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1군 데뷔' 이강인: 메시도, 호날두도 그랬다
이종현 기자 입력 2018.10.31. 19:30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발렌시아의 보물' 이강인(17)이 역사적인 1군 데뷔를 치렀다. 어린 나이에 1군 데뷔는 그 의미가 크다. 세계 최고의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 유벤투스)와 리오넬 메시(31, 바르셀로나) 역시 만 17세 때 1군 데뷔를 치르며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보통 세계적인 선수들은 또래를 압도하고, 나이에 제한받지 않고 월반해 꾸준히 출전하고 성장한다. 실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31일 오전 3시 30분(한국 시간) 스페인 사라고사의 라 로마레다에서 열린 CD 에브로와 2018-19시즌 스페인 국왕컵 32강 1차전에 선발로 나서 팀의 2-1 승리를 도왔다. 4-4-2 포메이션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이강인은 활발한 움직임과 송곳 같은 왼발 슈팅으로 잠재력을 과시했다. 후반 38분 알렉스 블랑코와 교체될 때까지 83분을 뛰었다.
◆이강인 1군 데뷔가 얼마나 대단하냐면
이강인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발렌시아 1군을 데뷔한 선수다. 만 17세 253일의 나이다. 발렌시아 구단 역사상 5번째로 어린 나이에 공식 데뷔전이지만, 외국인을 한정하며 최연소 1군 데뷔다. 앞서 프랑스의 모모 시소코(18세 220일)의 기록을 1년 가까이 앞당겼다.
스페인 연령별 대표에서 주축으로 뛰며 발렌시아가 공들이고 있는 페란 토레스(18)가 지난해 1군 무대를 데뷔했을 때(당시 17세 291일)보다 앞선 기록이다. 이강인이 지난 바이아웃은 8000만 유로(약 1034억 원)를 인정받았다. 토레스는 1억 유로(약 1293억 원)다.
◆호날두도, 메시도, 루니도 10대 후반이면 1군 데뷔
어린 나이 1군 데뷔가 성공을 보증하진 않는다. 하지만 세계 최고 선수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10대 후반의 나이에 1군 무대에 데뷔하고, 경쟁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1985년생의 호날두는 2002년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1군 데뷔 무대를 가졌다. 만 17세의 나이였다. 무섭게도 그는 28번의 1군 경기를 나섰다. 12번 선발로 나섰고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1987년생 메시도 마찬가지. 만 17세였던 2004년 메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군 데뷔를 했다. 총 9경기에 나서 1골을 넣었는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샤흐타르 도네츠크전에서 90분 풀타임을 뛸 정도로 이미 구단에선 촉망받는 선수였다.
1985년생 웨인 루니도 2002년 만 17세에 1군 무대를 데뷔했다. 2002-0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 토트넘 홋스퍼전부터 출전한 루니는 시즌 내내 34경기 출전해 6골을 넣었다. 리그에서 활약해 19세에 유로 2004에 발탁됐고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세계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레알 오퍼에도 거절, 이강인은 성장을 최우선
이강인은 이미 세계 최고의 구단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신이 가장 잘 적응하고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발렌시아에 잔류했다.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꾸준히 단련하고 있다. 심지가 곧다.
앞서 연령병 대표에서 이강인과 수차례 훈련하고 같이 뛰어 본 U-19 대표 엄원상은 지난 9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 당시 "확실히 한국 선수들과 다른 게 볼이 오기 전에 주위 상황 체크 능력이 뛰어나고, 볼 관리 능력이나 킥력. 프리킥 코너킥 등이 다 뛰어나다"면서 "훈련할 때 막내답지 않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한다. 거의 선배처럼 한다. (웃음) 확실히 외국에서 뛰어서 제스처도 좋고, 스스로 열심히 한다"며 선수로서 이강인을 칭찬을 했다.
10대 때 1군 데뷔가 성공을 보장하진 않지만, 체격을 이길 수 있는 기술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할 여지가 크다. 2011년 발렌시아로 이적해 8년 동안 스페인어를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훈련과 전술적 교육을 그대로 빨아 들일 수 있는 여건이며 스페인 내에서도 유소년 육성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발렌시아에서 다양한 인종의 선수들과 매번 격돌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UEFA 유스리그도 이강인의 성장 촉진제다.
방심하지 않고 꾸준히 훈련하는 게 세계 최고 선수로 성장 관건이고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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