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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뱃돈 풍습'

淸潭 2018. 2. 17. 10:21
설날 '빳빳한 신권' 인기…'세뱃돈 풍습' 시작은 어디?
◇ 제주, 1년치 신권 수요 80%가 설 직전 유통 신권, 해마다 수요 급감…중국은 모바일 세뱃돈 '인기'


◇ 1900년대에 시작됐다는 세뱃돈 풍습이 아직도 강하게 남은 제주도는 유독 설 명절에 신권 선호도가 높다. 1년치 신권수요의 80%가 설 직전에 교환돼 유통될 정도이다. 현금 대신 모바일로 세뱃돈을 송금하는 등 설 명절 풍습도 '디지털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설 전날 미리 은행 영업점에 들러 현금을 찾는 '신권 교환 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우장호 기자 = 17일 설 명절 아침이 밝았다. 설날에는 가족 모두가 모여 차례를 지내고 소박하게 끓인 떡국을 나눠 먹는다.

○··· 웃어른이 세배하는 자식과 손자, 손녀에게 덕담과 함께 건네는 '빳빳한' 신권이 아직은 유효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제주 시내 한 은행 관계자는 "해마다 신권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세뱃돈을 바꿔 가는 고객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은 게 특징이다"며 "정을 나누는 풍습이 오래도록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휴 전날 세뱃돈으로 사용할 신권을 교환한 김명순(46·여·제주시 노형동)씨는 "내 아이와 조카들이 세뱃돈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신권을 찾게 된다"며 "부담도 되지만 명절에는 이런 것도 모두 추억이다"고 했다.

중학생 이초롱(15)양은 "어른들이 주시는 세뱃돈이 있어 설날이 더욱 기다려지기도 한다"며 "엄마가 세뱃돈을 모아놓은 통장을 보여주시면 든든한 마음이 생긴다"고 웃어 보였다. 설 명절 아침 세뱃돈을 주는 풍습은 언제 어디서 시작됐을까. 역사학자들은 정월 초하루가 되면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게 '나쁜 일을 물리치는 돈'이라는 의미로 덕담과 함께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준 중국 송나라 풍습에서 그 원형을 찾는다. 우리나라는 19세기 중반 홍석모가 쓴 연중행사와 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라는 책에 따르면 세배하는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을 내주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돈을 줬다는 기록은 없다.



◇ 직접 돈을 건네는 세뱃돈 풍습은 약 100여년전 '붓값'이나 '책값'처럼 용도를 적은 봉투에 돈을 넣어서 건넨 풍습이 현재에 이어진 것이라고 전해진다. △ 사진: 우리나라에 설 명절 아침 덕담과 함께 건네는 세뱃돈 풍습은 1900년대에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 한편, 우리의 풍습이 변화하듯 세뱃돈 문화가 시작된 중국에도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고 한다. 춘절(중국의 설)에 세뱃돈(홍바오)을 넣는 '붉은 봉투' 대신 중국의 대표 채팅앱인 '위챗'으로 돈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춘제(중국의 설) 전날 위챗을 통한 세뱃돈 전송이 무려 142억 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풍습 속에 담긴 정(情)을 진화하는 온라인 기술로 전달하는 시대가 급속도로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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