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명상
♤ 칭찬 ♤
夜半初醒 捫心偶無一事 靜聽鍾聲冉冉從雲間度
야반초성 문심우무일사 정청종성염염종운간도
不亦快哉!《快說續紀》
불역쾌재!《쾌설속기》
한밤 중에 술에서 막 깨어나
가슴을 문지르며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아무 일도 없었을 때
종소리가 구름 사이에서
둥둥 울리는 것을 가만히 들으니
또한 통쾌하지 아니한가!
술에 덜 깬 눈으로 잠에서 깨고 보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곰곰히 되돌아 보니
하나 하나 기억들이 되살아 나는데
다행히 즐겁고 유쾌할 뿐
얹짢은 일은 없었던 듯 하므로
스스로도 대견해서 그렇게 있는데,
먼데 절에서 칭찬이라도 하듯
‘너 참 잘했다’ 하며
종을 둥둥 울려주질 않는가.
술 잘하는 사람을 흔히
주태백(酒太白)이라고 한다.
당(唐)의 유명한 시인 이백(李白)처럼
술을 잘한다는 것이리라.
술을 잘하는 것은
그 양을 많이 마심에 있지 않고
술을 사랑하는 정도에 있다.
술을 잘하는 사람은
술을 늘 가까이 두고 사랑은 하지만
과도하게 마셔 술에 먹히지 않는다.
말하자면 술을 즐기면서도
술을 잘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다.
술을 잘 부려서 술의 주인이 된 사람이
술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술을 섬으로 마실 수 있어도
주정꾼이라면 그를 두고
술 잘하는 사람이라 이를 수는 없다.
술을 마시는 경우를
세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피동적으로 마시는 경우다.
별로 마시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상대방이 끌어서
주석에 앉게 되는 수가 있다.
말하자면 남의 술친구가 되어 주는 경우다.
이럴 때는
상대방의 얘기를 많이 들어 주게 마련이다.
술 마시는 것이 부담이 된다
술맛이 별로 날 리 없다.
둘째는 능동적으로 마시는 경우다.
앞의 경우와는 반대로
내가 상대방을 끌어와서 마시도록 한다.
자연히 내가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 되고
술도 더 많이 먹게 된다.
폭음을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셋째는 홀로 마시는 경우다.
내가 내 자신의 술친구가 된다.
자신과 대화를 나누면서
아무런 구애도 받지 않고
여유작작(餘裕綽綽) 마시는 것이다.
이백(李白)이 술잔에 비친 달을 상대로
홀로 술을 즐겼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경우다.
술 잘하는 사람이 도달하는
마지막 경지라고 할 수 있다.
술의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니고는
홀로 마심의 즐거운 경지를
이해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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