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총각이 신에게 자신의 복을 빌러 가는 도중에, 여러 사람들로부터 부탁받은 난제를 해결해 주고, 자신도 복을 얻었다는 설화. 신이담(神異譚)에 속하는 설화로서 ‘복 타러 가는 이야기’ 또는 ‘석숭이 복 빌러 가는 이야기’ 등으로도 불린다. 우리 나라를 비롯해서 세계 곳곳에 널리 구전되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한 총각이 신에게 복을 빌러 떠난다. 도중에 여인(혹은 노처녀나 과부)·노인(혹은 도령)·이무기(혹은 용)를 차례로 만나, 시집 못 가는 이유(혹은 남편이 자꾸 죽는 이유)와 배나무에 배가 열리지 않는 이유(혹은 황금 꽃이 피지 않는 이유, 아들의 병이 낫지 않는 이유, 짐을 벗지 못하는 이유, 가난을 면하지 못하는 이유 등)를 알아달라는 청을 받는다.
신을 만나 그 해답을 구하자, 신은 네 자신의 복은 집에 돌아가면 자연히 얻어질 것이요, 여인은 처음 만난 사람과 혼인하면 될 것이며(혹은 여의주를 가진 남자를 얻어야 하며), 노인은 배나무 밑에서 금은보화를 캐내면 배가 잘 열릴 것이고(혹은 바위 밑을 파면 금 덩어리가 있다든가, 천장의 금이 사(邪)가 되어 그렇다든가, 부뚜막 돌이 모두 금덩어리라든가, 금 3관(三貫)으로 꽃을 만들지 말고 한 관으로 만들라든가, 맨 처음 만난 사람에게 짐을 벗어주라는 등), 이무기는 여의주 하나(혹은 둘)를 총각에게 주면 될 것이라는 해답을 얻는다.
총각이 돌아오는 길에 각각 그 해답을 일러주니 모두가 소원을 이루게 되고, 마지막에 총각은 여의주를 얻고 금은보화도 얻으며, 여인과 혼인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각 편에 따라서는 질문이 2개 또는 4개인 경우도 있으나, 비슷한 내용이 중첩되거나 하나가 없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기본형은 3개이다. 청년이 만나는 인물도, 여자는 노처녀나 과부로, 노인은 도령으로, 이무기는 용으로 바뀌기도 한다.
따라서 질문의 내용도 과부일 경우에는 남편이 자꾸 죽는 이유이며, 노인일 경우는 아들의 병이 낫지 않는 이유 혹은 황금 꽃이 피지 않는 이유 등으로 변이된다. 신은 하느님·부처님·옥황상제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에게서 얻은 해답도, 총각은 그의 복이 그것뿐이라는 것으로, 여자에게는 처음 만난 사람과 혼인하라는 것으로, 노인에게는 바위 밑 또는 천장, 부뚜막에 금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등으로 변이된다.
이러한 내용의 설화는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일본뿐만 아니라 서유럽에서도 널리 찾을 수 있을 만큼 세계적인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아르네-톰슨(Aarne-Thompson)의 ≪설화유형집≫에서 이 설화와 관계가 있는 유형을 찾아보면, 〈보상을 받으러 하느님께 가는 여행〉·〈복을 구하러 가는 여행〉·〈악마의 수염 세 개〉·〈충고 또는 보상을 위한 신에게로의 여행〉 등을 들 수 있다.
이 네 설화들은 ‘이계(異界)로의 구복 여행’이라는 점에서 공통되고 있는데, 이를 좀더 자세히 말한다면, ‘행복의 결핍자→복을 구하기 위한 여행→난제 해결의 청탁→신에 의한 난제 해결→보상’으로 진행된다.
이 설화의 분포 상태를 살펴보면, 유럽 전역과 남미 및 동남 아시아의 타이와 베트남에서도 보고된 바 있으며, 극동 지방의 경우에 에버하르트(Eberhard)가 ≪중국설화유형집≫에서 인용한 중국의 예 11개, 세키(關敬吾)가 ≪일본석화집성 日本昔話集成≫에 수록한 일본의 예 7개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것만도 30개의 예화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유형은 시간적으로도 매우 오래 전부터 전승되어 왔음이 분명하다.
일찍이 아르네(Aarne, A.)는 이러한 이야기의 기원지에 대한 연구서 ≪부자와 사위≫에서, 그 내용이 동양적이라는 점을 들어 인도기원설을 제창하였다. 가령, 주인공이 복을 구하러 가는 곳이 인도이며, 또 복을 주는 인물이 부처님으로 되어 있는 점은 그러한 사실의 단적인 증거라는 것이다.
이 설화에서 주인공은 신의 호의로 자신의 문제는 물론, 의뢰받은 난제의 해결 방법까지 얻게 되는데, 이 점은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려는 능동적인 삶의 자세에 보다 더 큰 가치를 부여한 것으로 이해된다. 왜냐하면, 주인공은 가난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자기 나름의 모색으로서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설화는 전반적으로 운명론적인 질서 속에서 진행되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이 운명론을 극복하기 시작한 단계의 의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 설화를 민중의식의 변모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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