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애애는 가흥 시대의 이름난 기생이었다. 미모와 재주가 그 시대에는 독보적이었다. 또 머리가 총명하여
지식도 많고 문학에도 뛰어났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공경하고 사모하여 애경이라고 일컬으면서 아름다운
작품을 사람들의 입으로 오르내렸다.
풍류지사는 다 몸단장을 하고서 가까이 하려 했고, 무식한 사람들은 그럴 수도 없어 바라만 보았다. 군의
명사들이 일찍이 늦여름 보름날 원호의 능허각에 모여 피서를 하는데 달을 바라보면서 시부를 읊었다.
애경이 먼저 네 수를 지어보이니 좌중은 다 붓을 놓았다.
시는 이랬다.
그림 같은 누각 동쪽 머리의 저녁은 시원하고,
붉은 연꽃이 흰 연꽃 향기만 못하구나.
밝고 둥근 달 떠 있는 하늘은 물 같고,
어디서 들려오는 퉁소소리가 봉황을 부르는가.
하늘가에서 달뜨지만 호수에 있는 물이라.
작은 난간 물에 비치니 옥부도이어라.
주렴 올리고 항아와 함께 속삭이고 싶어라.
예상곡 한 곡을 가르쳐 줄 수 있는가? 없는가?
손으로 장난하는 두 송이 말리꽃 가지,
곡이 끝나도 귀밑머리 날리는 걸 몰랐네.
패옥 고리 부딪히는 곳에 신선이 날아가니,
푸른 난새 한 마리 빌려서 나도 타고 싶구나.
굽이굽이 난간에 바로바로 병풍일세,
여섯 수의 얇은 옷으로 나른하게 기대어 오네.
밤 깊어 바람도 이슬도 서늘하게 되는데,
몸은 요대 제 일층에 있노라.
같은 군의 조씨 집안에 여섯째 아들이 있었는데 벼슬이 높은 집안이었다. 부친이 죽고 모친이
있었는데 엄청난 부자였다. 그녀의 재색을 사모하여 예를 갖추어 아내로 맞이했다. 애경이 집안에
들어와 부도를 열심히 닦았고 집안의 법도를 잘 지켰다. 말을 택해서 했고, 예의가 아닌 행동을
하지 않았다. 조씨 아들도 애지중지하였다. 오래지 않아 조씨 아들의 종씨 가운데 이부상서가
있었는데 편지가 왔다. 대도(원나라 서울)로 오라는 것이었다. 강남의 한 관직을 줄 테니 허락해
달라는 것이다. 조씨 아들이 가고 싶어도 곧 어머니와 아내가 근심이 되어 걱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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