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절
소강절 선생의 글방 옆에 한 학자가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나이 35세가 되도록 처자식 없이 홀로 살고 있었는데, 이를 가엾게 여긴 소강선생이 이 사람을 결혼시키려 하였다.
그리고 학자에게 이르길 재 넘어 연못에 바가지를 가지고 가서 그 연못물을 다 퍼내면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학자는 삼일 만에 그 물을 다 퍼냈는데, 소강 선생의 말대로 연못 아래 송장이 하나 있었다.
소강 선생은 그 송장을 잘 묻어주고 집에 돌아오면 한 여자가 진수성찬을 차려줄 것인데 돌아가려 할 때 붙잡고 함께 살자고 말하되 10년이 될 때까지 다시는 그 말을 해선 안 됨을 일러주었다.
학자가 소강 선생의 말대로 하여 두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는데, 그만 하루를 참지 못하고 부인에게 함께 백년해로하자는 말을 하고 말았다. 그러자 부인은 사라지고 학자가 앉아 있던 곳은 연못으로 변해버렸다.
이렇게 부인을 잃은 학자와 두 아들이 슬픔에 빠져 있었는데 소강 선생이 이를 보고 부인을 다시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 방법은 칠월칠석에 오작교에 여덟 여자가 지나가는데 그 중 일곱 번째가 부인이니 치맛자락을 붙잡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세 부자가 칠월칠석날 오작교 밑에 있다가 부인의 치맛자락을 잡으니 부인은 파란 병 하나와 빨간 병 하나를 주었다.
그리고는 파란 병은 남편에게 주고 빨간 병은 소강 선생에게 주라고 하고 떠나버렸다. 소강은 파란 병에 든 것이 불로초이고 빨간 병에 든 것은 불이라 하여 불로초를 학자에게 먹게 하고 빨간 병은 책상 위에 두었다.
얼마 후 달 밝은 밤에 하늘에서 타래박이 하나 내려왔는데 삼부자는 그것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부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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