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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話] 오성과 한음설화

淸潭 2015. 11. 7. 11:05

  오성과 한음설화

 

  오성 이항복(李恒福)과 한음 이덕형(李德馨)에 관한 설화. 오성과 한음은 조선 선조 때 명신으로, 어려서부터 친구로 지내면서 장난이 심하고 기지가 뛰어나 수많은 일화를 남겼다. 그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몇 개의 이야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오성의 담력 : 한음으로부터 한밤중에 전염병으로 일가족이 몰살한 집에 시체 감장을 부탁받은 오성이 혼자 그 집에 이르러 시체를 감장하다가 갑자기 한 시체가 벌떡 일어나며 볼을 쥐어박는 바람에 혼비백산하였는데, 알고 보니 시체인 체 누워 있었던 한음의 장난이었다는 것이다.
오성의 아버지는 오성의 담력을 시험하려고 한밤중에 외딴 숲 속의 고목나무 구멍에 무엇이 있는가를 알아 오라고 시키고, 먼저 가서 나무 구멍 속에 숨어 있다가 오성이 구멍 속으로 손을 넣을 때 안에서 그의 손을 잡았는데, 오성은 놀라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체온이 느껴지자 귀신이 아니고 사람의 장난임을 알았다는 것이다.
② 오성에게 똥을 먹인 한음 부인 : 오성이 한음 부인과 정을 통하였다고 한음에게 말하자, 이 말을 들은 한음 부인은 오성을 초청해서 떡에 똥을 넣어 오성에게 먹이고 거짓말을 하는 입에는 똥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③ 오성의 선보기 : 오성은 신붓감을 선보려고 인절미를 해서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몽둥이로 자기를 쫓으며 때리라고 시킨 뒤 도망치는 체하며 신부의 치마폭 속으로 들어갔다. 신부는 이에 당황하지 않고 “선을 보려면 겉선이나 보시지 속선까지 보십니까.”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④ 한음의 참을성 : 오성은 우연히 도깨비를 만나 장차 정승까지 하리란 예언을 듣는다. 그리고 한음에게 변소에서 자기는 불알을 당기는 도깨비를 만나 예언을 들었다고 하며 변소에 가서 앉아 있어 보라고 한 뒤 노끈으로 한음의 불알을 매어 당겼다.
한음이 아픔을 참고 견디자 정승까지 하겠다고 말한 뒤 한음에게 변소에서 일어난 일을 본 것같이 말하였다. 이에 한음은 비로소 오성에게 속은 줄 알았다는 것이다.
⑤ 오성과 대장장이 : 오성은 어려서 대장간에 놀러 다니면서 대장장이가 만들어 놓은 정(釘)을 하나씩 궁둥이에 끼어다가 모아 놓았다. 정이 하나씩 없어지자 대장장이는 오성의 장난인 줄 알고 불에 달군 정을 맨 위에 놓아 오성의 볼기짝을 데이게 하였다. 뒷날 대장장이가 곤궁하게 되자 오성은 모아 놓았던 정을 도로 주어 곤궁을 면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⑥ 권율과 오성 : 오성 집의 감나무 가지가 권율의 집으로 휘어 들어갔는데 이 가지에 열린 감을 권율 집에서 차지하자, 오성은 권율이 있는 방문에 주먹을 찔러 넣고 “이 주먹이 누구 주먹이오?” 하고 물었다. 권율이 “네 주먹이지 누구 주먹이겠느냐.”라고 말하자 감을 가로챈 일을 추궁하였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오성과 부인이 서로 골탕 먹이는 이야기 등이 많이 있다. 〈오성과 한음설화〉는 어린이들의 기지와 해학을 통하여 인간의 약점과 인간의 본성을 신선하게 조명한 우리의 귀중한 해학 문학으로서 가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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