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진행은 탁월하지만 세심한 배려가 아쉽네요.”
1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행정법원의 한 법정. 재판장의 속사포 질문에 원고, 피고 양측 변호사가 의자에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 서 있었다. 방청객들 틈에 앉아 있던 이재홍 서울행정법원장(54·사법시험 19회·사진)은 옆자리의 기자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판사가 소송 당사자들에게 ‘편히 앉아서 말씀하시죠’라는 말 한마디라도 해준다면 편안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할 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법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재판 진행의 장단점, 조언할 만한 얘기 등을 꼼꼼하게 메모했다. 올해 초 ‘막말 법관’ 논란이 제기된 데다 재판 진행을 서류가 아닌 말로 하는 구술(口述)심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려는 취지다.
이날 A 재판부의 한 사건에서 피고 측 변호사가 새로운 증거를 신청하며 재판장에게 “변론기일을 한 번만 더 잡아 달라”고 거듭 읍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재판장은 “새로운 내용이 아닌 것 같고 심리가 충분히 진행됐다”며 한마디로 거절했다. 변호사가 당황해하자 이 법원장은 “바로 거절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말을 서면으로 내면 충분히 검토해 보겠다’는 방법으로 완곡하게 말하면 당사자가 납득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 진행은 탁월하지만 세심한 배려가 아쉽네요.”
1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행정법원의 한 법정. 재판장의 속사포 질문에 원고, 피고 양측 변호사가 의자에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 서 있었다. 방청객들 틈에 앉아 있던 이재홍 서울행정법원장(54·사법시험 19회·사진)은 옆자리의 기자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판사가 소송 당사자들에게 ‘편히 앉아서 말씀하시죠’라는 말 한마디라도 해준다면 편안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할 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법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재판 진행의 장단점, 조언할 만한 얘기 등을 꼼꼼하게 메모했다. 올해 초 ‘막말 법관’ 논란이 제기된 데다 재판 진행을 서류가 아닌 말로 하는 구술(口述)심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려는 취지다.
이날 A 재판부의 한 사건에서 피고 측 변호사가 새로운 증거를 신청하며 재판장에게 “변론기일을 한 번만 더 잡아 달라”고 거듭 읍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재판장은 “새로운 내용이 아닌 것 같고 심리가 충분히 진행됐다”며 한마디로 거절했다. 변호사가 당황해하자 이 법원장은 “바로 거절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말을 서면으로 내면 충분히 검토해 보겠다’는 방법으로 완곡하게 말하면 당사자가 납득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B 재판부의 법정에서 재판장이 변론을 마무리하며 사건 당사자에게 일방적으로 기일을 통지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에는 “편한 날짜가 언제인지 의견을 먼저 묻고 기일을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또 “재판장 옆에 앉아 있는 배석판사들도 사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소송 당사자들이 판사가 자신의 사건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느 법정에서나 소송 당사자, 변호사들이 재판을 기다리면서 초조하게 시계를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면서 이 법원장은 “재판 만족도가 높아지려면 법정을 늘리고 재판부의 사건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할 것 같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법원장뿐만 아니라 최근 이진성 서울중앙지법원장, 이성보 청주지법원장 등 일선 법원장들이 부지런히 법정 모니터링을 하면서 판사들 사이에서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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