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배려해야 ‘말 잘하는 사람’ [중앙일보]
그래서 다양한 화술책들이 쏟아지는지도 모릅니다. 이번 주만 해도 세 권의 신간이 눈에 띕니다. 하버드대 경영리더십연구소장인 로버트 케건이 펴낸 『성공하는 직장인의 7가지 언어습관』(와이즈북)은 “언어습관의 밑바닥에 깔린 자신의 심리를 꿰뚫어보지 못하면 계속 자기 모순과 문제행동을 일으키며 살게 된다”고 말합니다. 결국 말솜씨란 단순히 혀를 다스리는 차원을 뛰어넘는 신념과 가치관의 문제라는 거지요. 저자는 올바른 언어 습관을 위해 “자기 확신을 버리라”고 거듭 충고합니다. 제한된 경험과 가치관이 만들어낸 ‘자기 확신’의 세계에서 벗어나 ‘그럴 수 있다’는 넉넉함으로 나와 다른 남을 포용하라는 것이지요. ‘건설적 비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합니다. “네가 틀렸으니 내가 바로잡아 줄게”식의 건설적 비판 이면에 놓인 ‘가르치는 자세’가 갈등의 씨앗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면서 ‘해체적 비판’을 제안합니다. 자기의 주관과 선입견을 해체하라는 것이지요. “내 생각은 이렇고, 당신 생각은 이런데, 나는 내 생각이 맞는 것 같지만, 당신 생각이 맞을 수도 있으니 설명을 해달라”는 해체적 비판이 조직의 발전과 변화를 이끈다는 주장입니다. 다른 신간들도 남의 의견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이기는 말싸움의 기술』(해바라기)은 월 마트의 창업자 샘 월턴의 사례를 들려줍니다. 그는 1992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직원들에게 늘 “우리 월마트에는 황금률이 있다”고 강조했다지요. 그 황금률의 제1조는 ‘손님이 옳다’이고, 제2조는 ‘만약 손님이 틀렸다고 생각될 때는 제1조를 참조하시오’랍니다. 또 어린이책인 『어린이를 위한 파워 스피치』(시공주니어)도 말 잘하는 첫째 비결로 ‘상대방을 배려해서 말한다’를 들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5년 동안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말투와 막말은 많은 시빗거리를 낳았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오고갔던 정치인들의 가시 돋친 설전이 짜증을 더하기도 했고요. 모쪼록 새 당선자는 ‘남의 생각이 옳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성공하는 언어생활자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이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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