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변소어(龍變小魚)설화
신라 원성왕 때, 당나라 사신이 신라에 들어와 세 곳의 용을 물고기로 변하게 하여 가지고 가려는 것을 왕이 막았다는 설화. ‘삼룡변어(三龍變魚)’라고도 한다. 신이담(神異譚) 중 초인담(超人譚)에 속한다. ≪삼국유사≫ 권2 기이편(紀異篇) 제2원성대왕조에 실려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795년(원성왕 11)에 당나라 사신이 서울에 와서 한 달 동안 머물다 돌아갔는데, 그 다음날 두 여자가 찾아와서 “당나라 사신이 두 명의 하서국(河西國) 사람으로 하여금 저희들의 남편인 동지(東池)와 청지(靑池)의 두 용과 분황사(芬皇寺) 우물에 있는 용을 물고기로 변하게 하여 통 속에 담아 가지고 갔으니, 왕은 그 사람들에게 명하여 호국룡(護國龍)을 신라에 머물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부탁하였다.
왕은 친히 하양관(河陽館 : 지금의 永川 서쪽)에 쫓아가 연회를 베풀어 사신을 회유하였으나 듣지 않아서 극형에 처한다고 위협하여 마침내 세 물고기를 본래 있던 곳에 놓아주니, 각각 용으로 변하여 뛰놀았다. 이에 당나라 사신은 왕의 명철함에 크게 감동하여 잘못을 사과하고 되돌아갔다.
이 설화는 호국룡의 변신을 통하여 외부로부터 닥친 나라의 시련과 극복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점은 황룡사(皇龍寺)와 의상(義湘)의 호법룡(護法龍), 문무왕의 호국룡과 같이 용신신앙(龍神信仰)을 바탕으로 한 호국 사상을 보여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호국룡을 지킬 수 있었다 함으로써, 원성왕은 건국 시조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신이한 능력을 계승하였음을 입증하였다. 원래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김주원(金周元)을 제치고 왕이 된 원성왕은 왕권의 정통성 확보와 강화를 꾀하기 위해서 이와 같은 설화를 마련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추측된다. 결국, 이 설화는 신앙적 의미와 역사적 의미가 포괄적으로 구현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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