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경(圓覺經)
1. 서분
이와같이 내가 들었다. 한 때 바가바(세존)께서 신통대광명장에 드시사 삼매에 바로하시니 이는 일체 여래와 광명으로 장엄하여 머무심이며 일체 중생들의 깨끗한 깨달음의 땅이었다. 몸과 마음이 적멸한 평등의 본바닥 이며, 시방에 원만하여 둘 아님에 수순함이니 이 둘 아닌 경지에서 모든 정토를 나투사 대 보살 마하살 십만인과 더불어 함께 계셨다.
그 이름은 문수사리보살, 보현보살, 보안보살, 금강장보살, 미륵보살, 청 정혜보살, 위덕자재보살, 변음보살, 정재업장보살, 보각보살, 원각보살, 현선수보살 등이 상수가 되어 모든 권속들과 더불어 다함께 삼매에 들어 한 가지로 여래평등의 법회에 머물렀다.
2. 문수장
이어서 문수사리보살이 대중 가운데에 있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절하고 바른 편으로 세 번 돌고 꿇어앉아 차수하고 부처님께 말씀드 렸다.
「대비이신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데 지금 이 모임에 온 모든 법을 배우는 대중을 위하여 여래께서 본래 일으키신 인지법행을 말씀하여 주시며, 또 한 보살로서 대승법문에 깨끗한 마음을 내어 모든 병을 멀리 여읠 것도 말씀하시사 능히 미래에 말세중생의 대승을 구하는 자로 하여금 삿된 지 견에 떨어지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를 땅에 던져 절하며 이와같이 청하기를 세 번 하고 또 다시 시작하였다.
이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옳다. 착하다. 선남자여, 너희들이 이에 능히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여래의 인지법행을 물어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대승 가운데서 깨끗한 마음을 내며, 또한 말세 일체중생의 대승을 구하는 자로서 바른 머무름을 얻어서 삿된 지견에 떨어지지 않게 하니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이때 문수사리보살이 가르침을 받들어 환희하고 모든 대중과 더불어 잠 잠히 귀를 기울였다.
「선남자여, 무상대법왕이 대다라니문이 있으니 이름을 원각이라 하느니 라. 일체 청정과 진여와 보리와 열반과 바라밀을 흘려내어 보살을 교수 하나니 일체 여래가 본래 일으키신 因地는 모두가 깨끗한 깨달음새를 뚜 렷이 비춤을 의지하여서 無明을 영영끊고 바야흐로 불도를 이루느니라. 무엇을 무명이라 하는고.
선남자여, 일체중생이 시작없는 옛적으로부터 내려오면서 가지가지로 전도된 것이 마치 길 잃은 사람이 방향을 바꾸어 아는 것처럼 망녕되이 四大를 인정하여 자기 몸을 삼고 六塵인연의 그림자를 자기 마음으로 삼 나니, 비유하여 말하면 저 병든 눈이 허공 가운데서 헛 꽃과 다른 달을 보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허공에 실로는 꽃이 없건만 병자가 망녕되이 집착하나니 이 망녕된 집착으로 말미암아 허공자성을 미혹할 뿐만 아니라 또한 다시 저 실다히 꽃이 생기게 된 곳 까지 미하게 되느니라. 이로 말미암아 망녕되 이 나고 죽음에 돌고 구름(轉輪)이 있는 것이니 이 까닭에 무명이라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무명이라는 것도 실로는 있는 것이 아니니라. 마치 저 꿈 꾸는 사람이 꿈 가운데서는 없지 않지만 꿈을 깨게 되면 얻을 바가 없는 것처럼 저 여러 헛 것들이 허공에서 없어지면 꺼진 곳이 있다고 정하여 말하지 못하느니라.
어찌하여 그런고, 난 곳이 없기 때문이니 일체중생들이 無生 가운데서 망녕되이 생멸을 보게 되나니 이 까닭에 생사에 휘둘림이 있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의 인지에 원각을 닦는 자가 이 헛 곳을 알면 곧 휘둘림도 없고, 또 저 나고 죽음을 받을 몸과 마음도 없게 되느니라. 이것은 짐 짓 지어 없는 것이 아니고 본성품이 없기 때문이니라.
