰
자라를 낚아도 참으로 나쁘지 않으니 / 釣鰲眞不惡
바위를 채찍질한들 무슨 상관이랴 / 鞭石也何妨
화포는 아름다운 선비 같고 / 花浦如佳士
선담 유선담이다. 은 고운 여인 같네 / 仙潭似美娘
백성은 억새를 베어 땔감으로 바치고 / 供薪民刈荻
아전은 창포를 거두어 자리를 짰네 / 編席吏收菖
고을이 깊은 못에 빠지니 / 縣邑三泉陷
만 백성 목숨이 재앙을 당했네 / 居民萬命殃
옛 읍지에 고을이 무너져 화포(花浦)가 되었는데 물 밑바닥에 관아와 아전이 보인다고 한다.
신선은 흰사슴 머물게 하고 / 靈仙淹白鹿
황량지몽 같은 속세를 조문하네 / 塵世吊黃粱
글을 칼날로 삼아 기예 다투고 / 戰藝文爲刃
예를 벼리로 삼아 그물 펼치네 / 張羅禮作綱
이때 간성에서 과장(科場)을 열었다.
능력 없으면 쫓아내는 것이 마땅하니 / 無能宜剔去
잘하는 것 있다면 어찌 드러내지 않으랴 / 有善盍明敭
장인은 재목을 고르고 / 匠石掄梧檟
명의는 약재를 모으네 / 醫扁蓄桂薑
외딴 곳이니 누가 가르치랴 / 偏荒誰訓迪
언어가 마치 광대의 말 같네 / 言語若優倡
옹치를 봉하였다 말하지 말게 / 莫道封雍齒
도리어 명마를 버렸다는 의심 받겠네 / 還疑棄驌驦
잔치 자리에서 〈녹명〉 연주 그치고 / 貢筵鳴鹿罷
높은 누각에서 음악 소리 울리네 / 高閣鼓鐘鋃
패옥 풀고 파역 명파역이다. 에서 쉬고 / 解佩休波驛
채찍 휘둘러 대강 고성역이다. 을 향해 가네 / 揮鞭指大康
배 모양 바위는 만 곡이나 될 정도로 크고 선암이다. / 舸巖雄萬斛
종 모양 바위는 천 곳에 괴이한 상처 났네 현종암이다. / 鐘石恠千創
서악은 오회 지방 같고 / 西嶽如吳會
남강 고성의 강 이름이다. 은 초나라 상수 같네 / 南江似楚湘
바다가 멀어 눈이 어지럽고 / 海遐愁眼纈
산이 가까워 머리를 들어야 하네 / 山近費頭昂
정자에서 두 가지 즐거움 겸하였는데 해산정이다. / 亭上兼雙樂
몸은 이미 만신창이라네 / 身中已百痒
바닷가에서 신선의 자취 찾는데 / 仙蹤尋海漵
이별하는 포구에 물새 소리 시끄럽네 삼일포이다. / 別浦聒鶖鶬
앞 봉우리의 희미한 글자 / 依約前峯字
분명 남석행이라네 / 分明南石行
붉은 글씨로 ‘술랑도남석행’ 여섯 자가 적혀 있다.
