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들 흐르라 하네 *
가는 세월 붙잡지 못해
백 년도 못 넘긴 못난이 인생들
찰나의 등짝에 강제로 업혀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네 인생
그냥들 북망(北邙)길 재촉 하는가
흐르는 물도 댐을 막으면
산에 오를 수 있는 기지는 있으나
맥천(脈川)은 아래로만 향하고
위로 거슬릴 수 없는 섭리
그냥들 그러려니하고 흐르라 하네
댐 막는 수고를 덜어가면서
물 고이기를 바라지도 말고
가두기도 원하지 아니 하던가
내어 맡기면 맡긴 그대로
그냥들 흐르는 것은 흘러야 하고
우리네의 짧은 삶도 마찬가지
순탄히 흐르는 세월에 순응하고
지혜롭게 가두어 둔 물보다도
흐르는 물 풍요의 바다에 몸 던져
분신으로 마감하는 우리네 인생
그냥들 이 순간 모르게 흐르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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