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제하분주(濟河焚舟)

淸潭 2017. 1. 9. 12:24

제하분주(濟河焚舟)

[요약] (: 건널 제. : 물 하. : 불사를 분. : 배 주)


적을 치기위해 강을 건넌 다음에 다리를 불살라 버린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가기를 기약하지 않는 굳은 의지를 보임을 이르는 말이며, 반면 목적을 이룬 뒤에는 도와준 사람의 은공을 잊어버리는 것에도 씀임.

[출전]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문공 3(文公三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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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 성어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문공 3(文公三年) 조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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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진나라 목공(秦伯=穆公)이 진()나라 정벌에 나섰다. 군대가 황하를 건넌 다음 배를 모두 불살라 버리면서 결의를 다졌다. 왕관(王官)과 교() 땅을 점령했는데, ()나라 군대는 성밖으로 나오지 않고 지키기만 했다. ()나라 군대는 모진(茅津)으로 황하를 건너 효산(殽山)에 시체의 봉분을 만들고 귀국했다. 뒤이어 서융(西戎)을 토벌했는데, 맹명(孟明)장군을 중용했기 때문이다.

군자가 이를 보고 말하기를

진목공(秦穆公)의 군주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인재의 등용이 용이주도했으며, 사람을 씀에 일관되게 했다. 맹명은 신하의 직분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처신을 삼가고 선조의 덕을 생각했다.”

秦伯伐晉濟河焚舟取王官及郊晉人不出遂自茅津濟封殽尸而還遂霸西戎用孟明也君子是以知秦穆公之為君也舉人之周也舉人之壹也孟明之臣也其不解也能懼思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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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역사에 남았던 정경세(鄭經世)의 우복집(愚伏集) 卷之十一 ()에 이사확(李士廓= 홍도弘道) 과 이사회(李士會=형도亨道)형제 에게 답한 편지(答李士廓士會弘道亨道)에 이 성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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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께서 보내 주신 편지를 받아 보매 몹시 위로가 됩니다만, 중간에서 이미 오래 지체되었으므로 편지를 보낸 뒤의 근황이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번에 제 아내의 편지를 받아 보니 사회 형이 잘못해서 물속으로 굴러떨어졌다고 하였는데, 혹 말을 타기를 배를 타는 것처럼 한 소치는 아닙니까? 몸을 크게 상하지는 않았습니까? 술을 끊고 섭생을 조심하며 문밖출입을 줄이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부득이하여 나갈 경우에는 모름지기 잘 길들여진 말을 타고 나가 몸을 조심하는 뜻을 다하신다면 몹시 좋고도 좋겠습니다.

보내온 편지의 자획을 보니 자못 굳세어 젊은 시절에 쓴 것과 같습니다. 이는 필시 술을 끊은 효과일 것인바, 몹시 기쁩니다. 술은 바로 사람을 죽이는 짐독(鴆毒)입니다. 김창원(金昌遠)이나 김이회(金而晦) 등 여러 사람들은 병이 든 뒤로 술을 끊으려고 하였으나 끊지 못하였다가 마침내 죽음에 이르고 말았으므로, 항상 형을 위하여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다행히 병으로 인하여 술을 끊었으니, 이는 정신을 잘 보양하고 수명을 편안하게 누릴 징후인바, 통렬하게 끊으시기를 천만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하여 누룩이나 술잔 따위의 물품을 일절 집 안에 남겨 두지 않기를 마치 솥단지를 깨어 버리고 막사를 불태워 버리며, 강물을 건넌 뒤에는 배를 불태워 버린 것(濟河焚舟)과 같이 용감하게 결단을 내려 행해 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아마도 차츰차츰 기욕(嗜慾)에 끌려 들어가 한번 입에 댈 경우에는 옛날의 맛을 못 잊어 참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천만 잘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承僉翰甚慰但中間遲滯已久未委信後僉況何似向得068_209d室人書言士會兄誤墮水中云無乃騎馬似乘船之致耶得無大傷否千萬斷酒愼攝簡出入不得已而出須騎馴馬以盡謹身之義甚善甚善來書字劃頗健有似少年時此必止酒之效極以爲喜酒乃殺人之鴆毒如金昌遠而晦諸人病成之後欲止不得故竟至於死常爲兄憂之今幸因病止酒此是保養精神安享壽考之徵千萬痛絶如麴孼杯尊等物一切不留家中如破釜甑燒廬舍濟河焚舟底勇決不然則恐或駸駸爲嗜欲所牽一到口頭忍不得舊滋味矣千萬戒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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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세 [鄭經世] 1563(명종 18)1633(인조 11)

조선(朝鮮) 시대(時代) 16대 인조(仁祖) 때의 문신(文臣). 자는 경임(景任), 호는 우복(愚伏). 본은 진주(晉州). 유 성룡(柳成龍)에게 배워 경연관(經筵官)으로 선조(宣祖)를 가르쳤고, 임진란 때 의병장(義兵將)으로 공을 세워 수찬(修撰)이 되었으며, 인조(仁祖)반정 후()에 이조판서(吏曹判書) 겸 대제학(大提學)을 지냄. 성리학(性理學)에 밝았으며 특()히 예론(禮論)에 밝아 김 장생(金長生) ()과 함께 예학파(禮學派)로 불림. 시호(諡號)는 충의(忠毅). 저서(著書) 우복집(愚伏集)』 『사문록(思問錄)』 『상례참고(喪禮參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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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신문[근당의 고전] 過河折橋 (과하절교)

강을 건넌 다음에 다리를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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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을 이룬 뒤에는 도와준 사람의 은공을 잊어버리거나 결심을 굳힘을 뜻하는데, 중국 元史(원사)에 나온다. 兵法書(병법서)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보면 濟河焚舟(제하분주)라는 말도 유사한 뜻이다. 즉 건너온 배를 불태우고 물러설 수 없는 필사의 싸움밖에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는 전략으로도 사용되는 말이며, 이러한 말들을 인용해 자기의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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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학자 한분은 술을 끊고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인용했다. 술은 殺人之耽毒(살인지탐독) 麴蘖杯樽(국얼배준) 釜甑廬舍(부증여사) 保養精神(보양정신) 安享壽考(안향수고) 濟河焚舟(제하분주)술은 사람을 죽이는 독이다. 술을 만드는 누룩과 술잔 술병을 곁에서 모두 치워라. 술 만드는 솥을 깨버리고 술 담는 장소를 없애버려라. 술을 끊어 내 맑은 정신을 유지하며 살리라. 남은 내 인생 술 안 먹고 편안하게 살리라. 이번에 금주에 실패하면 다시는 물러설 때가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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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이 다소 어색하기도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금주 금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던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비유다. 天下第一鐵關門 是花柳關(천하제일철관문 시화류관) 천하에 제일 뚫기 힘든 문이 철관문이 아니라 화류계의 문이다. 따라서 濟河焚舟(제하분주)背水陣(배수진)은 여기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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