천 봉우리 노닐어도 싫증 나지 않는데 / 千峰遊不厭
사흘 만에 떠나니 어찌 그리 급한가 / 三日去何遑
오래된 절에서 승려가 종을 치고 몽천암이다. / 寺老鳴鐘釋
비석은 양이 뿔을 갈아 마멸되었네 관청에서 양을 기른다. / 碑侵礪角羊
외로운 섬은 돌짐승이 웅크린 듯하고 사선정이다. / 嶼孤蹲石獸
오래된 정자의 섬돌에 귀뚜라미 우네 / 亭古咽階螿
먼 포구에 군옥 대 이름이다. 이 펼쳐지고 / 極浦羅群玉
기이한 바위는 비계를 자른 듯하네 / 奇巖等截肪
옹암 옹천이다. 에 목책이 빽빽한데 / 甕巖森木柵
오솔길로 행상이 다니네 / 線路達行商
천도 섬 이름이다. 는 누가 뚫은 것인가 / 穿島誰䟽鑿
금란 굴 이름이다. 은 교묘히 깎았네 / 金幱巧削鎊
햇빛을 받아 푸르고 붉게 빛나고 / 靑紅延日暈
휑하니 하늘 문이 열려 있네 / 呀谺啓天閶
물결은 바위 틈에 부딪치고 / 浪漱衝崖隙
모래는 밝아 옥처럼 빛나네 / 沙明粲玉璋
사람의 힘을 용납하지 않는 곳이니 / 不容人力處
귀신이 만들어 숨긴 줄 알겠네 / 方識鬼謀臧
육면의 총석 정자 이름이다. 이 네 개 있는데 / 六面四叢石
천 번 녹이고 백 번 불린 강철 같네 / 千鎔百鍊鋼
하늘의 솜씨 어찌 그리 기괴한가 / 天工何詭恠
조화는 참으로 광대하구나 / 造化甚荒唐
먹줄을 친 것처럼 가지런하고 / 整整如繩墨
각수(角宿)와 항수(亢宿)에 닿을 만큼 높네 / 高高近角亢
천 길 높이에 서로 들쑥날쑥하니 / 千尋交起伏
오색빛깔 비단처럼 찬란하네 / 五采爛緋緗
바다가 넓으니 돛을 펼칠 만하고 / 海闊堪張帆
바람이 고요하니 건너기 좋네 / 風恬好涉卬
시중대 대 이름이다. 는 이미 오래되어 / 侍中臺已舊
조문하는 나그네 공연히 눈물 흘리네 / 吊客涕空滂
개인 모습은 비단이 떠 있는 듯하고 / 霽色浮羅縠
파도 소리는 우성과 상성처럼 진동하네 / 波聲振羽商
탑상 곁에서 산은 북쪽으로 달리고 / 榻邊山走北
구름 너머로 땅은 오랑캐와 이어졌네 / 雲表地連羌
흡곡에서 곧장 북쪽으로 바다 너머가 바로 경흥이다. 날이 맑을 때마다 볼 수 있다.
행차를 돌리니 돌아갈 길 아득한데 / 轉旆歸程邈
둥근 못에 느지막히 모를 심었네 / 回塘晩稻秧
신선의 산이 지척에 보이니 / 仙山瞻咫尺
천석고황의 벽(癖)이 있는 신세라네 / 身世癖膏肓
가죽신 대신 짚신을 신고 / 芒屩替靴韈
관복 대신 연잎 옷을 입네 / 荷衣代鷫鸘
높은 낭떠러지에 발연폭포 급히 흐르니 / 厓危鉢水急
발이 미끄러워 비탈 구르는 공처럼 빠르네 / 足滑坂丸忙
발연폭포는 높이가 수십 길인데 물속의 이끼가 몹시 미끄러워 사람이 오르다가 떨어지더라도 피부는 다치지 않는다.
떨어지면 뼈가 응당 부서질 테고 / 倒落骨應碎
연못에 빠지면 몸은 다치지 않네 / 淵沈身不傷
풍교 단풍교이다. 에서 두건과 버선을 씻고 / 楓橋滌巾襪
유점 절 이름이다. 에서 수레를 멈추었네 / 楡岾舍車箱
산 모습은 초각에 어른거리고 산영루이다. / 山色映譙閣
시내의 빛은 대들보에 걸쳐 있네 백천교이다. / 川光亘畵樑
천 개의 소라 같은 불정 대 이름이다. 은 빼어나고 / 千螺佛頂秀
