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인곡당(법장스님)

[법장스님법문] 최후의 한 생명까지도

淸潭 2008. 3. 2. 18:56

최후의 한 생명까지도

 

부처님께서 도리천(   利天)에 오르시어 석 달을 머무시며 법(法)을 설하셨으니 이로써 지장경(地藏經)이 이루어졌습니다.
지장경은 지장보살님에 대한 말씀이 주된 내용인데 지장보살님이 어떤 분이신가 하면 지지(指地)보살님, 묘당(妙幢)보살님, 무변심(無邊心)보살님이라 칭하기도 하며 도리천에 계시면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부촉(付囑)을 받고 매일 아침 선정(禪定)에 들어 중생의 근기를 관찰하시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입멸(入滅)하신 뒤부터 미륵 부처님께서 출현할 때까지 몸을 육도(六道; 천도, 인간도, 수라도, 축생도, 아귀도, 지옥도)에 나타내시어 천상(天上)에서 지옥(地獄)까지의 일체 중생을 교화하시는 대자대비하신 보살님이십니다.
보살형(菩薩形)의 형상은 천관(天冠)을 쓰시고 가사를 입으시고 왼손에 연꽃을 드시고 바른손으로 시무외인(施無畏印)을 하시거나 보주(寶珠)를 들기도 하시며 비구형(比丘形)의 형상은 왼손에 보주를 드시고 바른손으로 석장(錫杖)을 짚고 계신 모습이 많습니다.
지장경에 문수사리보살(文殊舍利菩薩)님께서 부처님께 여쭙기를 “지장보살마하살은 수행 시에 어떠한 행을 닦았으며, 어떠한 원력을 세웠습니까?” 하시니,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지장보살님은 헤아릴 수 없는 오랜 겁 이전에 사자분신구족만행여래시(師子奮迅具足萬行如來時)에 장자(長者)의 아들로 태어나 서원을 세우셨다”고 하시니, 그 서원의 내용은 “나는 지금부터 미래세에 가히 헤아릴 수 없는 겁이 지나도록 죄업으로 고통받고 있는 육도중생(六道衆生)들을 위하여 모든 방편(方便)을 사용하여 그들을 모두 해탈케 하고서야 비로소 나 자신도 불도를 이루리라”하신 것입니다.
지장보살님께서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백천만억 나유타(那由陀) 불가설겁(不可說劫) 동안 항상 보살행을 닦았습니다. 각화정자재왕여래시(覺華定自在王如來時)에는 바라문(婆羅門)의 후손으로 아버지 시라선견(尸羅善見)과 어머니 열제리(悅帝利)의 딸로 태어나셨는데 그 어머니는 인과를 믿지 않으시고 항상 삼보(三寶; 불·법·승)를 가벼이 여겨서 사후에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졌습니다. 이에  어머니를 위하여 집을 파시어 널리 향과 꽃 등의 여러 가지 공양구를 갖추시고 부처님을 모신 탑사(塔寺)에 나아가시어 지극한 정성으로 예(禮)를 올리시고 스스로의 몸을 부딪치시어 팔 다리가 모두 상하도록 목숨을 바쳐서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시니 그 공덕으로 어머니가 천상에 나셨습니다. 그 때 지장보살님께서 원을 세우시기를 “원하옵건대 저는 미래 겁이 다하도록 죄업으로 고통받는 중생들이 있으면 널리 방편을 베풀어 제도하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또 지장보살님께서 일체지성취여래시(一切智成就如來時)에는 왕으로 계시면서 “만일 죄를 지어 고통받는 중생이 있으면 먼저 제도(濟度)하여 그들로 하여금 편안케 하고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면 마침내 홀로 성불하기를 원하지 않겠노라”고 하셨습니다.
또 청정연화목여래시(淸淨蓮華目如來時)에는 광목녀(廣目女)로서 생전에 가지가지 물고기와 자라 고기 알을 천만 마리도 넘게 즐겨 먹고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제하기 위하여 나한(羅漢)님의 말씀을 듣고 아끼던 물건을 정리하여 부처님을 그려 모시고 공양을 올리니 얼마 뒤에 지옥에 떨어졌던 어머니가 광목녀의 집 하녀의 자식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때 지장보살님께서 부처님께 맹세하시기를 “오늘부터 무수한 세계의 지옥과 삼악도에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중생들을 맹세코 제도하여 지옥, 축생, 아귀의 몸에서 영원히 벗어나게 하며 이와 같은 무리들을 모두 다 성불하게 한 뒤에 제가 비로소 올바른 깨달음을 얻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렇듯 지장보살님께서는 과거 오랜 겁을 지나오는 동안 모든 중생을 자비로써 불쌍히 여기시고 항하사의 모래알과 같은 많은 서원을 세우시고 널리 제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법회에 오신 대중께서도 단지 손가락 한 번 퉁기는 사이라도 지장보살님께 귀의하시면 곧 삼악도의 죄업에서 풀려날 것이며, 만일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고 공경하고 예배 찬탄하시면 내세에는 항상 하늘에서 안락을 누리고 살며, 다시 인간세상에 태어나더라도 능히 제왕이 되어서 숙세(宿世)의 인과를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지장보살님의 원력이 광대원만하시므로 중생이 지장보살님의 형상을 뵙거나 지장경을 독송하거나 외우며 향, 꽃, 의복, 음식, 보배로 공양하고 찬탄 예배하면 스물 여덟 가지 이익과 열 가지, 또 일곱 가지 이익을 얻게 되는데 시간관계상 대표적으로 스물 여덟 가지 이익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천인과 용이 지킴이요,
