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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話] 용궁설화(龍宮說話)

淸潭 2015. 11. 5. 09:49

   용궁설화(龍宮說話)

 

수중세계(水中世界)의 왕궁인 용궁이 등장하는 설화. 용궁은 용왕의 거주처이기에 용궁설화에는 용왕 및 용자(龍子)·용녀(龍女)가 등장한다.
용궁이 등장하는 이야기로는
삼국유사
수로부인조(水路夫人條)에 처음으로 나타난다. 수로부인이 임해정(臨海亭)에서 해룡에게 납치되었다가 귀환하여 해중(海中)의 일을 말하는 가운데 칠보궁전이 있고 음식이 맛있고 향기로웠다는 내용이 있다. 이 기록에서 삼국시대에 용궁은 매우 화려하고 온갖 보물이 있는 별세계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사 고려세계(高麗世系)에 기재된 작제건설화 作帝建說話에도 용궁이 등장한다.
작제건은 아버지를 찾아 중국에 가려고 서해를 건너다가 서해용왕의 부탁을 받고 용왕을 괴롭히는 늙은 여우를 쏘아죽인다.
용왕은 작제건의 은혜에 사례하고 칠보와 돼지
를 주고 맏딸로 아내를 삼게 하였다. 용녀는 개성으로 나와 작제건과 함께 살면서 침실 밖에 한 우물을 파고 이 우물을 통해 서해용궁을 내왕하였다.
작제건은 용녀의 부탁을 저버리고 용녀가 황룡으로 변하여 우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이를 안 용녀는 용이 되어 우물로 들어간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용녀를 아내로 맞이한 이야기는
삼국유사 진성여대왕거타지조(眞聖女大王居陀知條)에 이미 기재되어 있다. 여기에는 용궁에 관한 구체적 묘사가 나타나지 않는다. 한편, 구비설화 중 욕신금기설화 浴身禁忌說話에도 용녀취처(龍女娶妻)의 화소가 등장한다.
구비설화 중에서 용궁설화의 대표적 유형은
방리득보(放鯉得寶)형이다. 어부나 행인이 용자나 용녀의 변신인 잉어·자라·개 등을 구출하여 길러주고 용궁에 초대를 받아 신기한 보물을 얻어가지고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강원도 춘천에서 채록된
퇴계동과 공지천의 유래담이황(李滉)이 강아지로 변한 용자를 삼년간 양육한 보답으로 용궁에 초대되어 공지라는 물고기를 얻어가지고 나와 평생 동안 물고기반찬을 먹었다는 설화이다. 공지를 민물에 넣어 번식하게 한 냇물이 공지천이다.
호남지역일대에서 채록된
해인설화 海印說話도 해인사 창건의 유래담이면서 용궁설화의 성격을 가진다.
어떤 사람이 용자인 자라를 사서 다시 물에 놓아준 대가로 용궁에 초대되어 해인(海印)이라는 보물을 얻어가지고 나왔다. 이 해인은 모든 소망을 들어주는 여의주보(如意呪寶)였다.
어느 날 한 중이 찾아와 해인을 빌려주면 절을 짓겠다고 하여 빌려주었다. 그 중은 해인을 이용하여 해인사(海印寺)를 짓고 절 속에다 해인을 감추어두었다. 그 뒤 정만용이라는 관리가 해인사를 중수한다는 핑계를 대고 해인을 찾아내어 이를 가지고 종적을 감추었다는 것이다.
이 설화는 용궁의 보물로 해인이 등장한다는 특징이 있으나 보물을 얻게 된 과정은 다른 용궁설화와 다름이 없다. 이 밖에도 용궁의 보물로서 연적 등이 등장한다. 이처럼 용궁설화는 보은설화의 구성을 가지고 용궁이라는 별세계를 인간계와 접맥시켜 환상적 주보(呪寶)를 획득한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장구한 기간 전승되어오면서 우리 민족의 이계관(異界觀)과 삶의 지향을 대변해왔다. 고전소설
구운몽〉·〈심청전〉·〈토끼전 등에도 용궁설화가 삽입되어 보다 실감나는 용궁세계가 형상화되고 있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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