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조·영담·명진 스님 등 유성서 회동 “공멸 위기 놓인 종단을 구하겠다” “문제해결 안 되면 퇴진운동” 으름장 구설수로 비판 대상됐던 스님들 발언 종도들의 공감 얻을 수 있을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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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조, 영담, 명진, 법일, 원타, 현진, 효림 스님은 8월11일 대전 유성에서 회동을 열었다. | 94년 개혁회의 부의장이었던 설조 스님이 공멸위기에 놓인 종단을 구하겠다며 영담, 명진 스님 등을 불러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이들 스님은 “자승 스님의 편파적 종무행정으로 인해 종단이 회복불능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은처승과 도박문제, 사찰 재정투명화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종단을 구하겠다”는 스님 가운데 불법 납골당을 운영하다 철거명령을 받는가 하면 학력 위조 의혹까지 불러일으키는 등 잦은 구설수에 올랐던 스님도 포함돼 있어 사부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설조, 영담, 명진, 법일, 원타, 현진, 효림 스님은 8월11일 대전 유성에서 회동을 열었다. 설조 스님의 제안에 의해 성사된 회동에서 스님들은 “서의현 재심, 동국대 이사장·총장 선출, 용주사 선거, 흥국사 탱화도난 사건 등은 모두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부당한 종무집행에서 비롯됐다”며 “94년 개혁회의 소임을 맡았던 스님들과 종단을 걱정하는 스님이 모여 회복불능의 심각한 지경에 이른 종단을 구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비공개 회의 직후 브리핑을 진행한 효림 스님에 따르면 스님들은 종단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공멸하게 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 “종단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은처승, 도박문제, 사찰 재정투명화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2단계, 3단계로 나아간다”고 결정했다. 효림 스님은 ‘2단계, 3단계’를 “퇴진운동”으로 지칭하며 “퇴진운동 할 거 없이 스스로 퇴진하면 좋겠다. 의현 전 총무원장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효림 스님은 “오늘 모인 영담, 명진 이런 스님들 한 번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다. 우물쭈물하게 대충 넘어가는 사람들이 아니다”며 “그 부분을 자승 총무원장이 알아주면 좋겠다. 오늘 모임을 공개하는 것은 총무원장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오늘 모인 스님들이 더 많은 신망을 받는 분들이면 좋았을 거라는 반응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효림 스님은 “명진 스님만큼 개혁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있겠느냐”며 “더 이상 신망 받을 사람은 없다”고 치켜세웠다.
효림 스님은 또 교육원장 현응, 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을 초청했느냐는 질문에 “개혁 대상을 (오늘 모임에) 어떻게 초청하느냐”고 반문한 뒤 “자승이 물러나면 같이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라고 강변했다.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청화 스님의 불참과 관련해 “오늘 참석자들이 연락을 하겠지, 하면서 서로 미루다 연락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효림 스님의 강변에도 불구하고 이날 참석자 가운데 몇몇은 그동안 승가의 위의에 어긋난 언행으로 ‘종단에 큰 걱정을 끼쳤던 스님’들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박사학위 논문표절에 이어 고등학교 학력 위조 의혹을 받고 있는 영담 스님은 1994년 종단개혁 이후 불교방송 공금횡령, 납골당 불법 운영, 동국대 파행, ‘목따’ 발언 등 수많은 범계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랐다는 점에서 ‘개혁 대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명진 스님은 한 법회에서 종단 스님들을 향해 “갑질, 꼴갑질, 육갑질”이라고 저속한 표현을 일삼는가 하면 룸싸롱에서 술을 마셨다는 의혹이 제기돼 종단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봉은사 사태가 불거질 무렵 총무원을 찾아 자신의 승적을 불태우겠다며 사실상 탈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그동안 종단안팎에서 크고 작은 일로 구설수에 올랐던 스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종단을 향해 쏟아낸 쓴소리가 얼마나 진정성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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