저를 알고 깨닫는 것도 오히려 허공 같음이며, 허공을 알았음도 헛된 모양이기에 다시 또한 알고 깨닫는 성품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느니라. 있고 없고를 함께 보내고서야 깨끗한 깨달음에 수순한다고 할 것이니라. 어찌하여 그런고 하면 허공성인 까닭이며, 항상 不動한 까닭이며 여래장 가운데는 일거나 꺼짐이 없는 까닭이며, 지견이 없는 까닭이며, 법계성 같이 구경원만하여 시방에 두루한 까닭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인지법행이라 하느니라.
보살은 이것을 인하여 대승 가운데서 깨끗한 마음을 낼 것이니 말세중 생도 이를 의지하여 수행하면 사견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베푸시고자 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문수여 그대 마땅히 알라.
일체의 모든 여래께서는
본래로 깨끗한 인지로 좇아
모두가 지혜로 깨치셨나니
무명을 투철히 요달하고서
헛 꽃을 여실히 알게 된다면
생사에 윤전을 면하느니라.
또다시 꿈 속의 사람과 같이
잠 깨면 꿈 속 일이 없어지나니
깨달음도 텅 빈 허공 같아서
평등하여 본래로 動轉 없으니
깨달음도 시방에 두루 퍼져서
즉시에 불도를 이루게 되리
헛 꽃 멸한 곳 또한 없으니
불도를 이룸도 또한 없느니라
본성이 원만한 까닭이니라
삼세의 보살들이 이 가운데서
위없는 보리심을 능히 발하고
오는 세상 말세의 모든 중생도
이 법문 닦으면 사도 면하리」
3. 보현장
이때에 보현보살이 대중 가운데에 있더니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 에 예경하고 바른 쪽으로 세 번 돌고 무릎을 꿇고 차수하고서 부처님께 말 씀드렸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데 이 자리에 모인 여러 보살들과 말세에 대승을 닦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수행하는 방편과 점차를 가르쳐 주옵소서. 이 원각의 청정경계의 법문을 듣사옵고 어떻게 수행하오리까. 세존이시여, 만일 저 중생이 저 환과 같음을 아는 자의 몸과 마음이 또한 환이올진데 어떻게 환으로서 도리어 환을 닦는 것이옵니까. 또한 만일 저 모든 환의 성품이 모두 다 멸하올진데 이것은 곧 마음이 없는 것이온데 누가 수행하오며, 이를 어찌 다시 환 같음을 수행하라고 말씀하시옵니까.
만일 이 모든 중생이 원래로 수행하지 아니하면 저 생사 가운데서 항상 환화로서 머물러 일찍이 환다운 경계조차 알지 못하옵거늘 망상심으로써 어 떻게 해탈하오리까 원하옵건데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보살들과 말세 일 체중생을 위하여 수행하는 방편과 점차를 가르쳐 주옵소서. 어떤 방편을 지어야 사점차로 수습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길이 모든 환을 여의게 하오리까!」
이렇게 말하고 오체를 땅에 던져 절하며 청하기를 세 번 하고 다시 또 시작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 보현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옳다. 착하다. 선남자여, 너희들이 모든 보살과 말세중생을 위하여 여 래에게 보살의 환다운 삼매와 닦아 익힐 방편 점차를 물어서 모든 중생으 로 하여금 온갖 환을 여의게 하는구나.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이때에 보현보살이 가르침을 받들어 환희하고 보든 대중과 더불어 잠잠 히 귀를 기울였다.
「선남자여, 일체중생의 가지가지 환화 모두가 여래의 원각묘심에서 나온 것이니 마치 헛 꽃이 허공을 좇아 있는 것과 같으니라.
환인 꽃은 비 록 멸하더라도 허공 성품은 무너지지 않느니라. 중생의 환인 마음도 또 한 환에 의하여 멸하느니 모든 환이 다 멸할지라도, 깨닫는 마음은 부동 하니라.
