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대법관이 재직 시절인 1998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만찬행사에서 남편인 존 오코너 씨와 춤을 추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 출처 ABC방송 웹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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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행복하다면 난 기쁩니다”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에 걸린 남편을 돌보기 위해 사법부 최고위직 자리를 던졌다. 하지만 남편은 자신을 알아보기는커녕 다른 여성과 새로운 사랑에 빠졌다. 그렇지만 행복해하는 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함께 행복하다…. USA투데이가 13일 소개한 미 최초의 여성대법관 샌드라 데이 오코너(77) 씨의 근황은 한 편의 슬픈 순애보를 연상시킨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매년 각종 언론과 단체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혀온 여성계와 법조계의 거물. 》
특히 보수와 진보로 팽팽히 갈린 대법원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역사적인 판례들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유방암 투병을 하면서도 법정을 지켰던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편 존 오코너의 치매 증세가 심해지자 그는 2005년 7월 종신직인 대법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한다.
스탠퍼드대 로스쿨에서 만난 남편은 17년 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기 전까지 워싱턴 등지의 로펌에서 근무한 유능한 변호사였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되면서 하루 종일 아내의 사무실에 나와 있는 등 아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당시 “이제는 남편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때”라고 퇴임 의사를 밝혔다. 언론에는 미소를 보였지만 아들에게는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것 같은 아쉬움에 눈물이 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최근 남편 존 오코너 씨는 요양원의 다른 치매 여성과 사귀기 시작했다. 함께 손을 잡고 산책하거나 키스를 하는 장면이 주변에 자주 목격됐다.
아들인 스콧 오코너 씨는 “아버지가 마치 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년 같다”며 “어머니는 그 여성을 질투하는 대신 정서적 안정을 찾은 아버지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요양원을 찾아가 두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돌아오기도 한다고 그는 전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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