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산책
- 울며 북헌을 이별하면서
- 桃花(도화),泣別北軒
洛東江上初逢君 普濟院頭更別君
낙동강상초봉군 보제원두경별군
桃花落地紅無跡 明月何時不憶君
도화낙지홍무적 명월하시불억군
낙동강 위에서
처음 님을 만났는데
보제원 머리에서
또 님을 보내네
복사꽃이 다 져서
이제 자취도 없는데
달 밝은 밤 어느 땐들
님을 생각지 않을까
*
낙동강 위에서
처음에 님을 만났는데
여기 보제원(普濟院)에서
다시 님을 이별하게 되다니
얼마나 얄궂은
운명이란 말인가.
지금은 봄철도 다 지나가는 계절로
복숭아꽃이 땅에 떨어져
붉은 자취도 사라지고
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저녁에
밝은 달이 떠서
내 창가에 어리면
님 생각에 잠은 오지 않고
오직 님 생각으로
날을 새게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복숭아꽃이 떨어져
이제 볼 수 없게 되어
님 생각은
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밝은 달을 볼 때마다
님 생각이 날 터인데
그리움이 맺혀
그 밝은 달을
밤마다 어떻게
눈물로 볼 수 있겠는가.
*
桃花(도화):
조선시대 기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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