둘째는 좋은 과보가 날로 더함이요,
셋째는 착한 인연을 만남이요,
넷째는 보리심(菩提心)에서 물러나지 않음이요,
다섯째는 옷과 먹을 것이 풍족함이요,
여섯째는 질병이 닥치지 않음이요,
일곱째는 수재와 화재를 만나지 않음이요,
여덟째는 도적의 액난이 없을 것이요,
아홉째는 모든 사람이 보고 흠모하고 존경함이요,
열째는 귀신이 도울 것이요,
열한째는 남자 몸으로 태어날 것이요,
열두째는 여자면 국왕이나 대신의 딸이 될 것이요,
열셋째는 모양이 단정할 것이요,
열넷째는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열다섯째는 제왕이 될 것이요,
열여섯째는 숙명통(宿命通)을 얻을 것이요,
열일곱째는 구하는 바를 뜻대로 이룰 것이요,
열여덟째는 가족들이 화목할 것이요,
열아홉째는 모든 횡액(橫厄)이 소멸할 것이요,
스무째는 업의 길이 영원히 없어질 것이요,
스물한째는 가는 곳마다 통달할 것이요,
스물두째는 꿈이 편안할 것이요,
스물셋째는 선망(先亡) 부모가 괴로움에서 벗어날 것이요,
스물넷째는 이미 지은 복을 타고날 것이요,
스물다섯째는 모든 성현이 찬탄할 것이요,
스물여섯째는 총명하고 근기가 수승할 것이요,
스물일곱째는 자비심이 충만할 것이요,
스물여덟째는 마침내 성불하는 것입니다.
지장보살님의 서원은 실로 우리 중생들을 위하여 있는 것이니 흔히 아는 바 지장보살님은 이 세상에서 살다 목숨을 마친 영가만을 고통에서 구제해 주시는 보살님이라고 여기는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부지런히 기도하십시오.
우리가 만약 오늘 지장보살님의 명호를 듣고 지니고 찬탄하고 우러러보고 예배하고 주력(呪力)하거나 공양을 올리거나 또는 형상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상을 조성하거나 형상에 칠을 올리거나 하면 그 공덕으로 백 번을 33천(三十三天)에 태어나며 영원히 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임을 믿고 선연(善緣)을 지어야 합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특별히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 낙태령(落胎靈)에 대해서입니다. 우리 나라가 임신중절(姙娠中絶)로 인한 태아 사망률이 세계 제 1위이고 그 숫자는 한 해에 약 1백 60만 명인데 부모님들이 태어나 보지도 못하고 저승길에서 헤매는 태아영가에 대해서는 너무도 무관심하고 기도도 정성스럽게 안 드려주고 참회도 안 한다는 것입니다.
태아도 생명인지라 자식을 죽인 악연을 심은 큰 죄를 지었는데도 한때 산아제한(産兒制限)이라는 국가정책(國家政策)의 세속법에 물들어 잘못을 모르고 오늘날에는 인명경시풍조(人命輕視風潮)와 성(性)의 문란(紊亂)까지 겹쳐서 더욱 빈번하게 죄악을 짓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부처님께서 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長壽滅罪護諸童子陀羅尼經)에 이르시기를 “사람에게 병이 많고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까닭은 유산(流産)이 그 근본 원인이라, 세상에 살면서 지은 죄업 가운데 아무리 뉘우쳐도 씻기 어려운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아버지를 죽인 죄며, 둘째는 어머니를 죽인 죄며, 셋째는 태아를 죽인 죄며, 넷째는 부처님 몸에 피를 낸 죄며, 다섯째는 대중의 화합을 깨뜨린 죄이니라.”고 하셨습니다.
또 이르시기를, “혹 태아를 죽인 큰 죄를 지었더라도 부처님과 불법을 통해서 지성으로 참회하고 태아의 영혼을 위해 지성으로 천도 공양하면 죄업이 소멸되고 이고득락(離苦得樂)하느니라”라고 해탈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부디 대중께서는 이 가르침을 따라서 부모의 결정에 따라 아무 죄 없이 태 속에서 죽음을 당한 가엾은 영혼들이 원한을 풀고 극락왕생(極樂往生)할 수 있도록 참회기도를 올려야겠습니다.
살다 보면 몰라서 짓는 죄가 많은데 몰라서 지었다고 죄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작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뜨거운 쇳덩이를 뜨거운지 알고 집든지 모르고 집든지 손에 화상을 입기는 마찬가지요, 오히려 모르고 집은 사람에게 더 큰 고통이 따르니 모르는 것이 바로 죄인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각자 인연이 있었던 태아령과 가엾은 모든 태아령의 극락왕생을 위하여 기도 드리기 바랍니다. 또한 본 법회에 동참하신 인연으로 다 같이 지장보살님의 원력을 본받아 중생구제에 앞장서는 참다운 불자가 되기를 서원합시다.
나무 지장보살마하살
                                
- 지장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