환에 의하여 깨달음을 말한데도 또한 환이 되는 것이며, 만일 깨달음이 있다고 말하더라도 아직도 환을 여의지 못한 것이며,깨달음이 없다고 말 하더라도 또한 다시 그와 같으니라. 이런 까닭에 환의 멸함이 이름을 부동 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일체 보살과 말세 중생은 응당 일체 환화인 허망한 경계를 멀리 여의여야 하느니라. 그리고 또 멀리 여의려는 마음을 굳건히 가져 집착하므로 말미암아 마음에 환 같은 것도 또한 다시 멀리 여의어야 하며, 또 멀리 여윔도 환이 되는 것이니 이것 또한 멀리 여의여야 하느니라.
멀리 여의임을 여의는 것도 환이니 또한 다시 멀리 여의여야 하느니라. 여의일 바가 없음을 얻고서야 모든 환을 제거한 것이니라.
비유하면 찬화(讚化)처럼 두 개의 나무가 서로 인하여 불이 나면 나무는 없어 지고 재도 날아가고 연기도 사라지는 것과 같으니 환으로써 환을 닦는 것도 또한 다시 이러하니라. 또한 모든 환이 비록 다 없어질지라도 단멸 에 드는 것은 아니니라.
선남자여, 환인줄 앎이 곧 여윔이니 방편을 지을 것도 없고 환을 여의면 곧 깨달음이니. 또한 점차도 없는 것이니라. 일체 보살과 말세중생은 이에 의거하여 수행할지니 이와같이 하면 능히 길이 모든 환을 여의게 되 느니라.」
이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베푸시고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현 그대 마땅히 알라.
일체 모든 중생의 시작없는 환과 무명은
모두 여래의 원각심으로 건립됨이니라.
마치 허공의 꽃이 허공에 의지하여 형상
이 있는 듯 하지만 허공의 꽃이 없어지
더라도 허공은 본래로 동하지 않느니라.
이처럼 모든 환도 깨달음으로 나왔으되
환이 멸하면 깨달음이 원만하니
깨달은 마음이 원래로 동하지 않는
까닭이니라.
저 모든 보살과 말세 중생이
마땅히 항상 환을 여의여야 하니
만약 모든 환을 모두 여의면
마치 나무를 비벼 불을 낼 때
나무가 다 타버리면 불도 또한 없어지듯
하느니라.
깨달음은 원래로 점차가 없으니
방편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4. 보안보살장
이에서 보안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절하고 바른 편으로 세 번 돌고 꿇어 앉아 차수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데 여기 모인 여러 보살들과 말세 일체 중생을 위하시사 보살이 수행하는 점차를 풀어 말씀하여 주옵소서. 어떻 게 생각하며 어떻게 머물러 가지며 중생이 깨닫지 못하면 어떤 방편을 지 어서 널리 깨닫도록 하오리까
세존이시여, 만약 저 중생들이 바른 방편과 바른 생각이 없게 되면 부 처님께서 이 삼매를 설하심을 듣고서 마음이 아득하고 답답하여 원각을 깨달아 들어가지 못하오리니, 바라옵건데 자비를 일으키사 저희들과 말세중생을 위하여 방편을 베풀어 베풀어 말씀하여 주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를 땅에 던져 절하며 청하기를 세 번하고 다시 시작 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 보안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옳다, 착하다. 선남자야, 너희들이 이에 모든 보살과 말세중생을 위하여 여래의 수행과 점차와 사유와 머물러 가짐과 내지 가지가지 방편까지 를 묻는구나, 이제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이때에 보안보살이 가르침을 받들어 환희하고 모든 대중들과 더불어 잠 잠히 귀를 기울였다.
선남자야, 저 초발심보살과 말세중생이 여래의 정원각심을 구하려면 마땅 히 생각을 바르게하여 모든 환을 여의여야 하느니라.
먼저 여래의 사마타행을 의지하되 계를 굳건히 가지며 대중처소에 함께 머물며 고요한 방에 단정히 앉아 항상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니라. 나의 이몸은 四大가 화합한 것이니, 이른바 머리카락과 손톱과 이빨과 살가죽과 근육과 뼈와 골수와 때와 빛깔 등은 다 흙으로 돌아가고, 침과 콧물과 피와 고름과 진액과 거품과 땀과 눈물과 정기와 오줌 똥 등은 다 물로 돌아가고, 따스한 기운은 불로 돌아가고, 움직이는 힘은 바람으로 돌 아가나니 이와 같이 사대가 각기 떨어져 나가면 이제 이 망령된 몸이 어 느 곳에 있다고 할 것인가 하라.