구정 골짜기 이름이다. 꼭대기 바위는 네모졌네 / 九井石巓方
얼음 맺힌 동굴은 추워서 여름도 없고 / 氷竇寒無夏
단 샘물은 달기가 사탕과 비슷하네 / 甘泉味似糖
용연 구룡연이다. 에는 샛길도 없고 / 龍淵無逕路
교룡의 굴이 칼끝처럼 모여 있네 / 蛟穴攢鋒鋩
첩첩이 쌓여 구름과 이어져 일어나니 / 疊穎連雲起
가뭄을 만나면 희생을 바치며 비네 / 三牲遇旱禳
늙은 잣나무 붙잡고 비로 봉우리 이름이다. 에 오르니 / 毗盧攀老栢
온 세상이 쌀겨처럼 작아 보이네 / 寰宇視微糠
늘어선 산은 신첩과 같고 / 列嶽如臣妾
하늘은 옥황상제 있는 곳과 가깝네 / 諸天近玉皇
보배 같은 나무는 무리지어 줄을 이루고 / 琪生樹黨伍
무성하게 자란 풀은 향기를 뿜네 / 瑤茁草芳薌
가다가 이슬을 마시며 배를 채우고 / 吸液行充腹
영지를 캐어 광주리에 가득 담네 / 茹芝采滿筐
사자가 걸터앉은 봉우리는 우거지고 사자봉이다. / 獅蹲峯矗矗
거북 숨은 물은 끝이 없네 귀담이다. / 龜伏水泱泱
기둥 하나가 천 년 동안 우뚝하니 보덕굴이다. / 一柱千年聳
만 개의 폭포가 다투어 길게 흐르네 골짜기 이름이다. / 爭流萬瀑長
못의 배 선담이다. 는 욕망의 물결 넘고 / 潭船超慾浪
석마 봉우리 이름이다. 는 명예의 굴레 벗어났네 / 石馬脫名韁
묘길 절 이름이다. 의 경쇠는 고요하고 / 妙吉風欞靜
마하 절 이름이다. 의 탑상은 바르네 / 摩訶月榻匡
개심 암자 이름이다. 은 판자로 지붕 지었고 / 開心板爲屋
진헐 대 이름이다. 에서 승려가 벽곡하네 / 眞歇釋休粮
연나라 나그네는 형가를 전송하고 / 燕客送荊軻
유방의 군사는 초나라 노래를 불렀네 / 劉軍發楚喪
흰 산은 기리계와 같고 / 皤然山綺季
예쁜 바위는 모장과 같네 / 姣爾石毛嬙
늙은 학은 화표주를 떠나고 / 老鶴辭華表
북망산의 외로운 무덤에 조문하네 / 孤墳吊北邙
신선은 어찌 그리 탁월한가 / 眞仙何矯矯
어리석은 속인은 끝내 헤매는구나 / 愚俗竟倀倀
넓은 바위는 이름과 실상이 다르고 / 闊岩名殊實
황폐한 밭은 곡식과 잡초가 섞였네 / 荒田糓雜稂
한계산에 푸른 절벽 서 있고 한계산에 폭포와 절벽이 있다. / 寒溪排翠壁
폭포에서 구슬 같은 물방울 흩어지네 / 懸水散明璫
맑은 날 안개는 사람 옷 적시고 / 晴霧人衣濕
쓸쓸한 바람에 나그네 상심하네 / 悲風客思傷
흰 달빛은 항상 하늘하늘하고 / 素光長裊裊
맑은 물소리는 방울처럼 울리네 / 淸韻激鉠鉠
산 중턱 가로지른 구름이 걷히니 / 雲卷衡山腹
한계산을 노닐며 속으로 비가 그치기를 기도하였다.
멀리 도솔향까지 바라보이네 / 眼窮兜率鄕
나루 이름을 물으니 모진이라 하기에 / 問津名以母
노를 멈추고 우리 어머니 생각하네 / 停棹憶吾孃
성상의 은택으로 밥을 더 먹지만 / 聖澤雖加飯
사사로운 마음은 별미를 사모하네 / 私情慕異糧
소양 강 이름이다. 에서 고기와 자라를 잡는데 / 昭陽打魚鼈
피리 소리는 과부의 울음 같네 / 雕管泣嫠孀
승려 보우가 예전에 살았으니 / 雨釋曾棲息
요승 보우가 형벌을 피해 청평산으로 도망하였다.
