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음성' 전달할 사람은 대통령이 가장 믿는 사람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특사로 활동했던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는 최근 거론되는 '박근혜 대북 특사론'과 관련해 "박 전 대표보다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더 적임"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북 특사론이 나오는데, 내 생각엔 이재오 특임장관이 더 적합하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누가 제일 적당하냐고 묻자 나온 답이었다.
그는 "대북 특사는 대통령의 '음성'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그 파견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이 장관을 꼽은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김대중 정권 시절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대북 특사로 활동했던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싱가포르에서 북한 특사를 만났는데, 그 특사가 내 얘기를 듣더니 '김대중 대통령의 음성을 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대북 특사는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고,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측근 중에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할 사람이 맡아야만 북한이 특사의 말을 대통령의 '음성'이라고 받아들이고 신뢰한다. 그 점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이 유력하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대북 특사설에 대해서는 "북한이 종종 대통령과 마찰을 빚어온 박 전 대표의 말을 과연 대통령의 '음성'이라고 생각할지 의문"이라며 "이재오 특임장관 다음으로 적합한 사람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이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