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불교의 중흥조 만공스님 가사가 수덕사에 되돌아왔다. 춘천 석왕사 주지 백운스님은 지난 10일 만공스님이 직접 수했던 가사를 수덕사 대웅전에서 수좌 설정스님에게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만공스님의 가사는 1930년대 만들어진 17조 홍가사로 보관 상태는 매우 양호하며, 백운스님은 만공스님 가사를 지난 1995년 은사인 동산스님에게서 전수받았다.
동산스님은 만공스님의 법제자인 보월스님의 전법제자로 덕숭산 정혜사 주지소임을 볼 때 만공스님을 직접 모시고 살았으며 이때 가사를 전수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 춘천 석왕사 주지 백운스님(오른쪽)은 지난 10일 근대 한국불교의 중흥조 만공스님의 가사를 수덕사에 기증했다. 만공스님의 가사는 17조 홍가사로 보관상태가 양호했다.
가사를 전달한 백운스님은 “지난달 열반하신 은사스님의 마지막 법구를 보면서 수덕사에 전달하라고 스님이 명하시는 것 같았다”며 “은사스님의 49재를 앞두고 가사를 수덕사에 전달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가사를 전달 받은 설정스님은 “일제시대 경허스님과 함께 위기에 처한 한국불교를 되살리고 선풍을 진작시킨 만공스님의 가사가 수덕사에 다시 돌아오게 되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수덕사 주지 옹산스님은 “만공스님의 가사를 잘 간직해 덕숭산에 되돌려준 백운스님께 감사드린다”며 “수덕사 근역성보관에 전시하여 많은 불자들이 친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만공스님은 1871년 3월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경허스님의 전법제자로 법명은 월면이고 호가 만공이다. 14살이 되던 1884년 동학사에 들른 경허스님의 인도로 충남 서산 천장암에서 태허스님을 은사로, 경허스님을 계사로 득도했다. 스님은 1905년 수덕사에 금선대(金仙臺)를 짓고 수행하며 수좌들을 맞이했으며, 유점사 금강선원과 마하연 선원 조실을 지내고 1935년 5월 마곡사 주지로 추대됐다. 또 스님은 수덕사, 정혜사, 견성암, 간월암을 중창 또는 복원했으며, 일본불교에 맞서 조선불교의 정체성 확립과 선풍을 진작시키기 위해 노력하다 1946년 10월20일 세수 75세, 법납 62세로 덕숭산 정혜사에서 원적에 들었다.
이시영 충남지사장
[불교신문 2524호/ 5월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