청평의 일은 개탄스럽네 / 淸平事慨慷
강산에 승경 남아 있고 / 江山留勝槩
풍속은 태평성대라네 / 風俗屬時昌
속세 생각은 화로에 깃털 태운 듯하고 / 塵想爐燃羽
선심은 씻은 장미처럼 드러나네 / 禪心露洗薔
못의 고기는 도랑으로 돌아가고 / 池魚歸港漭
메추리는 느릅나무를 떠나네 / 斥鷃去楡枋
가는 곳마다 즐거우니 / 觸地要爲樂
어찌 꼭 강씨를 아내로 삼으랴 / 求妻豈必姜
이제부터 보잡을 유람하니 사탄의 폭포 이름이다./ 從玆遊寶匝
팽조와 상자가 같은 줄 알겠네 / 偏覺等彭殤
기이하고 수려한 산수가 넉넉하고 / 奇秀饒泉石
순박하여 도둑이 없네 / 淳庬息寇攘
태어난 사람 대부분 장수하고 / 有生多壽考
여위고 허약한 사람 보이지 않네 / 無物見羸尩
온 들판에 벼와 기장 쌓였으니 / 遍野堆禾黍
일 년 내내 가뭄과 황충 없네 / 終年謝旱蝗
공명은 파초로 덮은 사슴 같고 / 功名覆蕉鹿
세상사는 매미 잡는 사마귀 같네 / 世事捕蟬螗
승려는 시와 술을 바치고 / 山客供詩酒
시골 사람은 제삿밥을 주네 / 村人饋粔䊗
몸소 쟁기를 잡아야 하니 / 要當躬摯耟
굳이 주황을 낚을 것 없네 / 不必釣周璜
만승의 지위 무엇하러 돌아보랴 / 萬乘終何顧
천금은 자신을 해치는 것이라 경계하네 / 千金戒自戕
사또가 분명하게 다스리니 / 使華明按察
고을에 탐관오리 사라졌네 / 州邑戢貪贓
개집에는 털이 긴 개가 누워있고 / 竇卧生氂犬
집에는 머리만 큰 양이 없네 / 宊無賁首䍧
충성과 청렴을 좋아해야 하고 / 忠淸要自好
물욕에 마음을 뺏기지 말라 / 物欲莫交相
높이 걸어 놓은 거울을 본받고 싶으니 / 欲效懸臺鏡
수레바퀴에 맞서는 사마귀 같아 부끄럽네 / 還慚拒轍蜋
한 마음으로 나라 다스리기 기약하며 / 一心期共國
시종일관 힘쓰리라 / 終始尙云蘉
[주-D001] 옛적 …… 갈랐는데 :
서역의 오랑캐 상인이 아름다운 구슬을 얻자 제 몸을 가르고 그 속에 넣어 감추었다는 일화가 있다. 《資治通鑑 卷192》
[주-D002] 부럽구나 …… 버렸네 :
전국 시대 진(秦)나라 소왕(昭王)이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에게 열 다섯 개의 성을 줄 테니 화씨벽(和氏璧)과 바꾸자고 하였다. 혜문왕은 인상여(藺相如)에게 화씨벽을 주어 진나라로 보냈는데, 소왕이 약속을 지키지 않자 인상여가 계책을 써서 화씨벽을 온전히 가지고 돌아왔다. 《史記 卷81 廉頗藺相如列傳》
[주-D003] 강원 …… 옮겨주었네 :
1590년 형조 낭관으로 있던 유몽인은 강원 도사에 임명되었다.
[주-D004] 아름다운 …… 미쳤네 :
주 무왕(周武王) 때 소공(召公)이 서백(西伯)으로 부임하여 선정을 베풀자 백성이 그가 쉬었던 감당나무를 보존하고 노래를 지어 불렀다. 《詩經 甘棠》
[주-D005] 최승(崔丞) :
남전승(藍田丞)을 지낸 당(唐)나라 최사립(崔斯立)을 말한다. 그는 처음 부임하여 재주가 직책을 감당할 수 없다고 여겨 묵묵히 있으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古文眞寶 後集 藍田縣丞廳壁記》
[주-D006] 맹위(孟尉) :
율양위(溧陽尉)를 지낸 맹교(孟郊)를 말한다. 그는 부임하여 시만 읊고 정사를 돌보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가위(假尉)에게 업무를 대신하게 하고 봉급의 반을 나누어 주었다. 《新唐書 卷176 孟郊列傳》
[주-D007] 배를 …… 않네 :
거리낌없이 자유분방한 모습을 말한다. 진(晉)나라 극감(郄鑒)이 사위를 구할 때 왕희지(王羲之)가 동상(東床)에서 배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 그를 사위로 결정하였다. 《晉書 卷80 王羲之列傳》
[주-D008] 공수반(公輸般)과 공수(工倕) :
공수반은 춘추 시대 노나라의 유명한 장인이며, 공수는 요 임금 때의 뛰어난 장인이다. 《孟子 離婁上》 《論衡 亂龍》
[주-D009] 파란 …… 아름답고 :
오봉산(五峯山)을 말한다. 양양부 동북쪽 15리에 있으며, 낙산(洛山)이라고도 한다. 《국역 신증동국여지승람 제44권 강원도 양양도호부》
[주-D010] 우통수(牛筒水) :
금강산 상원암(上院菴) 아래에 있다. 한강의 발원지이다. 《於于集 卷6 副墨遊金剛山錄後》
[주-D011] 금강연(金剛淵) :
오대산 월정사 아래에 있다. 《於于集 卷6 副墨遊金剛山錄後》
[주-D012] 하지장의 …… 옮겨오고 :
감호는 중국 절강성 소흥에 있는 호수 이름이다. 당(唐)나라 하지장(賀知章)이 현종(玄宗)에게 하사받았다. 금강산에 같은 이름의 호수가 있었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주-D013] 한송에 …… 오래되었고 :
한송정에 술랑(述郞)을 비롯한 네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있다.
