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당뇨조절및 치료

혈당관리가 천국과 지옥 갈랐다

淸潭 2007. 11. 15. 21:19

너무나 다른 두 당뇨병 환자

혈당관리가 천국과 지옥 갈랐다

환자1 |
진단 4년 만에 눈·발가락 잃었다

지난 2002년 건강검진에서 당뇨병이 의심된다는 결과를 받은 심영미(38·가명)씨. 어머니와 오빠가 당뇨병 환자였지만, 자신은 특별한 증세도 없고 약 먹는 것도 귀찮아 병원에도 잘 가지 않았다.

4년 후인 지난해 12월, 심 씨는 강북삼성병원 중환자실에 45일간 입원했다. 머리가 아프고 오른쪽 눈이 뿌옇게 보여 동네 안과를 찾았더니 “빨리 큰 병원에 가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 정밀 검사를 해 보니 시신경이 모아지는 황반부에 부종이 발생해 수술까지 해야 하는 중증 상황임을 알게 됐다. 황반부종과 같은 당뇨병성 미세혈관 합병증은 이미 당뇨병 진단 당시부터 서서히 진행되다가 갑자기 실명이 되는 병. 더구나 오른쪽 엄지 발가락 안쪽도 검은색으로 궤양성 변성이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심 씨는 공복 혈당 182㎎/㎗, 식후 2시간 혈당 330~380㎎/㎗으로 요동치고 있었고, 당화혈색소는 정상인의 두 배인 12.3%까지 나왔다.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큰 중증 단계에 접어든 것이었다.

심 씨는 병원에서 눈 황반부종 수술을 세 차례 받았지만 결국 한 쪽 눈이 실명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른쪽 발도 혈액순환이 거의 되지 않고 염증이 뼈까지 번져 엄지 발가락을 절단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퇴원 후 남편과 아이들 돌볼 힘도 없이 무기력해 졌고, 잘린 발가락을 누가 볼까봐 동네 목욕탕을 가거나 사람 만나는 것도 꺼려지면서 심한 우울증 증세도 나타났다. 식사 조절이나 운동도 제대로 못할 때가 많아 요즘도 수시로 응급실을 들락거린다.

4년 전, “적게 먹고, 혈당 체크하고, 운동하라”는 의사 말을 소홀히 한 대가다. ‘악마’ 같은 당뇨병을 보듬고 살아갈 자신조차 없어 심 씨는 눈물로 지새우는 날이 더 많다.

환자2 |
응급실까지 실려갔지만 3개월만에 정상 회복

심 씨가 입원했던 지난해 12월, 심한 두통과 시력 감퇴를 호소하면서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을 찾은 제약사 영업사원 진양민(41·가명)씨. 구급차로 실려왔을 당시 혈당이 무려 624㎎/㎗, 당화혈색소는 12%나 됐다. 진 씨는 바로 입원해 인슐린 치료를 시작했고 다행히 1주일 만에 퇴원했다.

의사는 기름진 음식, 술, 담배를 멀리하고 운동과 약으로 혈당을 조절하라고 했다. 업무 특성 상 술자리가 많고, 야근이 잦아 그런 생활이 도무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당뇨병의 끔찍한 결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가족 생각도 하면서 모질게 마음을 고쳐 먹었다.

“자신이 관리하기에 달렸다”는 의사 말을 믿고 우선 자가혈당 측정기를 사서 하루 8회 이상 혈당을 체크했다. 식사 한 시간 뒤엔 무조건 30분씩 운동장을 걸었고, 인슐린과 당뇨병 치료제 복용을 빠뜨리지 않았다. 좋아하던 술과 담배도 물론 끊었다.

직장 동료에게도 ‘당뇨병 환자’라고 당당히 이야기하고 “술 대신 물, 스트레스 대신 웃음을 달라”고 부탁했다. 저혈당으로 쓰러질 때를 대비해 동료들에게 “쓰러지면 주머니 속 사탕을 물려달라”는 부탁도 했다.

불과 3개월 후, 진 씨는 공복혈당 112㎎/㎗, 식후 2시간 혈당 128㎎/㎗, 당화혈색소 6.5%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의사는 인슐린 치료를 중단하고 약 복용만 지시했다. 매주 가던 병원도 이제는 석 달에 한번만 가서 약 타고 상담 받으면 끝이다.

그가 매일 빼곡히 썼던 혈당관리 수첩에는 식단과 혈당수치, 그리고 물 마시고 화장실 갔던 기록까지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처음엔 악마 같던 당뇨병이 이제는 내 건강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천사로 탈바꿈했다”고 그는 말했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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