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의 진실/황우석사건

<`윤곽' 드러나는 줄기세포 조작>

淸潭 2008. 3. 9. 17:58
 

<`윤곽' 드러나는 줄기세포 조작>

 

김선종ㆍ권대기ㆍ박종혁 쪽으로 수사망 압축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핵심 공저자들이 이번 주중 줄소환되면서 줄기세포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실제 줄기세포 배양 및 관련 데이터를 다루는 등 논문 작성에 깊숙이 관여한 핵심 당사자들을 잇따라 조사하면서 줄기세포 조작의 실체에 거의 다가선 것으로 알려졌다.

◇ 2004년 논문 = 2004년 논문에 대한 수사의 초점은 1번 줄기세포(NT-1)의 실험 데이터를 누가 왜 조작했는지, 데이터 조작 과정에서 윗선의 지시 등 공모 범위를 가려내는 것이다.

NT-1이 비록 단성(처녀)생식 가능성이 현저히 높긴 하지만 줄기세포 형태로 실제 존재했다는 사실은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에서 이미 밝혀졌다.

다만 조사위 조사 결과 논문에 실린 NT-1의 DNA 지문 분석 결과는 공여자 A의 체세포 DNA 지문분석과 일치했지만 실제 조사위의 검증 결과 공여자 B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논문 작성 과정에서 데이터 정리 작업을 맡은 유영준 연구원과 줄기세포 DNA 시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에 전달한 박종혁 연구원은 논문 조작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 두 연구원 외에 황우석 교수와 강성근 교수 등 연구팀 지휘자들이 데이터 조작 사실을 알았는지, 알았다면 그 시점이 언제인지, 데이터 조작을 승인했는지 등을 밝혀나갈 계획이다.

◇ 2005년 논문 = 2005년 논문 수사는 NT-2와 NT-3가 미즈메디 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인 Miz-4와 Miz-8로 나타난 이유를 밝히는 게 핵심이다.

4~11번 줄기세포의 DNA 검사와 면역적합성(HLA) 검사 등이 조작된 것은 서울대 조사위에서 이미 밝힌 부분이어서 검찰은 NT-2, NT-3의 조작 실체를 밝히는 데 주력해왔다.

검찰은 미즈메디 병원이 외부에 분양한 적이 없는 Miz-8이 서울대로 섞여 들어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서울대와 미즈메디 양쪽 출입이 모두 가능했던 김선종 연구원과 김 연구원의 줄기세포 배양 작업을 도운 권대기 연구원이 줄기세포가 옮겨진 배경을 몰랐을 리 없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황 교수가 서울대의 줄기세포가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라는 사실을 언제부터 알았는지도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조만간 규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교수는 작년 11월 PD수첩의 취재가 시작된 뒤 자체 시행한 DNA 지문분석을 통해서야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NT-1,2가 주입된 척추 손상 쥐에 대한 검찰의 DNA 지문분석 결과 NT-2가 주입된 쥐 시료의 DNA 지문분석이 Miz-8번과 같다고 나온다면 황 교수가 이 실험을 수행한 작년 8월까지 줄기세포가 바뀐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004년과 2005년 논문 모두 조작에 관여한 사람들을 가려내는 것과 함께 황 교수가 알고 있었는지, 공모에 개입했는지를 밝히는 게 검찰이 남겨둔 가장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 연구비 수사 = 감사원이 황 교수의 연구비와 후원금 사용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6일 발표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 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정부지원 순수 연구비 106억원과 민간 후원금 89억원의 상당 부분을 개인계좌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부당하게 지출된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황 교수가 연구비를 용도와 무관한 곳에 쓴 부분이 있는지 세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감사원 조사가 연구비 사용 실태 전체를 완벽히 밝혀내지 못하면 검찰은 사실상 연구비 수사를 원점에서 다시 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연구비 수사는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게 돼 `바꿔치기 의혹'과 연구비에 대한 수사 결과를 함께 발표하려던 검찰의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