[주-D014] 허리(許李) :
허리대(許李臺)를 말한다. 강릉부 남쪽 25리에 있다. 허종(許琮, 1434~1494)과 이육(李陸)이 함께 사명을 받들고 이곳에 와서 놀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국역 신증동국여지승람 제44권 강원도 강릉대도호부》
[주-D015] 험한 …… 하고 :
한나라 왕양(王陽)이 익주 자사(益州刺史)가 되어 험한 구절판(九折坂)을 넘어가게 되자 “어버이가 주신 소중한 몸으로 어떻게 이 고개를 자주 넘어다니겠는가.”라며 사직하고 돌아갔다. 《漢書 卷76 王尊傳》
[주-D016] 상상(上上) :
전답을 9등급으로 나누었을 때 가장 윗등급에 해당한다. 《書經 禹貢》
[주-D017] 백성은 …… 떠올리네 :
황희는 1403년(태종3) 강원도에 기근이 들자 관찰사로 부임하여 선정을 베풀었다. 이로 인해 백성이 그가 쉬었던 삼척(三陟) 와현(瓦峴)에 바위를 쌓고 소공대(召公臺)라 하였다. 《국역 신증동국여지승람 제44권 강원도 삼척도호부》
[주-D018] 조자의 …… 같네 :
조자와 하공은 조준(趙浚)과 하륜(河崙)이다. 양양 하조대는 이 두 사람이 노닌 곳이라 한다. 《湖陰雜稿 卷3 河趙臺》
[주-D019] 금계(金鷄) :
해가 뜨는 부상(扶桑)에 있다는 전설의 닭으로, 금계가 울면 천하의 닭이 모두 따라 울어 새벽을 알린다고 한다. 《神異經 東荒經》 여기서는 새벽에 우는 닭을 말한다.
[주-D020] 수읍(䢘邑) :
간성(杆城)의 옛이름이다.
[주-D021] 악묘(嶽廟) :
오악(五嶽)의 신을 모신 사당이다.
[주-D022] 자라를 …… 않으니 :
전설에 따르면 발해(渤海) 동쪽에 오산(五山)이 있는데, 항상 바다를 떠 다녔다. 상제가 거북 열 다섯 마리로 하여금 돌아가며 머리로 받치게 하였는데, 용백국(龍伯國)의 거인이 낚시를 하여 한 번에 여섯 마리를 잡았다. 《列子 湯問》 원대한 기상을 비유하는 말이다.
[주-D023] 바위를 …… 상관이랴 :
진 시황(秦始皇)이 해 뜨는 곳을 보고자 하였는데, 신인(神人)이 바위를 채찍질하여 다리를 놓은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藝文類聚 卷79》
[주-D024] 화포 :
화진포(花津浦)를 말한다.
[주-D025] 옹치를 …… 말게 :
한 고조(漢高祖)가 천하를 통일한 뒤 제후들이 동요하자, 고조는 장량(張良)의 계책에 따라 평소 미워하던 옹치를 십방후(什方侯)에 봉하여 제후들을 안정시켰다. 《史記 卷8 高祖本紀》
[주-D026] 유방의 …… 불렀네 :
사면초가(四面楚歌)의 고사이다. 유방이 해하(垓下)에서 항우(項羽)를 포위하고 군사들에게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하자 항우는 전세가 기울었다는 것을 알고 달아나 자결하였다. 《史記 卷7 項羽本紀》
[주-D027] 기리계(綺里季) :
한 고조(漢高祖) 때의 은자 상산사호(商山四皓)의 한 사람이다. 이들은 수염과 눈썹이 모두 희어서 사호(四皓)라고 하였다.
