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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삼천사지서 고려유물 ‘명문비편’ 출토

淸潭 2007. 11. 6. 09:10


북한산 삼천사지서 고려유물 ‘명문비편’ 출토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 1-1번지 일원 삼천사지(三千寺址) 탑비구역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삼천사지 탑비구역 출토 석조보살두, 명문비편 탁본, 명문비편(왼쪽부터). 서울시 제공=연합

가순궁주명금니목가구 등 유물 500여 점 발굴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우림)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 1-1번지 일원 삼천사지(三千寺址) 탑비구역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고려전기 승려인 대지국사(大智國師) 법경(法鏡)의 행적을 살펴볼 수 있는 명문비편(銘文碑片) 등 10-13세기 고려시대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고 5일 밝혔다.

삼천사는 불교 법상종의 중심사찰로 서기 661년 원효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 법상종 종찰인 개경 현화사의 초대 주지를 지낸 대지국사 법경이 주지로 있던 절로 고려 현종대인 11세기 고려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크게 융성했으나 임진왜란 이후 폐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05년 9월 삼천사 터를 발견한 뒤 현재까지 2년여 동안의 발굴조사를 통해 대지국사 법경의 행적을 살펴볼 수 있는 250여 점의 명문비편을 비롯해 탑비전(塔碑殿)으로 추정되는 고려전기 건물터 등을 확인했다.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 1-1번지 일원 삼천사지(三千寺址) 탑비구역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햇무리굽, 청자 상감용문호, 은제투각칠보문장식. 서울시 제공=연합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 1-1번지 일원 삼천사지(三千寺址) 탑비구역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삼천사지 탑비구역 출토 금동목가구 장식. 서울시 제공=연합 ▶

또 청동사리합(靑銅舍利盒), 가순궁주명금니목가구편(嘉順宮主銘金泥木家具片), 은제투각칠보문장식(銀製透刻七寶文裝飾), 철제공구류(鐵製工具類), 고려석조보살두(高麗石造菩薩頭) 등 고려시대 전.중기의 희귀 유물 등 총 500여점을 발굴했다.

가순궁주명금니목가구 조각에는 '가순궁주왕씨 아가우신안공 ○○세시○○(嘉順宮主王氏 我嘉<藕에서 草변을 뺌>新安公 ○○世時○○)'라는 문구가 남아 있다.

고려사에 따르면 가순궁주는 고려 21대 희종의 넷째 딸로 신안공 왕전(-1261)과 혼인했다. 따라서 금니가구 조각의 제작연대는 13세기로 추정되며 고려시대 목칠공예의 편년 및 기법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원형의 청동사리합은 지름 8.9㎝, 높이 8.3㎝의 크기로 뚜껑의 윗면에 원형의 음각선을 2.1㎝간격으로 장식했다. 또 뚜껑과 몸통 옆면에도 0.1㎝ 정도의 촘촘한 간격으로 음각장식을 새겨 넣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사리합의 양식과 연대로 판단할 때 "대지국사 법경과 관련이 있는 유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석조보살의 머리는 높이 3.7㎝의 소형이지만 지금까지 출토된 적이 없는 특이한 형태를 보인다.

보통 오불보관(다섯 부처가 장식된 관)이나 칠불(석가모니 등 과거에 출현한 일곱 부처)을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삼천사 터에서 출토된 석조보살의 머리는 삼불보관을 갖춰 불교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조유전 토지박물관 관장, 김동현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도위원회를 열고 북한산 삼천사지 탑비구역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 1-1번지 일원 삼천사지(三千寺址) 탑비구역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삼천사지 탑비구역 출토 청동사리합(위 왼쪽), 청동합(위 오른쪽), 가순궁주명금니목가구편. 서울시 제공=연합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 1-1번지 일원 삼천사지(三千寺址) 탑비구역에 대한 발굴조사 전경. 서울시 제공=연합
>원본 글: http://www.hani.co.kr