이에 이 몸은 필경 자체가 없어 화합 하여 형상을 이루었어도 환과 같음을 아느니라. 四緣이 거짓 합하여 망령되이 육근이 있게 되고 육근과 사대가 안과 밖으로 합하여 이룬 것에 망령된 인연 기운이 그 가운데에 쌓이고 모여서 연상이 있는 듯 하 게 하니 이것을 거짓 이름하여 마음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 허망한 마음은 만약 육진이 없으면 능히 잊지 못할 것이 니 사대가 나뉘어 흩어지면 육진도 얻지 못하니라. 저 가운데에 연상과 육 진이 각기 흩어져 멸해 버리면 필경 반연하는 마음을 가히 볼 수 없게 되느니라.
선남자야, 저 중생이 환의 몸이 멸하므로 환의 마음이 또한 멸하고, 환의 마음이 멸하므로 환의 티끌이 또한 멸하고, 환의 티끌이 멸하므로 환이 멸한 것도 또한 멸하며, 환이 멸한 것이 멸하므로 환이 아닌 것은 멸하지 않나니, 비유하면 거울을 닦으매 때가 다하면 밝음이 나타나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마땅히 알라. 몸과 마음이 다 환인 때가 되는 것이니 때모양 이 영영없어지면 시방이 청정하리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청정한 마니보주는 오색을 비추면 방위를 따라 각 기 달리 빛깔이 나타내는 것이거든 어리석은 자는 저 마니보주에 실로 오색이 있는 줄 아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원각의 깨끗한 성품이 몸과 마음을 나툴 때 類를 따라 각기 다르거늘, 저 어리석은 자는 원각에 진실로 이런 몸과 마음의 모습이 있다하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이로 말미암아 능히 환화를 멀리하지 못하느니라. 이런 까닭에 내가 몸과 마음을 환인 때라 말하나니, 환인 때를 대하여 환인 때를 여의어야 보살이라 할 것이니라. 때가 다하고 對하는 것도 제하면 곧 때를 대 하는 것도 이름을 말하는 자도 없게 되느니라.
선남자야, 이 보살과 말세중생이 모든 것이 환임을 증득하여 영상이 멸 하는 까닭에 그때에 문득 方所없는 청정을 얻나니 가 없는 허공이 깨달음 이 나타낸 바이니라.
각이 뚜렷이 밝은 고로 마음 나툼이 청정하고 마음이 청정한고로 견진 이 청정하며, 견이 청정한 고로 안근이 청정하며, 근이 청정한고로 안식이 청정하며, 식이 청정한 고로 문진이 청정하며, 문이 청정한 고로 이근이 청정하며, 근이 청정한 고로 이식이 청정하며, 식이 청정한 고로 각진이 청 정하나니, 이와 같이 하여 내지 비설신의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근이 청정한 고로 색진이 청정하며, 색이 청정한 고로 성진이 청정하며, 향미촉법도 다시 이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육진이 청정한 고로 지대가 청정하며, 지가 청정한 고로 수대가 청정하며, 화대풍대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사대가 청정한 고로 십이처와 십팔계와 이십오유가 청정하 니라. 저들이 청정한 고로 십력과 사무소외와 사무애지와 불십팔불공법 과 삼십칠조도품이 청정하나니 이와 같이 하여 내지 팔만사천 다라니문이 모두 다 청정하니라.
선남자야, 일체 실상의 성품이 청정한 고로 일신이 청정하며, 일신이 청 정한 고로 몸이 청정하며, 모든 몸이 청정한 고로 이와 같이 시방중생의 원각이 청정하니라.
선남자야, 한 세계가 청정한 고로 모든 세계가 청정하고, 모든 세계가 청정한 고로 이와 같이하여 내지 허공을 다하고 삼세를 뚜렷이 싸서 일체 가 평등하여 청정이 부동하니라.