[주-D028] 모장(毛嬙) :
춘추 시대의 이름난 미녀이다.
[주-D029] 늙은 …… 떠나고 :
한(漢)나라 때 요동(遼東) 사람 정영위(丁令威)가 신선술을 배워 학(鶴)으로 변신하여 고향의 성문(城門) 화표주(華表柱)에 날아와 앉았다는 고사에서 비롯되었다. 《搜神後記 卷1》
[주-D030] 도솔향(兜率鄕) :
미륵불이 산다는 도솔천(兜率天)을 말한다.
[주-D031] 모진(母津) :
강원도 춘천부 북쪽 42리에 있는 나루 이름이다. 《국역 신증동국여지승람 제46권 강원도 춘천도호부》
[주-D032] 메추리는 느릅나무를 떠나네 :
《장자》 〈소요유(逍遙遊)〉에 메추리가 느릅나무에 앉아 붕새를 비웃는 고사가 보이는데, 여기서는 좁은 세상을 떠나 먼 길을 나서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주-D033] 어찌 …… 삼으랴 :
《시경》 〈형문(衡門)〉의 “어찌 아내를 얻을 적에 반드시 제나라 강씨여야 하겠는가.[豈其取妻, 必齊之姜.]”를 인용한 것이다. 제나라 강씨는 춘추 시대의 귀족인데 반드시 그러한 아내를 얻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는 어느 곳을 가던 즐겁게 지낸다는 뜻이다.
[주-D034] 팽조와 …… 알겠네 :
팽조는 8백 살까지 살았다는 신선이고, 상자는 어려서 죽은 이를 말한다. 《장자》 〈제물론(齊物論)〉에 “상자보다 장수한 사람이 없고, 팽조는 요절하였다.[莫壽乎殤子, 而彭祖爲夭.]” 하였다. 넓은 관점에서 팽조와 상자의 수명은 다름없다는 뜻이다.
[주-D035] 공명은 …… 같고 :
《열자(列子)》 〈주목왕(周穆王)〉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사슴을 잡은 나무꾼이 파초 잎으로 덮어 숨겨놓았는데, 나중에 그 장소를 잊자 꿈을 꾸었다고 여겼다. 여기서는 공명이 꿈 같다는 뜻이다.
[주-D036] 세상사는 …… 같네 :
《설원(說苑)》 〈정간(正諫)〉에 매미가 높은 나무에서 울 때는 뒤에 사마귀가 있는 줄을 모르고,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 할 때는 뒤에 참새가 있는 줄을 모른다고 하였다. 눈앞의 이익에 골몰하느라 후환을 잊는다는 뜻이다.
[주-D037] 주황(周璜) :
주나라의 황옥(璜玉)이다. 강태공이 반계(磻溪)에서 낚시질을 하다가 황옥을 낚았는데, 거기에 “희씨가 천명을 받고 여씨가 그를 보좌하리라.[姬受命, 呂佐之.]”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山堂肆考 卷186》
[주-D038] 개집에는 …… 누워있고 :
도둑이 없다는 말이다. 후한 때 잠희(岑煕)가 위군 태수(魏郡太守)가 되어 선정(善政)을 베풀자 백성이 노래하기를, “개가 놀라서 짖지 않으니 발밑에 긴 털이 자랐네.[狗吠不驚, 足下生氂.]” 하였다. 《後漢書 卷17 岑彭列傳》
[주-D039] 집에는 …… 없네 :
흉년이 없다는 말이다. 《시경》 〈초지화(苕之華)〉에 “암양은 머리만 크고, 통발에는 삼성만 비추네.[䍧羊墳首, 三星在罶.]” 하였다. 양은 말라서 머리만 크고, 통발에는 고기가 없어 별만 비친다는 뜻이다.
[주-D040] 수레바퀴에 …… 부끄럽네 :
당랑거철(螳螂拒轍)의 고사이다. 자신을 헤아리지 못하고 거대한 힘에 맞서는 것을 말한다. 《莊子 人間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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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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