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명상실

출가(出家)

淸潭 2010. 8. 12. 10:32

아침의 명상
 
 
      
      ♤ 출가(出家) ♤ 和尙向予言 以子聰明 何不出家 화상향여언 이자총명 하불출가 予曰 我出家久矣 爾等和尙 何不出家 《悟語》 여왈 아출가구의 이등화상 화불출가 스님이 내게 말했다. "그대와 같이 총명한 젊은이가 어찌 출가하지 않는가?" 내가 말했다. "나는 출가한 지 이미 오래요. 그대들 스님네는 어찌 출가하지 않으시오?" 단지 제 집을 떠나 산문(山門)에 드는 것을 출가라 하지 않는다. 머리 깎고 중이 된다고 해서 모두 출가라 하지 않는다. 속세의 번다한 인연을 모두 끊어 버리고, 지금까지 내가 누려왔던 것, 나를 나이게 했던 온갖 것들에서 자유롭게 놓여날 때 비로소 그것을 출가라 할 수 있다. 눈빛 맑은 나를 보고 스님은 출가를 권유한다. 스님! 저의 출가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명리를 향한 속념(俗念)을 끊어버리고 학문의 길로 매진하는 것, 이욕을 향한 집착을 내던져 천고의 성현을 벗으로 삼는 것, 나의 출가는 이런 것이지요. 인간의 집착을 벗어내지 못할진대, 머리 깎은 스님네도 제 눈에는 속인과 한가지로 보입니다.
        
      세속적 즐거움을 버리고
      깨달음을 위해 자신과 싸우는 것
      이것이 출가의 진정한 뜻이 아닐까.
      글을 읽어도 성현을 보지 못한다면
      '지필(紙筆)의 종이'일 뿐이고
      벼슬자리에 있어도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관복을 입은 도둑에 지나지 않는다.
      학문을 하면서도 
      몸소 실천함을 숭상하지 않는다면
      입으로만 참선하는 사람일 뿐이요.
      큰 일을 일으키고도 
      은덕을 심지 않는다면
      눈앞에서 잠시 피었다가 지는 꽃일 뿐이다.
      채근담에서 빌려 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