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화계사(주지 수경)가 11월 27일 봉행한 ‘숭산 행원 대종사 열반 3주기 추모 다례재’는 스님의 행적들을 추억하며 불자들 스스로의 모습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화계사 회주 설정 스님은 이날 “숭산 스님은 활화산보다 더 뜨겁고 태산보다 큰 신심을 가르쳐 줬다”며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108참회를 쉬지 않을 정도로 스님은 항상 실천으로 제자들의 모범이 되고자 했다”고 회고했다.
설정 스님은 이어 “그러나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우리들 중에 스님이 전해 주신 ‘오직 모를 뿐’이라는 가르침의 참뜻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는가”라며 “이 자리의 모든 사부대중들은 우리가 과연 스님의 발자취를 제대로 �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로드 아일랜드 프로비던스 선원의 대광 스님도 “세계 각 국의 외국인 제자들이 스님을 따르게 된 것은 스님이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우리가 가야할 길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큰 스승과 인연 맺은 제자들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보살도의 길을 걸어야할 큰 책임과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 다례재가 열린 대적광전 안팎을 빼곡하게 메운 사부대중 1000여 명은 설정 스님과 대광 스님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스스로의 마음자세에 대해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모 다례재는 헌향과 종사영반, 영상법문, 헌화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조계종 전계대화상 성수 스님으로부터 법문을 청해 듣기도 했다. 성수 스님은 법문을 통해 “이 자리에는 추모가 아니라 숭산 스님에게 진 신세를 갚으러 왔다”며 “숭산 스님에게 가르침을 받은 자는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부처의 아들이 되려면 헛말, 헛일, 헛걸음을 해서는 안된다”고 사부대중이 진실한 불자의 자세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전계대화상 성수 스님과 진암 스님, 화계사 원로 견향 스님, 적광 스님, 묘봉 스님이 참석했고 미국 프로비던스 선원의 대광 스님, 무상사 국제선원 조실 대봉 스님, 화계사 국제선원장 현각 스님, 헝가리 원광사 주지 청안 스님 등 숭산 스님의 법맥을 잇고 있는 외국인 제자들도 대거 모습을 보였다.
또 다례재를 위해 미국의 성향 스님, 프랑스의 우봉 스님 등 세계 각 국에서 140여 명의 제자들이 화계사를 찾기도 했다.
한편, 이날 다례재가 끝난 후 화계사 문도들은 라오스 극빈자 구호를 통해 부처님의 자비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지구촌공생회에 십시일반으로 모은 금액 3천만 원을 전달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주지 수경 ;수덕사로 출가스님
회주 설정 ;수덕사 수좌스님
927호 [200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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