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책 속의 향기

올해 가장 많이 빌려본 책은

淸潭 2014. 11. 4. 10:39


 

☞ 서울대생, 올해 가장 많이 빌려본 책은 '그리스 비극'


▲... 도서관 대출 상위권 점령

"교양과목 때문에 읽지만 글쓰기 확실히 늘어 인기"

올해 서울대도서관에서 가장 바삐 움직인 책은 그리스 비극이었다.

지난 1월부터 10월 31일까지 서울대도서관에서는 '에우리피데스 비극'과 '총, 균, 쇠'가 대출순위 공동 1위(92회)를 차지했다. '아이스킬로스 비극'이 3위, '아리스토파네스 희극'이 6위, '오이디푸스 왕'이 9위로 집계됐다. 그리스 고전이 대출순위 상위권을 점령한 것이다.

천병희가 번역한 '에우리피데스 비극'은 '메데이아' '트로이아의 여인들' '엘렉트라' 등을 담고 있다. 서울대는 학생들이 그리스 고전을 많이 빌려 읽는 현상을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교양과목(3학점) 때문으로 해석했다.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서양고전학)가 개설한 이 강좌는 몇 년 전 수강 정원 30명으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50명, 올해는 100여명으로 늘어났다. 한 학기에 그리스 고전 열다섯 작품을 읽어야 하고 보고서도 여러 편 내야 하지만 "글쓰기를 확실히 배울 수 있다"는 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무서운 깊이 없이 아름다운 표면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썼다. 김헌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짜깁기가 아닌 원전 읽기 중심으로 강의하면서 현실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주려고 했다"며 "길고 짧게 호흡이 다른 글을 여럿 쓰게 해서 좀 고통스럽겠지만 각오하고 온 학생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화와 종교, 상상력이 연결되면서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올해 고려대도서관에서는 김진명이 쓴 '고구려', 조정래의 '정글만리',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가 대출 1~5위였다. 소설의 인기가 높았다.

연세대도서관에서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총, 균, 쇠',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순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기욤 뮈소의 소설 '내일'을, 이화여대 학생들은 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가장 많이 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상업적 게시판 등)]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