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간호사… '보호자 없는 병원' 번번이 실패 ![]() 그래픽=김성규 기자. 국가별 간호인력 1인당 환자수 그래프 ![]() 지난 12일 서울의 한 병원 병실에서 환자 병문안을 온 친구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 가족들 "누군가는 곁에 있어야" 病간호 필요없는 상황에도 순번 정해가며 병원으로 - 간호인력 1명당 환자 19명 환자 돌보기엔 역부족… 문병 자주 가는 이유 중 하나 - 진료를 사고파는 것으로 인식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통제·수용 관계 무너져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은 대한민국 병원의 병실 관리는 여전히 후진성을 벗지 못하고 있다. 병원에 파고든 예(禮)와 정(情)을 중시하는 한국적 문화가 의학에 기반을 둔 '환자 진료 우선' 원칙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한국에서 가족이 입원하면 반드시 병문안을 해야 하고 가족 중 누군가가 환자를 곁에서 돌봐야 한다. 박모(50)씨는 지난달 대장 수술을 받고 입원한 시아버지를 병시중하기 위해 보름 가까이 병실에서 생활했다. 시부모가 편찮을 때마다 세 며느리가 번갈아 병시중을 든다. 전업주부라는 박씨는 "교사인 막내 동서는 휴가를 내가면서 병간호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병간호가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어도 병상 보조 침대에서 새우잠을 자야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란 통념 때문이다. '보호자 없는 병원'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출산한 김모(34)씨는 출산 직후 입원실로 찾아오는 시댁 식구들 때문에 산부인과 측에서 면회 자제를 요청받았다. 그는 "출산 직후 하루 동안 시댁 식구만 15명이 다녀갔다"며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오는 시댁 식구들을 며느리가 문전박대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런 한국적 문병 문화는 지난 3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괴한에 습격당해 입원했을 때도 나타났다. 그가 입원하자 쾌유를 비는 시민들이 꽃바구니는 물론 미역국과 개고기까지 보내왔다. 국무총리실에서도 대사의 병실로 화환을 보냈다. 리퍼트 대사가 입원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은 감염 우려 때문에 선물을 병실에 반입하지 않았지만 의학적 합리주의보다 한국식 정서가 우선하는 한국 문병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젊은 세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스타그램에서 '병문안'을 검색하면 1만5000여장의 사진이 검색된다. 병실에서 환자와 함께 짜장면을 시켜먹거나 침상에 함께 누워 기념 촬영을 하는 사진들이다. 심지어 환자복을 바꿔 입고 '누가 환자인지 알아맞혀라'는 식의 장난도 병실에서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의료인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 것도 병실을 시장통으로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청희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의사의 퇴원 지시 같은 진료와 관련된 지침도 따르지 않는 일이 다반사인데 병문안 규정을 따르길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보호자가 의사에 지시에 불응하고, 심지어 폭행·살해하는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의료인 폭행방지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병원들이 서비스를 강화한다며 환자를 '고객'으로 부르는 시대"라며 "이렇다 보니 병원은 통제에 따르지 않는 환자나 가족이 민원을 제기할 것을 두려워해, 될 수 있으면 마찰을 피하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병원과 환자들이 진료 행위를 돈을 주고 사고파는 '의료 서비스'로 보는 인식이 커지면서 의료진과 환자의 '통제-수용'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다. 병원의 간호사 부족 문제도 환자 가족들이 병원에 자주 방문하게 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원칙적으로 병원이 담당해야 할 환자 관리가 간호 인력 부족으로 환자 가족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 보호자가 '병원의 일'을 대신해주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면회시간 제한, 외부 음식 반입 금지 같은 통제를 가하기는 어렵게 된다. 고려대 의대 안형식·김현정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원으로 진행한 간호 서비스 실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간호 인력 1명이 담당하는 환자는 3.6명이다. 일본도 8.0명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의 5배가 넘는 19.2명에 이른다. 긴급 상황에서 벨을 눌러도 바로 달려올 간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는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상업적 게시판 등)] ▒☞[출처] 조선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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