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스님들 소식

중들도 못하는짓이 없네.....

淸潭 2014. 10. 5. 17:44

계파 나눠먹기·돈거래로 변질된 직능대표 선출

권오영 기자  |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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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01  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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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회 전문성 위해 도입됐지만
전문성 없고 정치거래만 난무
수억원 뒷돈거래 말들도 무성
부도덕 스님도 다수 후보등록
‘돈·정치력 없으면 직능 어려워’

조계종 중앙종회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도입한 직능대표 종회의원 제도가 그 취지에서 벗어나 계파간 ‘나눠먹기’식으로 변질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사실상 ‘정치적 거래’로 직능대표 종회의원을 배정하면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함량 미달’의 스님들이 다수 포함되는가 하면 직능대표 종회의원에 배정받기 위해서는 수억 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말들이 흘러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제16대 종회의원 선거 후보등록을 마무리한 결과 총 20명을 선출하는 직능대표 종회의원에 21명이 등록했다. 중앙선관위가 9월30일 자격심사를 통해 이들 전원에 대해 ‘이상 없음’을 결정하면서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20명은 전원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51명을 선출하는 직선직 종회의원에 83명의 후보가 등록한 것에 비하면 직능대표는 사실상 후보등록과 동시에 당선이 보장되는 셈이다. 이처럼 직능대표 종회의원이 뚜렷한 경쟁 없이 당선권에 안착하는 것은 직능대표선출위원과 후보자간의 사전 조율을 통해 후보등록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행 종법에 따르면 직능대표 종회의원은 총무원장을 비롯해 교육원장, 포교원장과 중앙종회에서 추천한 스님 6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직능대표선출위원회에서 뽑는다. 또 직능대표선출위원회는 선원을 비롯해 율원, 강원, 교육, 포교, 사회, 복지, 문화, 법제, 행정 등 10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종사자 2인을 직능대표 종회의원으로 선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직능대표에 대한 뚜렷한 자격기준이 없고 선출 방식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직능대표선출위원들의 ‘정치적 계산과 뒷거래’에 의해 후보자가 결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직능대표 종회의원 당선을 대가로 거액의 돈이 오가고 있다는 말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돈과 정치적 영향력이 없으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종회의원이 될 수 없다는 말들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스님들이 계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직능대표 종회의원에 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제16대 직능대표 종회의원 후보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체 21명의 후보 가운데 율원과 강원 분야에 지원한 후보는 단 한명도 없었다. 대신 대표성을 규정하기가 모호한 행정 분야에 4명, 복지 분야에 4명, 문화 분야에 3명이 지원하는 편중현상을 보였다.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종사자’라는 규정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후보등록 이후 각 분야의 대표성은 큰 의미가 없다. 일단 후보등록을 마무리하면 직능대표선출위원회가 임의대로 등록한 후보를 분야별로 적절히 배분해 나누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이번 선거에서는 출가수행자로서의 위의에 어긋난 범계행위를 저질러 종단 안팎에서 큰 논란이 됐던 스님들도 다수 직능대표 종회의원 출마해 종단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원정 도박과 골프로 구설수에 올랐던 ‘ㅎ’스님과 여성 종무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주요 종무직에서 사퇴했던 ‘ㄱ’스님, 종단 산하 시설에서 밤샘 술판을 벌려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켰던 ‘ㅊ’․‘ㅅ’스님이 후보로 등록했다. 또 중앙종회회의장에서 욕설을 하고 동료의원을 폭행한 ‘ㅅ’스님, 공금횡령 의혹이 제기됐던 ‘ㅌ’스님, ‘신정아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받았던 ‘ㅇ’스님, 올해 초 본사주지 선거과정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던 ‘ㅅ’ 스님도 직능대표 종회의원으로 출마해 불교단체들로부터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까닭에 직능대표 선출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한 종회의원 스님은 “직능대표 종회의원 제도는 종도들의 대의기구인 중앙종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님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그럼에도 각 계파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뒷거래만 염두에 두면서 직능대표 선출제도의 근본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스님은 “직능대표에 대한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자격기준을 만들지 않는다면 향후 종앙종회는 심각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며 “직능대표 선출위원회도 관련 분야의 대표성을 갖춘 인물들로 새롭게 재편해 직능대표에 합당한 인물이 선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