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와 ‘상대’ 사이에서- |
|
번번히 신변잡담으로 이 칼럼을 만들어 좀 미안한 감도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그런 심정으로 택한 주제가 ‘절대와 상대’입니다. 아인슈타인이라는 독일 태생의 천재 물리학자가 1905년 그의 나이 스물여섯 밖에 안 되던 해에 ‘상대성원리’를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드디어 1921년에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는데 그의 ‘상대성원리’를 요약하여 ‘E=MC²’이라고 하였습니다. 그의 이론은 어디까지나 ‘상대성원리’이니 ‘절대’가 없이 어떻게 ‘상대’가 있을 수 있겠느냐는 부득이한 질문 때문에 우리들은 더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어쨌건 우리들의 보통 머리로 생각할 때, ‘상대성원리’는 ‘절대성원리’를 전제하지 않고는 출발하기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속되게 풀이 하자면 하나님의 존재를 시인하지 않고는 인간의 문제를 풀어나갈 길이 없기 때문에 물리학자들의 토론을 떠나서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발견이 인류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인하게 됩니다. 원자폭탄도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우리들의 더 큰 고민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절대적이라면 인간은 상대적입니다. 잘 모르긴 하지만 하나님의 존재가 먼저이고 그 뒤에 우주만물이 다 창조되었다고 믿는 것이 순리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이 만든 하나님은 ‘참하나님’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성서 창세기 1장에 기록된 이야기는 가장 타당성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로 그 하나님을 잘 모르고 말 안 들으면 가만 안 두시는 무서운 분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2000년 쯤 전에 예수께서 인간의 역사 속에 오셔서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이라고 하시어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너희들의 아버지시고, 그 아버지는 너희를 변함없이 사랑하신다. 그런즉 너희들도 형제요 자매인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래서 사랑이 우리들의 지고한 가치이고 그것이 절대자의 ‘지상의 명령’이 된 것입니다. “사람은 좀 알겠지만 하나님은 정말 모르겠다”고 ‘고백’보다도 ‘탄식’을 하는 착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누구시라고 할까요?”라고 묻는 모세에게 하나님은 “나는 나다”(I am that I am)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십니다. 노자가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이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사람이 만든 하나님을 하나님이라고 믿고 따르라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 일이지만 참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처럼 되라”고 하시니 제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다만 ‘유구무언’(有口無言)으로소이다. 그래서 ‘절대자’와는 ‘상대’도 안 되는 이 한심한 노인이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그 날을 늘 기다리며” 김동길 www.kimdonggil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