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당뇨조절및 치료

[당뇨병, 관리가 생명이다]<上>생활습관을 확 바꿔라

淸潭 2008. 7. 27. 16:20
[당뇨병, 관리가 생명이다]<>생활습관을 확 바꿔라


당뇨 환자는 음식 섭취 시 권장 열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표준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사진 제공 강북삼성병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당뇨병 사망률이 10만 명당 35.3명으로 OECD 국가 평균(13.7명)의 2.5배에 달했다. 2030년에는 국민 7명 중 1명(720만 명)에 이르러 고혈압보다 많은 국민병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당뇨병은 평소 관리를 제대로 하면 일상생활에 별 지장을 받지 않고 지낼 수 있다. 특히 초기라고 진단받은 사람의 경우 향후 합병증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생활습관을 철저하게 바꿔야 한다. 바람직한 당뇨 관리를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상〉 생활습관을 확 바꿔라

〉 합병증 관리 수첩을 만들어라

소아당뇨병

#사례 1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15년째이지만 별 합병증 없이 살고 있는 김모(62·여) 씨. 과식은 절대 피하고 약도 꼬박꼬박 먹는다. 매일 혈당을 체크하고 2시간 걷기 운동도 거르지 않는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다. “당뇨를 병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평생 친구처럼 지내는 거죠.”

#사례 2

최모(57) 씨는 7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았지만 별다른 증상이나 고통이 없어 진단 받기 전과 별 다름없는 생활을 해 왔다. 과음은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술을 마셨고 운동도 별로 하지 않았다. 1년 전부터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더니 급기야 회복이 어려운 상태가 됐다. “아픈 곳이 없어서 신경을 안 썼는데 실명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걱정이에요.”

당뇨병 환자들은 발병 이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당뇨병은 관리만 잘하면 생활하기에 무난한 병이다. 많은 환자가 관리를 소홀히 하다 망막이 손상되거나 발에 궤양이 생기거나, 신장이나 심장이 붓는 합병증으로 혹독하게 고생을 하는 게 현실이다.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시력 상실 위험이 25배, 신장질환 위험이 17배나 높다.

▽모르고 지내는 당뇨병=당뇨병은 이렇다 할 증세가 없어 다행이기도 하고 불행이기도 하다. 환자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인지율은 61.2%였다. 40%가량이 당뇨 증세가 있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비만한 40세 이상 성인, 가까운 친척 중 당뇨병 환자가 있는 사람, 갈증 다뇨 피로 체중감소 등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 췌장염 담석증 등이 있는 사람은 1년에 1, 2차례 혈당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서울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는 “별다른 경각심을 갖지 않는 당뇨 환자가 많다”면서 “당뇨병은 합병증이 가장 무섭기 때문에 꾸준히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 관리법=당뇨병 예방 및 관리의 첫걸음은 생활 습관이다. 음식 조절과 운동 요법을 병행하면서 혈당을 관리하고 합병증 검사 등을 받으면 일반인처럼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환자들은 처방된 열량만큼만 먹어야 하는 식사요법을 가장 힘들어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식사를 조절하려 하지 말고 몇 가지 간단한 원칙(표 참조)만이라도 지키며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운동 요법이란 말을 들으면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주말마다 높은 산을 오르는 걸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나친 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박성우 센터장은 “운동 때문에 생활 리듬이 깨지면 안 된다”면서 “집 근처를 걷는 것부터 시작해 차츰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당뇨병 환자들은 매일 스스로 혈당을 측정하고 2, 3개월마다 혈당 조절 상태를 알려주는 당화혈색소를 측정하는 게 좋다.

선진국에선 당뇨 퇴치를 개인에게만 맡겨 두지 않는다. 미국당뇨병학회는 환자 교육을 치료 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분기별로 2, 3회씩, 환자가 원할 경우에는 수시로 당뇨 관리법을 무료로 가르쳐 준다. 자가 혈당 측정기도 무료로 지급한다.

국내에선 병원들이 대개 1년에 한 차례만 무료 교육을 한다. 환자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측정기(대당 10만 원가량)를 전액 본인 부담으로 구입해야 한다.

▽병과 사귀자=김 씨처럼 병과 싸울 생각을 하기보다 친구처럼 함께 지낸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환자들은 평생 절제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불안, 우울, 적대감 등 부정적 감정은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시켜 당뇨병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심장질환 발병률도 증가시킬 수 있다. 정서적인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 강북삼성병원 박 센터장은 “환자들이 즐겁게 웃는 것만으로도 혈당치가 dL당 50mg 정도 내려간다는 보고가 있다”며 “실제 음악치료나 정신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증세가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 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도 “규칙적으로 매일 20∼30분 명상을 하는 것이 좋다”면서 “명상은 통증을 줄여 주는 효과가 있고, 병의 근본 원인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