선남자야, 허공이 이와같이 평등하고 부동한 고로 마땅히 각성이 평등 부동함을 알 것이며, 사대가 부동한 고로 마땅히 각성이 평등 부동함을 알 것이며, 이와 같이 하여 내지 팔만사천 다라니문이 평등부동한 고로 마땅히 평등부동함을 알 것이니라.
선남자야, 각성이 변만하고 청정부동하여 끝없이 원만한 고로 마땅히 육근이 법계에 변만함을 알 것이며, 근이 변만한 고로 마땅히 육진이 법 계에 변만함을 알 것이며, 진이 변만한 고로 마땅히 사대가 법계에 변만 한 것을 알 것이며, 이와같이 하여 내지 다라니문이 법계에 변만함을 아느니라.
선남자야, 저 묘각의 성품이 변만하므로 말미암아 근성과 진성이 무너 짐도 없고 잡됨도 없으며, 근과 진이 무너짐이 없는 고로 이와 같이 하여 내지 다라니문이 무너짐도 없고 잡됨도 없느니라. 마치 백천등불이 한 방안을 비치매 그 광명이 두루두루 가득하여 무너짐도 없고 잡됨도 없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각을 성취하는 고로 마땅히 알아라. 보살은 법에 얽매이지 도 않으며, 법을 벗으려고도 하지 않으며, 생사를 싫어하지도 않으며, 열 반을 사랑하지도 않으며, 계 갖음을 공경하지도 않으며, 파괴를 미워하지 도 않으며, 오래 배운이를 중히 여기지도 않으며, 처음 배우는 이를 가벼 이 여기지도 않느니라.
어찌한 까닭이냐 일체가 각인 까닭이니라. 비유하건데 눈의 광명이 앞을 밝힘에 그 광명이 원만하므로 밉고 곱고가 없는 것과 같으니라. 어 찌한 까닭이냐 광명의 체는 둘이 없어 싫어하고 좋아함이 없기 때문이 니라.
선남자야, 보살과 말세 중생이 이 마음을 닦아 성취한 자는 여기에서 닦음도 없고, 또한 성취도 없어 원각이 두루비춰 적멸하여 둘이 없느니라. 저 가운데에 백천만억 아승지 불가설 항하사의 모든 불세계가 마치 허공 꽃이 어지러이 일어나고 어지러이 꺼지는 것처럼, 즉 하지도 아니하고 여의지도 아니하며, 얽매임도 아니고 벗은 것도 아니니, 비로소 중생이 본래 불이며 생사와 열반이 꿈과 같음을 아느니라.
선남자야, 어제밤 꿈같으므로 마땅히 알라. 생사와 열반이 일어남도 없고 멸함도 없으며,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으며, 그 증한 바 인자도 얻음도 없고 잃음도 없고,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으며, 그 능히 증한자도 지음이 없고 그침도 없으며, 맡김도 없고 멸도 없으며, 저 증 가운데는 能 도 없고 소도 없어서, 필경에 증이 없고 또한 증할 자도 없어, 일체 법의 성품이 평등하여 무너지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저 모든 보살들이 이와 같이 수행하며 이와 같은 점차로 할 것이며, 이와 같이 생각할 것이며, 이와같이 머물며, 이와 같이 방편할 것 이며, 이와 같이 개오하여 이와 같이 법을 구하면, 또한 헤매지 않을 것이 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베풀고저 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안, 그대는 마땅히 알라.
일체 중생의 몸과 마음이
모두 이것이 환과 같으니라.
육신인 몸은 사대에 속하고
심성은 육진에 돌아가나니
만약 사대인 몸이 각각 흩어지면
무엇이 있어 화합자가 될 것인가
이와 같이 점점 닦아가면
일체 그 모두가 청정하여
법계에 두루하여 부동하리라.
작지임멸도 없으며
또한 능히 증득할 자도 없으니
일체 불 세계는 마치 허공의 헛 꽃과 같으며
삼세가 두루 평등하여
필경 오고감이 없느니라.
초발심보살과 말세중생이
불도에 들고자 할진대
마땅히 이와 같이 닦아갈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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